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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규리그 우승, 다음 미션은 '어게인 1994'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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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규리그 우승, 다음 미션은 '어게인 1994' [프로야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10.04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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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올해 LG 트윈스의 29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은 다양한 방면에서 분석이 가능하다.

시즌 초부터 그라운드를 휘저었던 발야구, 몇 년 사이 주전으로 자리 잡은 홍창기, 문보경, 문성주의 성장, 신고선수 출신으로 올해 도루 1위를 달리고 있는 신민재, 올 시즌을 앞두고 4억 65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LG가 영입한 공격형 포수 박동원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4년 60억원에 LG 유니폼을 입은 박해민도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전 경기 출전하며 공수에서 활력소가 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투수진의 공이 크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투수 문제로 시즌 내내 골머리를 앓았기 때문이다.

LG 투수 임찬규. [사진=연합뉴스]
LG 투수 임찬규. [사진=연합뉴스]

LG의 시즌 첫 5경기에 선발 투수는 케이시 켈리, 김윤식, 아담 플럿코, 이민호, 강효종 순이었다.

하지만 김윤식과 강효종은 부진하며 선발진에서 이탈했다. 이민호는 시즌 첫 등판에서 잘 던졌지만 팔꿈치 부상 때문에 선발진에서 빠졌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을 구원 투수로 시작한 임찬규와 이지강을 선발로 돌렸다. 6월 말에는 이정용을 구원에서 선발로 보직을 변경했다.

켈리와 플럿코가 순항하고 임찬규가 2011년 데뷔 후 가장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LG의 선발진은 안정되는 듯했다. 임찬규는 올 시즌 28경기 12승 3패 평균자책점 3.60으로 토종 에이스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민호와 김윤식이 퓨처스리그(2군)에서 공 끝을 다듬는 사이 좀 더 확실한 선발카드가 필요했던 LG는 우승에 승부수를 던졌다. 7월말 이주형과 김동규,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키움 히어로즈에 내주고 투수 최원태를 데리고 왔다. 올해가 우승 적기라고 판단하고 과감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

LG 투수 최원태. [사진=연합뉴스]
LG 투수 최원태. [사진=연합뉴스]

선발진에 공백이 세워도 다른 투수들이 잘 메워준 것도 한몫 했다. 플럿코가 8월말 부상 때문에 전력에서 빠지자 이번엔 김윤식이 다시 나섰다. 6월까지 3승 4패 평균자책점 5.29에 그쳤던 그는 9월 5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1.93으로 탈바꿈했다.

불펜에서도 위기는 있었다. 구원투수 정우영이 올 시즌 11홀드(5승5패)를 올렸지만 들쭉날쭉한 모습으로 평균자책점은 4.74에 그쳤다.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시즌 초 부상으로 고생하다 돌아와 15세이브를 따냈지만 평균자책점은 3.68에 3승 8패로 지난해 구원왕(42세이브)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을 냈다.

김진성과 유영찬, 신인 박명근의 활약이 뒷받침됐다. 38살인 김진성은 리그 최다인 77경기에서 20홀드로 이 부문 6위다. 5승 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2.26으로 지난해(6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3.10)보다 성적이 향상됐다.

4년차 유영찬은 올 시즌 처음 1군을 밟고 놀라운 활약을 했다. 62경기 6승 3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55로 든든하다. 박명근은 54경기 4승 2패 5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53으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LG은 3일까지 팀 평균자책점 3.67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LG 선수단. [사진=연합뉴스]

덕분에 LG는 6월 27일 1위로 올라선 뒤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이제 LG의 눈은 ‘어게인 1994’로 향한다. 1994 LG는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LG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 해이기도 하다. LG가 올해야말로 소주병 뚜껑을 딸 수 있을지도 기대된다.

1990년과 1994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LG에서는 당시 야구 마니아였던 故(고) 구본무 회장이 3번째 우승을 하면 축배를 들자며 일본 오키나와 특산품 소주를 샀다. 1998년 해외 출장 중에는 우승하면 한국시리즈 MVP(최우수선수)에게 주라며 당시 8000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사서 구단에 기증했다. 하지만 LG는 1994년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은커녕 정규리그 우승과도 연이 닿지 않았다.

금고 안에 보관돼 있을 소주와 시계를 올해야말로 볼 수 있을까. LG에는 올해가 최대 기회다.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2회에 솔로홈런을 때리고 홈인한 문보경을 환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2회에 솔로홈런을 때리고 홈인한 문보경을 환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염경엽 감독은 3일 구단을 통해 "힘들기도 했고, 우여곡절도 굉장히 많았지만 주장 오지환, 김현수, 투수 김진성, 임찬규를 중심으로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정규리그 1등을 위해 열심히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뛰어줬다"고 했다. 이어 "내가 화도 많이 내고, 잔소리도 많이 했지만, 선수들을 잘 끌어주고, 우리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잘 이끌어준 코치진에게 고맙다"고 했다.

그는 "현장을 지지해주고 믿어주신 구광모 구단주님, 구본능 구단주 대행님, 김인석 대표이사님, 차명석 단장님을 비롯한 구단 프런트에 감사 인사를 드리며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했다.

염경엽 감독은 "첫 번째 목표를 달성해 너무 기쁘고, 가장 큰 두 번째 목표인 한국시리즈가 남아있다"며 "지금부터 휴식과 훈련 계획을 잘 짜고 준비 잘해서 마지막까지 우리가 웃을 수 있도록 대비 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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