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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 킬러' 손흥민, 스콜스 추월 다음은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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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 킬러' 손흥민, 스콜스 추월 다음은 긱스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9.2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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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와 아스널 팬들은 서로 만나면 으르렁댄다. 이들이 맞붙는 ‘북런던 더비’는 EPL 대표 라이벌전이다. 올해로 111년으로 역사도 깊다.

두 팀의 악연은 19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스널이 토트넘의 홈구장 근처로 이사 오면서 시작됐다. 토트넘의 반발을 무릅쓰고 아스널은 화이트 레인(당시 토트넘 홈구장)에서 6.4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 홈구장을 옮겼다.

불과 6년 뒤인 1919년 1부 리그 잔류와 승강을 두고 두 팀이 엮인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1부 리그는 20개 팀이 참가하고 있었고 토트넘은 최하위였다. 1부 참가 팀을 22개 팀으로 확대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2부 리그 1·2위 팀은 1부로 승격했다.

손흥민이 24일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 2023~2024 EPL 6라운드 방문 경기에서 2번째 골을 터뜨리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반면 2부 리그 5위에 그쳤던 아스널이 1부로 승격하고 토트넘이 2부로 강등되는 이해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 당시 아스널 구단주였던 헨리 노리스의 적극적인 로비 덕분이었다. 이후 아스널은 2부로 단 한 번도 내려가지 않았고 토트넘과는 절대적 앙숙 관계가 됐다.

지난 19일(한국시간) 손흥민(31)이 런던의 한 패션쇼에 모델로 나섰는데 이 자리에는 부카요 사카(22·아스널)도 함께했다. 북런던 더비를 앞두고 둘이 한자리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팬들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얼마나 팬들이 이 더비를 신경 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중요한 더비에서 손흥민이 2골을 뽑아내며 팀을 구했다. 손흥민은 24일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 2023~2024 EPL 6라운드 방문 경기에서 시즌 4·5호 골을 터뜨렸다.

손흥민과 매디슨이 24일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 2023~2024 EPL 6라운드 방문 경기에서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손흥민의 맹활약 속에 토트넘은 아스널과 2-2로 비겼다. 토트넘은 역대 북런던 더비에서 61승 52무 81패를 기록하게 됐다.

손흥민의 골 감각이 빛을 발했다.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0-1로 뒤진 전반 42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수비를 제치고 왼쪽 골라인에서 연결한 제임슨 매디슨의 패스를 재빠르게 받아 그대로 문전에서 왼발로 방향만 바꾼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후반 9분 아스널이 추가골을 넣자 다시 손흥민이 나섰다. 불과 1분 뒤 역습 상황에서 매디슨이 패스를 내주자 달려들던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을 골문에 꽂아 넣었다. 손흥민은 후반 34분 히샬리송과 교체됐다. 매디슨은 이날 2도움을 기록하며 손흥민과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손흥민의 2번째 득점 장면.
손흥민의 2번째 득점 장면. [사진=AP/연합뉴스]

축구매체 소파스코어는 손흥민에게 8.7점의 평점을 줬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높다. 이날 자책골을 유도하고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넣은 사카는 8.5점이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8.1점의 평점을 매겼다.

손흥민은 ‘아스널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통산 19경기(정규리그 17경기·컵대회 2경기)에서 7골(정규리그 6골·컵대회 1골)을 터뜨렸다.

지난해 리그에서 10골을 넣은 손흥민은 6라운드 만에 벌써 5골을 터뜨리며 골잡이의 본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일 번리와의 4라운드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데 이어 2경기 만에 2골을 터뜨리면서 활약하고 있다. 5골로 엘링 홀란(23·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득점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손흥민은 아울러 2010~2011시즌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래 유럽 무대 통산 200호골에도 1개만을 남기게 됐다.

또 손흥민은 EPL 통산 108번째 골을 터뜨리며 폴 스콜스(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코치), 대런 벤트(전 버튼 알비온·이상 107골)를 제치고 피터 크라우치(전 번리)와 이 부문 역대 28위에 올랐다.

라이언 긱스(전 웨일스 감독·109골), 에밀 헤스키(볼튼 원더러스·110골), 디온 더블린(전 노리치 시티), 사디오 마네(알 나스르·이상 111골)를 제치는 건 시간 문제다.

손흥민은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더비이고 늘 힘든 경기다. 하지만 선수들의 경기력은 정말 환상적이었다”며 “우리는 모든 걸 바쳤고 팬들도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기고 싶었다. 경기력은 완벽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엔제 포스테코글루(58)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은 리더로서, 선수로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고 말했다.

개막 6경기(4승2무 승점 14) 무패 행진을 달린 토트넘은 4위에 자리했다. 아스널은 토트넘과 승점은 같으나 골 득실(토트넘 +7·아스널 +6)에 밀려 5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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