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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훈, 다시 꾸는 꿈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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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훈, 다시 꾸는 꿈 [인터뷰Q]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10.03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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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가 배우라는 직업을 계속해 나가면서 너무 큰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닐까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 인터뷰로 만난 배우 강훈(32)은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도 꿈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 '어서와', '옷소매 붉은 끝동', '작은 아씨들', '꽃선비 열애사'에 이어 예능 '택배는 몽골몽골'로 사랑받고 있는 그가 내뱉은 뜻밖의 말이었다.

2009년 단편영화 '고리'로 데뷔해 첫 TV드라마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에 출연하기까지 1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뒤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면 인터뷰를 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강훈. [사진=넷플릭스 제공]
강훈. [사진=넷플릭스 제공]

그는 단편영화와 웹드라마를 차근차근 밟으며 지금의 '배우 강훈'이 되기까지 10년 넘게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두 자릿수에 달하는 기다림에 "포기할까" 고민했고, 실제로 포기해야 하는 순간들도 있었다. 하지만 끈기 있는 자에게 복이 오기 마련. 강훈은 "힘든 시간이 지나고 지금만큼 행복할 순 없을 거다. 부모님도 너무 좋아해 주시니 그것에 대한 행복감이 크다"고 말했다.

"코로나 때는 오디션도 없고, 있어도 비대면 오디션이 많았어요. 아무리 오디션을 봐도 붙지를 않으니까 고민이 많았죠. '옷소매 붉은 끝동'이 되고 나서 '아, 그래도 사람은 타이밍이 있구나. 아무리 힘들었어도 어느 순간 나에게 기회가 오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작품 성적도 좋게 나오면서 낮춰뒀던 꿈을 예전만큼 키울 수 있게 됐어요."

중학교 시절까지 농구 선수로 활약한 강훈은 고등학교 진학과 함께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상대적으로 작은 키 탓에 어린 나이였음에도 "내가 이 방면에서는 성공하지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졌던 그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꾼 꿈을 내려두고 다른 길을 찾아 나섰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연예인을 보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친구들과 서울로 향했다. KBS 공개홀 근처에 가면 연예인을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엉뚱한 생각으로 무작정 여의도를 찾은 그는 소원했던 연예인을 보지는 못했지만, '뮤직뱅크'를 보기 위해 줄 서 있는 인파를 보고 "나도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만났다. 이후 연기학원에 들어가 무대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강훈은 "처음 무대에 섰을 때의 떨림 때문에 지금까지 왔다"고 이야기했다.

강훈. [사진=넷플릭스 제공]
강훈. [사진=넷플릭스 제공]

강훈은 올해 예능 한 편과 드라마 두 편을 선보이며 대중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섰다. 최근 공개된 '너의 시간 속으로'는 대만 드라마 '상견니'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1998년으로 타임슬립한 준희가 죽은 남자친구와 똑같이 생긴 시헌(안효섭 분)과 친구 인규(강훈 분)을 만나며 벌이는 미스터리 로맨스를 그린다.

강훈은 극중 준희와 똑같이 생긴 민주를 좋아하는 남학생 인규 역을 맡았다. 인규는 타임슬립으로 인해 민주의 몸에 들어간 준희와 민주를 좋아하기 시작하는 시헌을 마주하며 가슴 아픈 시련을 겪는다.

강훈은 "인규는 내성적이고 유약하지만 어떤 모습에 있어서는 생각이 많고 깊은 친구라고 생각했다. 인규가 말을 많이 하는 캐릭터는 아니다 보니까 리액션을 통해 민주를 바라보고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작품을 잘 보시면 시헌이랑 있어도 민주에게 제 시선이 많이 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중 중국집에서 민주가 아재 개그를 하는 신을 예로 들었다. 그는 "민주가 그런 개그를 했을 때 재밌어서 웃었다기보다 민주가 민망할 수 있는 상황이니 '아, 재밌다'라고 해준 것"이라며 "그걸 시청자분들이 재밌게 봐주시고 SNS에 올렸다고 하더라. 표현을 잘 해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 인규 역 강훈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 인규 역 강훈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시헌과 절친한 사이를 연기해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안효섭과의 대화 시간도 늘었다. 그는 "효섭이는 작품에 대해 정말 많이 공부하는 친구다. 항상 감독님에게 신에 대해 질문하고 생각도 많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저도 더 많이 준비하게 되고 좋은 자극을 받았다"며 "호흡을 맞추면서도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어느 순간 따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호흡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짝사랑 상대인 전여빈에 대해서는 "여빈 누나는 배우라는 직업을 좋아하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처음에는 민주 안에 들어온 준희를 어떻게 대할지 리액션만 생각했는데, 누나는 두 인물을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게 연기하더라. 연기에 도움을 받은 고마운 누나였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촬영을 마치고 작품을 대중의 손에 맡긴 그는 "항상 '그때는 많은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틀렸네'라는 후회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라는 것,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좋은 점이 답이 없다는 거다. 답이 없다는 이야기는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 않나"라며 자신만의 답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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