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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 변화의 물살을 타고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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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 변화의 물살을 타고 [인터뷰Q]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8.20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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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궁금했어요. 웅장하고, 오싹했고, 감사했고, 다행이기도 했죠."

영화 '더 문'(감독 김용화)에 대한 배우 설경구(56)의 첫인상은 "썩 좋아하지 않는 장르"였다. 마니아적인 면모가 있는 장르기에 그리 놀라운 고백은 아녔다. 할리우드 우주SF영화 성공 사례들은 1000억원 이상의 거금을 들여 완성한바. 그러니 상대적으로 투자금이 적은 한국영화 시장에는 불가능에 가까운 장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설경구는 "김용화 감독이라면 할리우드 대비 10분의 1 금액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이 믿음은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누군가는 시작해야 발전이 있다"는 생각에서 탄생했다. 이러한 면에서 김용화 감독은 설경구에게 "늘 새로움에 도전하는 사람"이었다.

설경구. [사진=CJ ENM 제공]
설경구. [사진=CJ ENM 제공]

'더 문'은 대한민국 최초 유인 달 탐사선 우리호를 타고 우주로 떠난 대원 선우(도경수 분)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상황에서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 분)이 벌이는 구조 작전을 그린다. 설경구는 5년 전 달 탐사선 사고로 우주센터를 떠난 전 우주센터장 재국 역을 맡아 가슴 깊은 곳에 남아 있던 과거에 대한 용서를 구한다. 

최근 스포츠Q와의 인터뷰를 진행한 설경구는 "이야기는 단순하다. 떠난 동료의 아들을 구해 귀환시킨다는 평면적인 이야기인데 일부러 단순한 걸 선택한 게 아닌가 싶다. 우주와 지구만으로도 복잡하지 않나. '탑건: 매버릭'을 보면서도 단순한 이야기를 이렇게 풀 수 있구나 싶더라"라고 이야기했다.

그런 그가 '더 문'을 택한 이유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설경구는 "우리나라가 우주에 가는 것이 말이 되냐고 할 수 있다. 아직 멀었다고 생각할 텐데, 근미래 이야기니까 덜 와닿았을 것"이라며 "저 또한 믿지 않았다. 그런데 찾아보니 작년 말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더라. 똑똑한 한국 과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해낸 결과"라고 감탄했다.

이어 "2030년 초에 무인, 2040년에 유인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들었다. 영화 속 이야기가 먼 미래가 아니겠구나 싶었다"며 "한국 우주 연구원들은 열악한 처우에도 어마어마한 성과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가 우주산업 세계 7위인데 6위와 차이가 너무나 큰 7위라고 하더라. 5위가 되기는 어렵겠지만 점차 격차를 줄여나가지 않을까"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와 함께 영화의 기술적인 퀄리티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달 표면, 액션 등을 VFX에만 의존하지 않고 실제 세트에 세팅하며 야외에서도 촬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 CG는 이를 더 리얼하게 만진 정도다. 그래서 도경수 씨에게 위기가 왔을 때 오싹함이 들었다. 질질 끌려다니는 걸 보면서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며 "앞서 '승리호'에서도 한국영화의 우주를 표현했는데 이번 영화는 밀착형, 체험형으로 만들어졌다. 발전한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설경구. [사진=CJ ENM 제공]
설경구. [사진=CJ ENM 제공]

설경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도 쉼 없이 작품을 선보이며 '다작 배우' 타이틀을 달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야차(2022)', '길복순(2023)'을 통해 급격하게 성장하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OTT) 물살도 탔다.

침체기라는 극장가에는 '자산어보(2020)', '킹메이커(2022)',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2022)', '유령(2023)' 등을 선보이며 스크린 불이 꺼지지 않도록 도왔다. 그중 '자산어보'와 '킹메이커'는 국내외 영화제와 시상식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위축'이라는 단어는 설경구와 먼 이야기였다.

현재는 '더 문', '보통의 가족'에서 호흡한 김희애와 재회하는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 정지영 감독의 영화 '소년들'이 예정돼 있다. 소년들은 지난해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바 있으나 2020년 크랭크업 후 3년간 개봉 시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설경구는 현 상황에 대해 "사람들이 코로나를 겪으면서 변한 것 같다. 하지만 그것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나. 한국영화 위기는 언제나 있었다. 스크린쿼터 때는 길거리로 나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 차례 위기를 견뎌내면 힘든 일이 다시 오고 반복된다"며 "그 와중에 좋은 성과도 있었다. 요즘 K콘텐츠는 해외 판매 단가 자체가 달라졌다더라. 해외 영화제에서는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다르게 보는 시선이 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설경구. [사진=CJ ENM 제공]
설경구. [사진=CJ ENM 제공]

'밀수',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 '달짝지근해: 7510', '보호자' 등 한국영화가 대거 개봉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름 시장을 겨냥한 영화가 항상 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적은 처음"이라며 "같은 날 개봉하는 것도 어떻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서로에게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다"고 솔직한 걱정을 털어놓았다.

이어 "하지만 다 좋은 감독님들이다. 많이들 봐주시길 바라고, '더 문'은 가족분들과 함께 보셨으면 좋겠다. 교직원분들이 영화를 보시고 '교육적으로 좋다'는 이야기를 하셨다고 하더라. 개척은 현세대가 하지만 우주는 미래의 것이니까 아이들과 보시면 더 좋을 것 같다"고 관람을 독려했다.

더 문은 전국 영화관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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