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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눈물의 피날레, 찬사 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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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눈물의 피날레, 찬사 릴레이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8.28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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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정찬성(36)은 한결같이 뜨거운 남자였다. 2007년 종합격투기(MMA)에 데뷔해 16년간 온몸을 불살랐다. 옥타곤을 거쳐 간 수많은 선수들처럼 정찬성 역시 챔피언이라는 목표 하나만으로 달렸다.

하지만 잡힐 듯 말 듯 언저리에 있던 목표는 손에 쉽게 쥐어지지 않았다. 그 사이 정찬성은 지쳤다. 힘을 쥐어짜도 느낄 수밖에 없었던 한계를 느꼈다. 

팬들은 그의 은퇴를 예감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지난해 4월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 비스타 베테랑스 메모리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73에서 페더급(61~66kg)에서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4·호주)에 레퍼리스톱 TKO 패배를 당하고 나서 정찬성은 이렇게 말했다.

정찬성이 27일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할러웨이 vs 코리안 좀비’ 메인이벤트 페더급 경기에서 진 뒤 할러웨이의 손을 들고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UFC 인스타그램]

“시합에서 지면 그렇지만, 언제든 그만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 봐야 알겠지만, 나는 챔피언이 될 수 없다는 걸 느끼고 있다. 계속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최근 SBS예능프로그램 ‘순정파이터’에서 격투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며 방송에서도 몸을 던진 그는 볼카노프스키에게 진 후 1년 4개월 만에 다시 옥타곤 위에 섰다. 

지난 27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 정찬성은 ‘UFC 파이트 나이트: 할러웨이 vs 코리안 좀비’ 메인이벤트 페더급 경기에서 맥스 할러웨이(32·미국)에 3라운드에서 KO로 졌다.

[사진=UFC 인스타그램]

마이크를 집어 든 정찬성의 첫마디는 “그만할게요”였다. ‘코리안 좀비’의 은퇴였다.

그는 “내가 그만하는 이유는 (나는) 챔피언이 목표인 사람이다. 할러웨이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후회 없이 준비했다”며 “저는 3등, 4등, 5등 하려고 격투기한 거 아니었다. 챔피언이 되려고 했는데, 톱랭커를 이기지 못하니 냉정하게 그만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글러브를 벗어 옥타곤 위에 놓고 큰절을 올린 정찬성은 감정에 북받쳐 어깨를 들썩이며 일어나지 못했다. 고개를 든 그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경기장에는 정찬성을 상징하는 음악인 더 크랜배리스의 ‘좀비’가 흘러나왔다.

정찬성이 옥타곤 위에 글러브를 놓고 큰절을 올린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UFC 인스타그램]

정찬성은 옥타곤 아래로 내려가 아내를 힘껏 끌어안았다. 관중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통산 17승 8패(UFC 7승 5패). 정찬성의 격투 인생은 이렇게 끝났다. 한국인 파이터 중 유일하게 2번이나 챔피언결정전을 치른 선수로 팬들의 기억에 남았다.

세계 격투 최정상의 선수들도 정찬성의 은퇴에 아쉬워하면서도 감사를 보냈다. UFC 2번의 챔피언에 오른 코너 맥그리거(35·아일랜드)는 인스타그램에 “정찬성은 정말 잘했다. 코리안 좀비. 진정한 도전자”라고 했다. UFC 라이트급 랭킹 1위 찰스 올리베이라(24·브라질)는 “진정한 전설이다. 코리안 좀비, 노후를 즐겨라”라고 했다. 드미트리우스 존슨(37·미국)은 “엄청난 경력을 축하한다”고 했다. CBS스포츠 등 외신도 정찬성의 은퇴 소식을 보도했다.

정찬성은 경기를 모두 마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내와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팬들에게 보내는 글을 썼다.

정찬성은 “모든 걸 이루진 못했지만 충분히 이룰 만큼 이뤘고 제 머리상태에서 더 바라는 건 욕심 같아 멈추려고 한다”며 “제가 해 온 것에 비해 과부한 사랑을 받은 것 같아 모두에게 감사하다. 이제 더 이상 평가받고 비교당하는 삶을 살지 않을 것 같아 홀가분하고 후련하고 또 무섭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뭘 할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고 뭘 해도 진심으로 해보려 한다“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종격투기의 김동현(43)은 이 게시물 아래 댓글로 "(스티브) 가르시아부터 할러웨이까지 모든 경기가 다 레전드인 세계적인 격투 스타. 좀비는 앞으로도 영원한 레전드. 너무 고생했고 고마웠다"고 했다. 최두호(32)는 "훨씬 이전부터 이미 최고였다. 감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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