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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 원' 이후 7년만, 돌아온 정통SF '크리에이터'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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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 원' 이후 7년만, 돌아온 정통SF '크리에이터' [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9.18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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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기술의 발전과 미래 인류의 고민을 담아낸 정통SF가 돌아온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에 한스 짐머의 음악까지 더해졌으니 금상첨화다.

정통SF 장르의 귀환을 알리는 영화 '크리에이터'가 18일 오전 가렛 에드워즈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화상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크리에이터는 고도화된 AI들에 의해 핵공격이 시작된 후, 특수부대 요원 조슈아(존 데이비드 워싱턴 분)가 인류를 위협할 무기인 아이 모습의 AI 로봇 알피(매들린 유나 보일스 분)를 발견하면서 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거대한 전쟁을 그린 AI 블록버스터 영화.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역대 최고의 SF 영화 시리즈로 일컬어지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핀오프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에서 연출과 각본을 담당한 가렛 에드워즈과 크리스 웨이츠가 또 한 번 의기투합해 눈길을 끈다. 여기에 '로그 원'은 물론 '만달로리안', '듄' 등 완성도 높은 SF 영화의 촬영을 담당하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촬영상을 수상한 그레이그 프레이저 촬영 감독, '블레이드 러너 2049', '듄'으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편집상을 수상한 조 워커, '그래비티'로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 시각효과상을 수상한 닐 코불드 등 최정예 할리우드 팀이 한 곳에 모여 기대를 모은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지난 2010년 저예산 독립영화 '괴물들(Monsters)'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방문해 한국과도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이후 '고질라', '로드 원'을 성공적으로 선보이며 할리우드가 사랑하는 크리처·SF 장르 감독으로 자리잡았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며 "첫 번째 장편 데뷔작을 부천에서 선보인 적 있어 한국은 제게 특별한 곳"이라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특히 이번 영화가 아시아 문화권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작품인 만큼 아시아권 관객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영화 '크리에이터'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영화 '크리에이터'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아시아 문화에 애착을 갖고 있다는 그는 이번 작품 역시 동남아 여행 중에 발굴해냈다고 알렸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어릴 때 생각해 보면 그때는 매주 정통SF 영화가 개봉했다. 그때가 그립기도 하다. 이런 영화를 만들 기회가 생긴다면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섞은 작품을 극장에 걸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며 "차기작에 대해 로봇 영화 이미지만 가지고 동남아 여행을 떠났는데, 베트남에서 승려가 사찰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승려가 로봇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비주얼이 새롭더라. 다른 감독이 먼저 작업하면 질투가 날 것 같아서 하루 빨리 선보이고자 했다"고 밝혔다.

2016년 '로그 원' 개봉 후 7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기도. 그는 "흥분감을 감출 수 없다. 첫 장편이었던 저예산 독립영화로 한국을 방문했고 이 영화를 계기로 '고질라' 연출을 맡았다. 또 이것이 '로그 원' 연출 기회로 연결됐다"며 "크리에이티브한 작은 독립영화부터 큰 블록버스터까지 경험한 여러 장점을 모아 이번 영화에 넣었다. 대서사적인 스토리에 예술적인 면모까지 합쳐진 결정체를 만들어냈다"고 소개했다.

SF 장르를 연이어 선보인 그는 SF 장르가 가진 매력에 대해 "아주 유니크한 장르라고 생각한다. 비유와 은유를 통해서 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영화를 통해 보는 것은 로봇과 우주선 등이겠지만 다른 장르 영화에서는 할 수 없는 이 세계의 숨겨진 진실을 드러낸다. 현실에 있는 것을 과장하지만 극단적인 상황을 통해 '내가 저런 상황에 처한다면 지금까지 믿은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게끔 한다"고 꼽았다.

