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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바로 점령한 거침없는 페디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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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바로 점령한 거침없는 페디 [프로야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9.1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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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에릭 페디(30·NC 다이노스)는 지난해 가을 고향인 라스베이거스를 떠나 애리조나 스코츠테일로 향했다. 2014년 메이저리그(MLB) 신인드래프트에서 워싱턴 내셔널스에 1라운드 18순위로 지명받은 후 매년 오프시즌 고향에서 훈련하던 것과는 다른 선택이었다.

페디가 향한 곳은 ‘푸시 퍼포먼스’(Push Performance)라는 전문 훈련시설이었다. 워커 뷸러(LA 다저스), 로건 웹(샌프란시스코) 같은 투수들도 거쳐간 시설이었다.

초특급 유망주였던 페디는 워싱턴에서 7시즌을 뛰었지만 눈에 띄는 성적을 올리는 투수는 아니었다. 2022년 6승13패 평균자책점 5.81에 불과했다. 팔꿈치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2022시즌을 마치고 논텐더(계약 포기)로 풀려 자유계약선수가 됐다.

NC 다이노스 투수 에릭 페디. [사진=NC]
NC 다이노스 투수 에릭 페디. [사진=NC]

페디는 “내 어깨를 괜찮은 상태로 만들고 투구 형태나 기법에 대해 파고들고 싶었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했다”고 했다.

페디는 이곳에서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공을 던질 때 그립과 손목 위치를 조정했다. 자신에게 맞는 투구 프로그램을 소화하면서 페디의 몸 상태와 투구 기술도 좋아졌다. 속구와 싱커, 커브, 커터, 체인지업을 던질 줄 알았던 페디는 올 시즌을 앞두고 스위퍼를 연마했다.

NC는 지난해 페디가 자유계약선수가 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영입 의사를 전했다.

겨우내 단단해진 페디는 KBO리그 무대 첫해 바로 리그를 점령했다. 시속 150km가 넘는 중반대의 속구와 스위퍼를 앞세운 변화구로 거침없이 내달렸다. 전반기에만 12승(2패)만 거뒀고 후반기에도 뜨거운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MLB와 일본프로야구 스카우트가 페디에 주목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투수 에릭 페디. [사진=NC]
NC 다이노스 투수 에릭 페디. [사진=NC]

페디는 11일까지 25경기에서 18승6패 평균자책점 2.21로 다승과 평균자책점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169탈삼진으로 이 부문 역시 선두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을 모두 휩쓰는 트리플 크라운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트리플 크라운은 KBO리그 41년 역사에서 단 3명만 해낸 대기록이다.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해태 타이거즈)이 1986년, 1989~1991년 4차례 트리플 크라운을 해냈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한화 이글스에서 데뷔한 2006년 해냈다. 2011년 윤석민(KIA 타이거즈)이 지금까지 마지막 달성자다.

페디가 달성할 경우 역대 4번째이자 외국인 선수 최초다. 가능성은 높다. 일단 다승 2위 웨스 벤자민(KT 위즈·14승)과는 4승의 격차가 있다. 탈삼진 부문에서는 164개로 2위 안우진(키움 히어로즈)가 시즌 아웃된 상태다. 3위 라울 알칸타라(KT·142개)와는 27개 차이다. 평균자책점은 박빙이다. 2위 알칸타라가 2.29로 현재 페디와 0.08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페디는 2020년 알칸타라(20승2패·당시 두산 베어스) 이후 3년 만의 20승 달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NC가 정규리그를 27경기 남기고 있어 페디는 향후 4~5경기가량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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