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일본 상대로 ‘짜임새 야구’, 팽팽함도 즐겼다 [아시안게임]
상태바
일본 상대로 ‘짜임새 야구’, 팽팽함도 즐겼다 [아시안게임]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10.05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한국 야구의 짜임새가 살아났다. 강팀을 만나면 대량 실점을 하거나 점수를 아예 내지 못했던 답답함을 톡톡히 털어냈다. 

한국은 올해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호주에 일격을 당하고 일본전에서 참패를 당했다. 지난 2일 대만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한 점도 내지 못하며 0-4로 졌다. 강팀을 만나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지만 5일 만난 ‘영원한 라이벌’ 일본전은 달랐다.

일본의 강력한 마운드에 맞섰고 기회를 하나씩 차곡차곡 쌓아 점수를 뽑아냈다. 팽팽한 승부에서 꺾이지 않으면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슈퍼라운드 일본과 대한민국의 경기. 8회말 2사 주자 2루, 대한민국 노시환이 1타점 좌전 안타를 친 뒤 1루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5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1구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대만에 지면서 4연속 대회 우승에 적신호가 커졌던 한국은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조별리그에서 2승 1패를 거둔 한국은 이날 승리로 3승 1패가 됐다. 반면 조별리그 A조에서 2승 1패를 거둔 일본은 이날 패배로 2승 2패가 됐다. 한국은 6일 A조 1위 중국(3승)과 슈퍼라운드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은 일본전 4연패에서 벗어났다. 2019년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8-10), 2019년 프리미어12 결승전(3-5), 2021년 도쿄 올림픽 제2준결승전(2-5),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4-13)에서 진 바 있다.

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슈퍼라운드 일본과 대한민국의 경기. 6회말 대한민국 선두 타자 김혜성이 2루타를 친 뒤 슬라이딩으로 2루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슈퍼라운드 일본과 대한민국의 경기. 6회말 대한민국 선두 타자 김혜성이 2루타를 친 뒤 슬라이딩으로 2루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한국은 마운드에서 굳건함을 보여줬다. 타선에선 홈런은 나오지 않았지만 발 빠른 야구와 적절한 희생 뜬공으로 선취점을 뽑고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날 한국이 상대한 일본은 선수 24명 전원을 실업리그 멤버로 구성했다. 혼다나 도시바, 도요타, 도쿄가스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기업을 다니는 일반 직장인이면서 야구도 즐겨하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대학 때까지 야구를 전문적으로 배운 이들이다. 절대로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5일 한국전 일본 선발 투수는 가요 슈이치로(28)였는데 그는 도요타 생산 관리부에서 일한다. 하지만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직구를 던졌다.

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슈퍼라운드 일본과 대한민국의 경기. 5회초 2사 주자 2루, 대한민국 투수 박세웅이 일본 나카가와 히로키를 삼진으로 잡으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은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슈퍼라운드 일본과 대한민국의 경기. 5회초 2사 주자 2루, 대한민국 투수 박세웅이 일본 나카가와 히로키를 삼진으로 잡으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은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2006년 도하 대회 때 실업리그 멤버가 주축이었던 일본에 패한 적이 있다.

하지만 마운드 싸움에서 한국이 이겼다. 대표팀 최고참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은 큰 경기에 강했다. 그는 이번 대회전까지 국제 대회 7경기에서 12⅔이닝 1승1패 평균자책점 1.42로 안정적인 성적을 거둔 투수.

지난 2일 대만전에선 2번째 투수로 올라와 ⅔이닝 1피안타 2사사구로 부진한 게 흠. 하지만 금메달로 가는 중요한 길목에서 박세웅 6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잡아내면서 2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가요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박세웅의 호투가 빛났다. 가요는 5회까지 삼진 8개를 잡아내며 2사사구 3피안타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막았다.

하지만 한국이 6회 활로를 뚫었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의 눈과 발 덕택이었다. 6회 선두타자로 나와 중견수 앞 안타를 때렸는데, 일본 중견수가 잠깐 공을 주춤한 사이 그대로 2루까지 내달렸다.

최지훈(SSG 랜더스)의 희생번트와 윤동희(롯데 자이언츠)의 볼넷으로 맞이한 1사 1, 3루. 거포 노시환이 좌익수 쪽으로 커다란 타구를 날렸다. 좌익수에게 잡혔지만 김혜성이 여유롭게 홈을 밟았다.

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슈퍼라운드 일본과 대한민국의 경기. 투수 박영현이 2대0으로 승리한 직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슈퍼라운드 일본과 대한민국의 경기. 투수 박영현이 2대0으로 승리한 직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박세웅이 6회 마운드에서 내려간 후 7회부터 '철벽 라인' 최지민(KIA 타이거즈·1이닝)과 박영현(KT 위즈·2이닝)을 마운드에 올려 일본의 추격을 막았다. 노시환은 8회 2사 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날려 이날 한국의 점수를 책임졌다.

이번 대회에서 ‘대포알’ 같은 묵직한 공을 던지고 있는 박영현은 9회 1사 1, 3루 위기에서 마루야마 마사시를 2루수와 유격수 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처리했다. 이번 대회 첫 세이브를 챙겼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