영화 '크리에이터'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영화 '크리에이터'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크리에이터는 과학계 화두로 떠오른 AI(인공지능)을 소재로 한다. 인간과 다름없는 형태로 발전한 AI에 위협을 느낀 인류와 AI와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인류가 부딪히며 다양한 메시지를 던진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을 2018년부터 했는데 그때는 AI 발전 속도가 빠르지 않았다. 그때만 해도 인공지능은 인간이 달에 살고 차가 날아다니는 것 같은 먼 미래의 존재였다. 글서 스크립트를 짤 때 AI를 은유로 생각했다"며 "우리는 우리와 다른 존재를 볼 때 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은유로서 AI를 설정했다. 이를 통해서 나와 타인을 공감하고 그들을 이해하는 여정을 갖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당시 영화 배경이 몇년도일 것 같냐는 물음에 2070년으로 할 거라고 했다"는 그는 "농담처럼 그때면 나는 죽을 테니까 영화 속 내용이 다 틀려도 바보처럼 보이지 않을 거라고 했다. 그렇게 먼 이야기로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배경이 2023년이 돼야 하지 않나 싶다. AI가 실생활에 들어와 있어서 놀라울 다름"이라고 말했다.

영화 '크리에이터'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영화 '크리에이터'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인류를 위협하는 지상 최대 무기 '알파-오(알피)'가 어린이의 모습을 한 AI인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일본 만화 '아들을 동반한 검객(Lone Wolf And Cub)'을 보면 사무라이와 어린 아이가 등장한다. 주인공은 아이가 죽으면 세상을 구할 수 있는 딜레마를 갖고 있다. 하지만 죽이게 되면 악역보다 더 나쁜 악역이 되는 상황이 흥미로웠다"고 이야기했다.

알피를 연기한 아역 배우 매들린 유나 보일스에 대해서는 "매들린 자체가 천재적인 배우였다"며 "설명이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고 이런 느낌을 갖고 있다고 말하면 모든 사람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연기를 해냈다. 농담으로 다른 배우들에게 '왜 얘만큼 못 해냐'고 할 정도였다. 이 친구는 연출이 필요없는 특별한 배우였다"고 칭찬했다.

이번 작품은 '듄', '인셉션', '인터스텔라', '다크 나이트' 등 할리우드 대작과 함께한 한스 짐머가 음악을 맡아 기대를 모은다. 우주SF부터 판타지SF까지 음악을 통해 세계를 창조하는 그는 '크리에이터'로 또 하나의 세계를 구축한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가렛 에드워즈 감독.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앞서 "블록버스터와 예술 영화의 아슬아슬한 균형을 한스 짐머보다 더 잘 맞추는 사람은 없다"고 극찬을 보낸바. 기자간담회를 통해 "제 아이폰을 보면 자주 듣는 음악 25개가 있는데 그 중 14개가 한스 짐머의 음악"이라고 고백한 그는 "그렇기에 한스 짐머와의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했고 함께해서 다행이었다. 편집자들 대부분이 작업할 때 한스 짐머의 음악을 들으며 작업한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한스 짐머의 음악 느낌을 카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 카피가 좋은 카피면 다행이지만 짝퉁처럼 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스 짐머와 만났을 때 이번 영화에서 만큼은 관객들이 음악을 듣고 한스 짐머를 바로 떠올리지 않았으며 좋겠다고 했다. 이전과 차별화된 음악이었으면 좋겠다고 했고 그도 흔쾌히 동의했다"며 "(이번 영화 음악을 만들기 위해) 아시아의 여러 종교, 영적인 음악을 들었고 바흐, 모차르트 같은 클래식 음악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끝으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묻자 "어떠한 메시지나 의도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면 좋지 않은 영화로 전락한다. 영화의 시작점인 딜레마를 따라가다 보면 관객들도 이 이야기의 핵심을 알아차리고 어떠한 이야기구나 하고 알게 된다"며 "그럼에도 말씀드린다면 나와 다른 배경의 사람들에게 공감하고, 그들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답했다.

크리에이터는 내달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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