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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못 쓰는 '감동실화', 100만명 보면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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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못 쓰는 '감동실화', 100만명 보면 다행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8.2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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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 흥행 부진에 빠졌다.

지난 1월 개봉한 '교섭'을 시작으로 올해 개봉한 실화 기반 한국영화는 5편 이상. 누적 관객 수 100만명을 넘긴 작품은 교섭과 '드림', '비공식작전'이 전부다.

교섭은 2007년 샘물교회 선교단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을 바탕으로 하며, 비공식작전은 1986년 레바논 한국 외교관 피랍 사건을 시작점으로 한다. 드림은 2010년 홈리스 월드컵에 첫 출전한 한국 대표팀의 이야기를 그린다. 실화 기반에 허구의 인물들을 주연으로 세운 영화.

영화 ‘비공식작전’ 스틸컷. [사진=쇼박스 제공]
영화 ‘비공식작전’ 스틸컷. [사진=쇼박스 제공]

세 작품 성적은 겨우 100만명을 넘겼다. 교섭의 누적 관객 수는 172만명, 드림은 112만명, 비공식작전은 104만명이다. 지난 2일 개봉한 비공식작전의 스크린 수는 22일 기준 195개로 아직까지 상영을 이어가고 있지만, 평일 일일 관객 수 2000명을 넘기지 못해 150만명 안쪽 기록으로 막을 내릴 것으로 예측된다.

무엇보다 교섭과 비공식작전은 해외 로케이션 촬영 등으로 150억원 이상을 들인 상업영화다.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3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해야 한다. 그러나 손익분기점에 절반도 미치지 못한 성적으로 고배를 마셨다.

손익분기점 210만 이상의 드림도 마찬가지다. 드림은 '극한직업', '스물' 등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과 탄탄한 팬덤을 보유한 박서준, 아이유가 참여했지만 개봉 4일만에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에게 정상을 내어줬다. 손익분기 달성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OTT) 흥행으로 대신했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CJ ENM 제공]
[사진=바른손이앤에이, CJ ENM 제공]

'대작' 타이틀이 없는 영화 상황은 더욱 처참하다. 안재홍 주연, 장항준 감독 연출의 '리바운드'는 누적 관객 수 69만명으로 스크린을 떠났으며, 진선규가 생애 첫 단독 주연을 맡은 '카운트'는 39만명을 모았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흥행과 개봉시기가 맞물리며 스포츠영화 부활의 꿈을 꿨지만 결과는 아쉬움만 남겼다.

과거 '변호인'(누적 1137만명), '국가대표'(누적 803만명) 등 실존인물을 모티브로한 작품들이 한국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에 방점을 찍은 바.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제외하면 실화 바탕 영화가 크게 흥행한 결과가 많지 않지만, 2023년 개봉작의 지속된 흥행 참패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달라진 관람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과 함께 높아진 티켓 가격으로 인해 영화를 선택하는 과정이 더욱 신중해진 것. 전개를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실화 기반 영화는 영화관이 아닌 OTT 또는 VOD를 통해 관람하는 관객이 늘었다. 드림의 경우 넷플릭스 공개 직후 국내 콘텐츠 1위를 기록했으며, 리바운드는 넷플릭스와 국내 OTT 등에서 공개돼 7월 국내 통합 콘텐츠 랭킹 3위에 올랐다. 교섭 역시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며 국내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 가운데 1947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서윤복 선수를 모티브로 한 '1947 보스톤'이 추석 연휴를 노려 눈길을 끈다. 2019년 촬영을 시작해 2020년 개봉 예정이었던 작품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3년이라는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다.

'태극기 휘날리며', '마이웨이' 등 역사 기반의 영화를 선보인 강제규 감독의 신작으로 배우 임시완이 서윤복 선수 역을, 하정우가 한국 운동선수 최초로 올림픽을 제패한 손기정 선수 역을 연기한다. 손익분기점은 450만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1947 보스톤은 추석 연휴 특수를 노리며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 강동원 주연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과 스크린 격돌을 펼친다. 여름 텐트폴 빅4에 이어 또 한 번 대작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상황. 1947 보스톤이 실화 기반 장르에 반전을 가져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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