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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봉·노영국, 고목들의 비보... 슬픔 잠긴 연예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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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봉·노영국, 고목들의 비보... 슬픔 잠긴 연예계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9.19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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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한국 영화·드라마 오늘의 거름이 된 두 배우가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 변희봉(변인철)과 노영국(노길영)의 안타까운 소식에 조문과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변희봉은 지난 18일 과거 완치 판정을 받았던 췌장암이 재발해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 앞서 그는 2018년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출연를 앞두고 받은 건강검진에서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향년 81세.

고인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0일 낮 12시 30분이다.

변희봉 빈소. [사진=소속사 제공]
변희봉 빈소. [사진=소속사 제공]

빈소가 차려진 뒤 봉준호 감독이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변희봉은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인 '플란다스의 개'를 비롯해 대표작 '살인의 추억', '괴물', '옥자' 등에 함께하며 한국영화 발전에 힘을 보탰다. 

송강호는 개봉을 앞둔 김지운 감독의 영화 '거미집' 홍보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비보를 듣고 일정을 마치자마자 빈소로 향했다. 송강호는 변희봉과 '살인의 추억', '괴물'에서 호흡했다.

갑작스러운 비보를 전해 들은 송강호는 인터뷰를 통해 "자주 뵙진 못했지만 연락 드리곤 했다. 변 선생님은 한 5년 전에 제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조문도 오셨었다"고 전하며 "봉준호 감독을 통해 투병 중인 소식을 간간이 전해 들었다. 너무 안타깝다", "드라마 '수사반장'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작품에서 명연기를 통해 감탄을 주신 분"이라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는 오랜 시간 동안 빈소에 머물며 고인을 애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괴물', '옥자' 등을 제작한 제작서 루이스 픽쳐스 김태완 대표 등 늦은 밤까지 영화계 관계자들이 빈소를 찾았고, 박해일, 배두나, 전도연, 정보석, 강우석 감독 등도 화환을 보내 고인이 가는 길에 위안을 건넸다. 김용화, 류승완 감독도 매체 인터뷰를 통해 애도를 표했다.

변희봉. [사진=넷플릭스 제공]
변희봉. [사진=넷플릭스 제공]

1966년 MBC 2기 공채 성우로 데뷔한 변희봉은 1970년 드라마 '홍콩 101번지'로 연기자 데뷔를 치른 후 '수사반장', '전원일기', '조선왕조 오백년' 시리즈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특히 오늘 날의 봉준호 감독이 있게 만든 초기 대표작과 함께 하며 '봉준호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렸다.

'괴물'을 통해 제27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받은 바 있으며, 2020년에는 대중문화예술 분야 최고 권위의 정부 포상인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옥자'를 통해 75살의 나이로 첫 칸 국제영화제를 밟은 그는 당시 "'난 다 저물었다고 생각했는데 미래의 문이 열리는 것 같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힘과 용기가 생겼다. 두고 봅시다! 이 다음에 무엇을 보여줄지. 죽는 날까지 연기하겠다"고 말해 박수와 환호를 자아냈다.

노영국. [사진=아크미디어 제공]
노영국. [사진=아크미디어 제공]

변희봉과 같은 날 노영국의 비보도 알려졌다. 고인은 이날 새벽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노영국은 지난 16일 첫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에 출연하고 있어 더욱 큰 안타까움를 빚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제작진은 방향성을 논의 중이다. 배우 교체 및 드라마 전개 변경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빈소는 한양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유족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가족 친지들과 동료 선후배들이 참석해 조용하게 치뤄진다.

노영국은 1974년 MBC 공채 탤런트 7기로 데뷔해 드라마 '수사반장',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여명의 눈동자', '태종 이방원', '대왕세종', '주홍글씨' 등에 출연해 오랜 시간 안방을 지켰다. 특히 시대극을 대표하는 작품에 출연하며 왕의 권위 넘치는 이미지를 자랑했다. 

가수로도 활동하며 무대 위에서 관객과 만나기도 했다. 그의 대표곡은 '사나이 빈가슴' '최고의 여인' 등이다. 

'효심이네 각자도생'에 출연 중인 배우 하준은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극 중 인연이셨던 큰아버지 노영국 선생님, 하늘나라 좋은 곳에서 편안하시기를 마음을 담아 기도를 올립니다"라며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않으시고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라고 추모글을 게재했다. 극중 하준은 노영국과 손자와 할아버지로 호흡했다.

MBC 드라마 '수사반장(1971~1984)'으로 연기의 꽃을 피운 두 별 변희봉, 노영국이 같은 날 저물며 연예계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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