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5 12:20 (월)
주윤발이 바라본 홍콩·한국영화 [BIFF]
상태바
주윤발이 바라본 홍콩·한국영화 [BIFF]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10.05 14: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산=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홍콩영화 황금기를 이끈 배우 저우룬파(주윤발)은 젊은 영화인들도 알지 못하는 한국의 과거를 직접 보고 경험했다. 1980년대 당시 영화 촬영차 한국을 방문한 그는 "그때만 해도 아직까지 계엄령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돼 부산을 찾은 주윤발은 5일 오전 진행된 기자 회견에서 "1980년대 영화 촬영 차 2~3달간 서울과 제주도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주윤발은 1981년 한국·홍콩 합작영화 '순상마'에 출연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주윤발은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였다.

주윤발. [사진=연합뉴스]
주윤발. [사진=연합뉴스]

영화계 큰 형님이 바라본 한국영화의 강점은 '자유도'에 있었다. 주윤발은 "가끔 '이런 영화를 만든다고?'하고 놀라기도 한다"고 전했다.

지금의 한국영화 성공에 대해서는 "지역마다 운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시아 영화가 성장해 할리우드까지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쁜 일"이라며 "한 업계가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돼 있을 때 다른 지역이 바톤을 이어서 먼 곳까지 끌고 나갈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생각한다. 한국영화가 이렇게나 크게 부상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분석했다.

1980년대 홍콩영화는 무협, 누아르 등 다양한 장르물을 스타일리시하게 그려내며 호황을 누렸다. 홍콩은 할리우드 중심의 영화산업에 오리엔탈리즘을 벗어난 색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이러한 면에서 지금의 한국영화는 과거 홍콩영화의 황금기와 연결되기도 한다.

홍콩영화는 1990년 중반에 들어서며 쇠퇴하기 시작했다. 가장 큰 이유는 '검열'이었다. 이에 홍콩영화가 가진 색채는 여전히 1980년대를 중심으로 거론되고 있다. 주윤발은 "1980년대 홍콩영화를 보셨던 분들이 많고 많이들 그 시기 영화를 좋아하고 계씬데, 1997년 이후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우리 정부가 하는 지침을 따라야 해 어려움이 있었다. 자금이나 펀드 투자를 받기도 어렵다. 해결책을 찾아 어떻게 영화를 만들고 체계를 꾸려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검열 문제에 대해 "지금의 홍콩은 영화를 만드려면 여러 승인을 거쳐서 만들어야 한다. 대본 검열이 존재한다. 지금은 제한이 너무 많다. 홍콩 감독들이 영화를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홍콩 정신이 살아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주윤발. [사진=연합뉴스]
주윤발. [사진=연합뉴스]

◆ 50년 영화 인생을 돌아보며

홍콩의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난 주윤발은 10살이 돼 도시를 만났다. 이후 10대 후반부터 연기를 시작하며 1973년 홍콩TV 등을 통해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1973년에 1년 짜리 배우 훈련반에 들어갔다. 이 수업이 없었다면 저를 사람들에게 알릴 기회도 없었을 것. 방송국 덕에 영화계에 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저는 어릴 적 공부를 많이 못했기 때문에 영화를 찍으면서 배움을 얻었습니다. 제게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세상을 가져다 주는 것이 영화입니다. 영화를 한 번 찍으면 한 사람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두 시간 동안 한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를 연기한다는 게 매력입니다. 인생을 연기하며 도리를 얻었습니다. 영화가 없었다면 지금의 주윤발도 없었을 겁니다."

과거의 영광이 지금의 주윤발을 만들었지만, 주윤발은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그는 "중국에 '모든 것이 한상이고 지금만이 진짜'라는 이야기가 있다. 저는 지금만 생각하고, 현재만 살라는 말을 좋아한다. 매순간 앞에 있는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태어남이 있으면 죽음도 있다. 주름이 생기는 것에는 큰 생각이 없다. 늙은이 역할으 하라고 하면 기꺼이 참여할 것"이라며 "늙어가는 것이 무서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무서울 것이 없다. 죽음이 없는 것이 더 이상한 것이다. 후회하는 순간도 없다. 사람은 매일 실수를 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게 정상이다. 실수가 얼마나 크냐에 따라 차이가 날 뿐"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