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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의 위대함, 배드민턴 르네상스 열었다 [세계선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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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의 위대함, 배드민턴 르네상스 열었다 [세계선수권]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8.28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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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꿈꾸던 순간이 이뤄진 날. (중략) 앞으로도 배드민턴 안세영의 행보 많이 기대해 주세요.”

한국 배드민턴의 대들보 안세영(21·삼성생명)이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렇게 썼다. 커다란 태극기를 등지고 서 있는 사진도 함께 올렸다.

안세영(세계랭킹 1위)이 한국 배드민턴의 숙원을 풀었다. 27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로열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개인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여자 단식 6위 카롤리나 마린(30·스페인)을 44분 만에 2-0(21-12 21-10)으로 꺾고 우승했다.

안세영이 27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로열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개인선수권대회에서 여자 단식 6위 카롤리나 마린(30·스페인)을 44분 만에 2-0으로 꺾고 우승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한국 배드민턴이 세계개인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지난해까지 총 27번의 대회에서 단식 준우승에는 2회, 3위는 9회에 올랐으나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셔틀콕의 천사’ 방수현(51)이 1993년 사상 첫 개인 결승전에 진출했으나 인도네시아 전설 수지 수산티(52)에게 패했다. 1995년 대회 때는 박성우(52)가 결승에 올랐지만 하리얀토 아르비(52·인도네시아)에게 무릎을 꿇었다.

안세영은 재작년에는 8강, 지난해에는 4강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3번째 도전 끝에 가장 높은 위치에 올랐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3위 천위페이(25·중국)를 2-0(21-19 21-15)으로 제치고 결승에 올랐다. 천위페이와의 역대 전적은 6승10패.

시상대에 오른 안세영. [사진=AP/연합뉴스]
시상대에 오른 안세영. [사진=AP/연합뉴스]

결승에서 맞붙은 마린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세계선수권에서는 3번(2014·2015·2018년) 우승했다.

하지만 안세영은 압도적인 기량으로 초반부터 마린을 밀어붙였다. 2세트에서는 10-10에서 11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안세영의 올 시즌 8번째 우승이다. 안세영은 올해 준우승 3회, 3위 1회를 기록했다. 올해 출전한 12번의 대회에서 모두 시상대에 올랐다.

안세영은 시상식을 마치고 영어로 “오늘은 내가 챔피언이다. 경기를 이겨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어로 "즐기니까 (배드민턴이) 잘 되는 것 같다"면서 "(오늘 결승전을) 정말 잘 즐겼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 배드민턴은 이번 대회에서 여자 단식, 혼합 복식, 남자 복식에서 우승하고 여자 복식에서 3위에 오르면서 르네상스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의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 성적이다.

혼합 복식 결승전에서는 세계 5위 서승재(26·삼성생명)-채유정(28·인천국제공항)이 1위 정쓰웨이(26)-황야충(29·중국)을 2-1(21-17 10-21 21-18)로 꺾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혼합 복식 결승전에서는 세계 5위 서승재(26·삼성생명)-채유정(28·인천국제공항)이 1위 정쓰웨이(26)-황야충(29·중국)을 2-1(21-17 10-21 21-18)로 꺾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혼합 복식 결승전에서는 세계 5위 서승재(26·삼성생명)-채유정(28·인천국제공항)이 1위 정쓰웨이(26)-황야충(29·중국)을 2-1(21-17 10-21 21-18)로 꺾었다. 김동문(48)-라경민(47) 이후 20년 만의 나온 한국의 세계선수권 혼합 복식 우승이다. 한국은 2003년 대회 우승 후 동메달만 3개를 땄다.

서승재-채유정은 정쓰웨이-황야충에게 그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9패만 당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연패를 끊었다.

남자 복식에서는 세계 6위 서승재-강민혁(24·삼성생명)이 11위 킴 아스트루프(31)-아네르스 스카루프 라스무센(34·덴마크)를 2-1(14-21 21-15 21-17)로 눌렀다.

2014년 대회에서 고성현(36)-신백철(33)과 유연성(37)-이용대(35)이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란히 따낸 이후 9년 만이다.

여자복식 김소영(31·인천국제공항)-공희용(27·전북은행)은 앞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아프리야니 라하유(25)-시티 파디아 실바 라마드한티(23·인도네시아)에게 0-2(9-21 20-22)로 져 3위에 올랐다.

김소영-공희용은 2021년 대회에서 3위에 올랐고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배드민턴은 이 기세를 9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끌고 가겠다는 생각이다. 한국은 직전 대회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40년 만에 ‘노메달’에 그쳤다.

김학균(52) 대표팀 감독은 지난 16일 미디어데이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걸린 7개의 금메달을 모두 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아시안게임보다 규모가 큰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만큼 전 종목 금메달이 꿈은 아니다.

한국 배드민턴의 아시안게임 역대 최다 금메달은 1994 히로시마, 2002 부산 대회 때 거둔 4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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