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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같은 '큰 형님' 주윤발의 재치 [B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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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같은 '큰 형님' 주윤발의 재치 [BIFF]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10.05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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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홍콩 배우 저우룬파(주윤발)는 검소하고 개구진 매력의 소유자였다. 그는 기자회견장에 수차례 웃음꽃을 피우며 50년 동안 '따거(형님)'로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확인케 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KNN센텀신사옥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 주윤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주윤발은 '홍콩 누아르'를 세계적인 장르로 만든 주역이다. 1976년 데뷔해 홍콩 영화 최전성기를 이끈 그는 액션영화, 멜로드라마, 코미디, 사극 등 장르 구분 없는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아시아 최고 인기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주윤발. [사진=연합뉴스]
주윤발. [사진=연합뉴스]

내달 개봉하는 '원 모어 찬스'(감독 반요명)을 비롯해 대표작 '청부업자: 호월적고사'(1981), '영웅본색'(1986), '가을날의 동화'(1987), '우견아라'(1988)', '첩혈쌍웅'(1989), '종횡사해'(1991), '와호장룡'(2000), '황후화'(2006), '양자탄비'(2010), '무쌍'(2018) 등 출연작만 해도 100여 편이 훌쩍 넘는다.

수많은 명작을 남기며 영원한 '큰 형님'으로 사랑받은 그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아시아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영화인 또는 단체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주윤발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이런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영화 인생 50년 만에 이런 상을 받아서 기쁘다. 또 한국 팬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제 호스트로 나선 배우 송강호는 한국을 대표해 주윤발을 맞이하기도. 그는 "제가 한국어를 못해서 이야기는 못 했다. 각자 오랜 시간 동안 각국 영화계를 지켜온 사람으로서 대화를 나눴다"며 "그런데 송강호 배우가 한국어로 말했다. 저 사실 못 알아 들었다"고 개구진 표정을 지었다.

주윤발이 부산을 찾은 뒤 해변 산책로, 지하철 등에서의 목격담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는 "부산은 굉장히 아름답다 이틀 연속 아침 러닝을 하러 나갔다. 사람들이 반가워 하고 저도 덩달이 기분이 좋았다. 오늘 아침 동백대 가서 사진도 찍었다. 하늘이 정말 예뻤다"며 "음식도 잘 맞다. 나중에 낙지를 먹으러 갈 것"이라고 신난 얼굴을 했다.

주윤발. [사진=연합뉴스]
주윤발. [사진=연합뉴스]

1955년생인 주윤발은 올해로 67살을 맞았다. 그는 "중국에는 '인생은 두 번의 갑자를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 제가 이제 첫 번째 60년에 들어서기 시작했으니 따지면 7살인 것"이라며 "제가 지금 마라톤을 하고 있다. 영화인이 아니라 마라토너라고 볼 수 있다. 인생 첫 번째 시기인 60년이 지난 후 두 번째 60년은 마라톤으로 보내고 있다. 과거에는 영화에 집중했고 지금은 마라톤에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인생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마라톤을 향한 애정을 표현했다.

건강한 모습으로 한국을 찾은 그지만 최근 사망설이 돌기도 했다. 그는 "제가 아픈 것도 아니고 갑자기 죽었다는 뉴스가 떴더라.(웃음) 매일 일어나는 일이니까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사람은 어느정도 나이가 되면 취미를 찾고 건강을 유지하게 된다. 홍콩으로 돌아가면 하프 마라톤을 뛸 예정이다. 내일도 부산에서 10km를 뛰어볼 것"이라고 알렸다.

이어 "뛰었다가 죽을지도 모르지만 죽으면 이런 가짜 뉴스가 안 나오지 않을까"라고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주윤발은 전세계적인 배우지만 동시에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인 배우다. 그는 그의 업적에 존경을 표현하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여러분이 저를 슈퍼 스타라고, 대단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지극히 보통 일반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취재진들과의 셀카 타임을 갖는 주윤발. [사진=연합뉴스]
취재진과의 셀카 타임을 갖는 주윤발. [사진=연합뉴스]

사회에 환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그는 지금까지 전달한 기부금만 8100억원 이상이다. 그는 "사실 제가 기부한 게 아니라 아내가 기부한 것. 아내가 수익을 관리하고 있다"고 알리면서 "저는 기부하고 싶지 않았다. 제가 힘든 번 돈이다. 저는 연금을 받고 살고 있다. 기자님 나중에 저한테 돈 달라고 오셔도 없다"는 장난기 가득한 농담을 덧붙였다.

한바탕 웃음이 터진 가운데 그는 "어차피 이 세상에 올 때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갈 때도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흰쌀밥 두 그릇이면 된다. 아침은 안 먹고 점심, 저녁을 먹는다. 하지만 당뇨가 있어서 하루에 한그릇만 먹기도 한다"고 이야기했다.

유일하게 소비하는 분야는 '카메라 렌즈'라고. 그는 "중고로 사서 비싸봤자다"라며 "최근 엄청나게 대단한 렌즈를 샀다. 3000 홍콩 달러(한화 51만원)로 독일 제품인데, X-Ray까지 찍을 수 있다더라. 써봤는데 너무 예쁘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님이 이 렌즈로 영화를 찍었다고 하더라. 그만큼 유명한 렌즈"라고 자랑했다.

끝으로 취재진과 재미있는 셀카를 찍고 싶다고 말한 그는 "에어드롭을 켜시면 전부 다 보내드리겠다", "잠깐 포토샵을 해야 한다"고 말해 즐거운 시간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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