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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귀국 인터뷰, 조국 독일을 언급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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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귀국 인터뷰, 조국 독일을 언급한 까닭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3.09.14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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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독일은 월드컵 가기 전부터 질타를 받았다. 결국 탈락하고 집에 갔다.”

코너에 몰린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조국을 예로 들며 국민들, 미디어의 시각이 바뀌기를 희망했다. 4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은 ‘벤치마크’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며 “결과가 좋지 않으면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수를 던졌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클린스만 감독이 14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독일‧미국 이중국적의 레전드 스트라이커가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는 웨일스 원정에서 웨일스와 0-0으로 비기고, 잉글랜드 뉴캐스에선 사우디아라비아에 1-0으로 이겼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6경기 만에 거둔 신승이었다.

[사진=연합뉴스]

클린스만 감독은 “카디프에서, 뉴캐슬에서도 경기하면서 우리가 성장하면서 발전하고 있고, 어떻게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지 스태프들과 고민을 나눴다”며 “매번 소집할 때마다 상당히 기분이 좋은 것 같다. 긍정적인 요소를 많이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3‧6‧9월 소집했는데 우리가 내부적으로 얼마나 발전하고, 얼마나 저희가 아시안컵을 향한 과정을 거치는지 많이 느꼈다”고 이번 2연전을 돌아봤다.

클린스만 감독은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 일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성적을 잇지 못하는데다 계약 당시 국내에 거주하기로 한 약속과는 다르게 잦은 휴가와 재택 근무로 해외에서 주로 체류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외신과의 인터뷰, 굵직한 행사 참여가 잦아 여론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추정 연봉이 15~20억원이니 급진적인 일각에선 경질까지 주장할 정도다. 

이번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유럽에서 뛰고 있는 주요 선수들을 체크하겠다는 뜻을 보여 구설에 올랐다. 오는 16일 핵심 수비수 김민재가 속한 바이에른 뮌헨과 자신이 현역 시절을 보낸 레버쿠젠 간의 분데스리가 경기 관전이 당초 계획이었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많은 분들이 저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얘기를 들어서 일단 오게 됐다. (대한축구)협회에서도 많은 분들이 얘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며 “보통 '해외 원정을 마치고 선수단이 귀국할 때 감독들이 같이 귀국한다‘고 듣고 다시 한 번 저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이번 주말에는 K리그 현장에서 여러분들을 만나게 될 것 같다. 내가 독일이나 미국에서 일할 때는 이렇게 해외에 갔다 왔을 때 이렇게 많은 분들이 환영해주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사실 새롭다. 특히 이런 친선전 후 이렇게 많은 분들이 환영해 주시는 건 새로운 경험”이라고 덧붙였다.

취재진이 “여론이 굉장히 좋지 않다”고 지적하자 클린스만 감독은 “앞으로 아시안컵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 벤치마크는 결국 아시안컵”이라며 “좋은 성적을 거둘 거라는 자신감도 있고 기대를 많이 하고 있지만 과정에서 분명히 많이 발전해야 한다. 11월이 가장 중요하다. 그때부터 실전이다. 지금까지 A매치에서 만족스럽지 못하는 부분이 있겠지만 아시안컵에는 최고의 선수들을 꾸려 좋은 성적을 내게끔 저희도 준비를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곧바로 “아시안컵 성적에 거취가 달려있다고 봐도 될까”란 질문이 나오자 그는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당시의 독일 대표팀을 언급했다. “독일은 팀을 둘러싼 모든 것이 네거티브였고 결국은 수모를 겪었다”면서 “국가대표라는 건 특히나 국민의 팀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같이 만들어가는 게 팀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성적이 안 났거나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을 때 질타, 비난을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귀국장은 취재기자만 35명 내외에 촬영‧사진기자를 더한 취재진이 50명을 훌쩍 넘길 정도로 장사진을 이뤘다. 일부 방송사들은 자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인터뷰를 라이브 중계하기도. 이는 성인 남자 대표팀이 월드컵‧올림픽을 호성적으로 마치거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귀국했을 때 볼 수 있는 취재 열기다.

지난 2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후 여태껏 단 67일만 한국에 머물렀던 클린스만 감독이다. 뒷말이 무성한 이 상황을 의연하게 웃어 넘긴 그는 다음달 튀니지, 베트남과의 평가전에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상대가 그리 강력하지 않아 시원한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경우 더욱 벼랑 끝에 몰릴 게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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