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2:11 (금)
해트트릭 손흥민, 클린스만호를 구해줘
상태바
해트트릭 손흥민, 클린스만호를 구해줘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3.09.04 12: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해트트릭을 작렬한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의 다음 미션은 여러모로 어수선한 클린스만호의 승리다.

지난 주말 손흥민은 잉글랜드 터프 무어 원정에서 번리를 상대로 전반 16분, 후반 18분과 21분 연달아 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의 5-2 쾌승을 견인했다.

상대가 번리인 점이 눈에 띈다. 손흥민은 2019년 12월 16라운드에서 번리를 상대로 무려 70m를 단독 드리블해 골을 터뜨려 한 해 최고의 골에 선사하는 푸스카스(푸슈카시)상을 받은 바 있다. 강등됐다 이번 시즌 승격해온 번리라 손흥민은 ‘번리 킬러’라 할 수 있다.

손흥민의 왼발 슛. 프리미어리그 개인 통산 4번째 해트트릭을 완성한 골이다. [사진=AP/연합뉴스]

 

그간 ‘단짝’으로 찰떡 호흡을 뽐냈던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독일 분데스리가로 떠나면서 생긴 공백을 훌륭히 메우고 있는 토트넘이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신임 감독 체제에서 우려를 딛고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3승 1무(승점 10), 2위로 순항 중이다. 중심에 손흥민이 있다.

이전 3라운드까지는 찬스 메이킹에 집중하느라 공격포인트가 없던 손흥민은 마수걸이 골은 물론 1년 만이자 PL 개인 통산 4번째 해트트릭으로 한껏 기세를 올렸다. 오른발 칩슛이나 왼발 마무리는 손흥민의 현재 폼을 증명한다. 기분도 컨디션도 최상인 상태로 한국 대표팀에 합류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독일‧미국 국적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8일 오전 3시 45분 웨일스 카디프에서 웨일스와, 13일 오전 1시 30분 잉글랜드 뉴캐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A매치 2연전을 벌인다.

해트트릭을 완성하고 활짝 웃는 손흥민. [사진=AP/연합뉴스]

 

해트트릭 말고도 그 어느 때보다 손흥민에게 기대가 큰 이유가 있다. 대표팀이 모처럼 유럽에서 평가전 일정을 소화하면서 이동 거리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평소 13시간 내외 비행하던 수고를 덜고 시차적응마저 필요 없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임한다.

토트넘 주장으로서 리더십마저 키우고 있는 손흥민의 큰형으로서의 역할도 기대된다. 골키퍼 김준홍(김천 상무), 센터백 김지수(브렌트퍼드), 미드필더 이순민(광주FC) 등 새 얼굴과 설영우(울산), 홍현석(헨트) 등 아직 국가대표 유니폼이 익숙하지 않은 젊은 후배들을 다독여야 한다.

대표팀의 간판이자 정신적 지주인 손흥민의 어깨는 유독 무겁다. 지난 2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A매치 4경기에서 2무 2패로 부진하다. 콜롬비아와 2-2로 비기고 우루과이에 1-2로 진 건 그렇다 쳐도 페루에 0-1로 지고 엘살바도르와 1-1로 비기면서 여론이 악화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결국 역대 한국을 맡은 외국인 사령탑 가운데 부임 후 4경기까지 승리가 없는 첫 사례다. 게다가 명단 발표 행사를 보도자료로 대체하고, 재택으로 온라인 기자회견에 임하며, 그 사이 외국 방송에 출연해 평론까지 하면서 팬들의 시선이 따갑다.

손흥민이 해트트릭 매치볼을 끌어안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손흥민에게 힘이 되는 건 유럽파 공격수들의 활약이다. 지난 주말 허벅지 부상으로 우려를 샀던 황희찬(울버햄프턴)이 헤더골을 넣었고 벨기에리거 홍현석(헨트)이 2골을, 덴마크리거 조규성(미트윌란)이 도움을 각각 기록했다. 손흥민에게 집중될 견제를 분산시켜줄 자원들이다.

독일 최고 명문구단에 합류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도 폼을 끌어올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시즌 철벽수비로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를 우승으로 견인한 그는 주말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전에서 시즌 개막 후 첫 풀타임을 뛰며 기대감을 키웠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