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2:11 (금)
황선홍 인생, 이토록 파란만장할 수가
상태바
황선홍 인생, 이토록 파란만장할 수가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3.10.08 0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황새’의 인생, 그야말로 굴곡지다. 오르락내리락 그 폭이 참 크다. 황선홍(55) 감독이 다시 날아올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4세 이하(U-24) 축구 국가대표는 7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 한일전에서 정우영, 조영욱의 골로 2-1 승리, 대회 3연패에 성공했다.

따가운 시선을 견뎌내고 결국 금메달을 이끌어낸 황선홍 감독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챔피언인데다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이강인(PSG)을 비롯 유럽파까지 소집해 최상 전력을 꾸린 만큼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이 마치 ‘본전’처럼 여겨졌다.

금메달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3연패에 성공한 대표팀은 황선홍 감독의 지도 속에 7경기 27골을 폭발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아시안게임 준비 과정을 돌이켜보면 황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이 극에 달했던 터라 이번 결과는 참 흥미로운 반전이다.

황선홍호는 지난해 6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일본과의 8강전에서 0-3으로 무너지며 불안감을 자아냈다. 올해 6월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0-1로 졌을 때는 축구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아시안게임 개막이 임박한 가운데 9월 창원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예선 1차전에서 카타르에 0-2로 졌다. 아시안게임 엔트리의 멤버들과 구성이 다르긴 했어도 황 감독의 지도력에 의문부호가 달리는 게 당연했다. 

뿐만 아니다. 이강인의 합류 시점이 불투명해 완전체 대표팀 조직력을 극대화할 수 없었다. 음주운전 전력을 지닌 이상민(성남FC)을 발탁했다가 제외하는 해프닝이 겹치는 등 잡음도 많았다.

그러나 황선홍 감독은 묵묵하게 대회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태극마크를 단 자라면 부담감이 당연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라서 흔들림이 없었다.

사실 어지간한 구설에는 꿈쩍도 안할 황 감독이다. 현역 시절 A매치 103경기에 출전해 50골을 넣는 동안 한국체육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욕을 먹었다 해도 무방할 정도로 늘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K리그 사령탑을 지내면서도 FC서울, 대전 하나시티즌 등에서 역시 날선 팬심에 고개 숙인 바 있다. 

이번 대회는 황 감독의 지도자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회였다. 새해 프랑스에서 열리는 2024 파리올림픽으로 가는 관문이기도 해서 증명 즉, 금메달은 필수였다. 한국 축구의 미래인 제자들의 병역면제까지 달려 있어 무게감이 상당했는데 황 감독은 결과로 증명해내고야 말았다.

황선홍 감독은 대회 내내 적절한 로테이션으로 최상의 경기력을 이끌어냈다. [사진=연합뉴스]

무엇보다 빛난 건 체력 안배였다. 아시안게임 일정이 워낙 타이트한데다 한국이 반대편 대진서 올라온 팀들보다 경기를 더 치르는 악재가 겹쳤던 터라 황선홍호의 로테이션은 유독 빛났다. 주축 멤버인 이강인, 정우영, 홍현석 등을 종종 선발에서 제외할 정도로 과감했는데 그때마다 카드가 적중했다.

카리스마형 리더십, 선수단 장악도 돋보였다. 대회 내내 선제골 혹은 동점골이 터져도 황선홍 감독은 웃지 않았다. 과격한 세리머니도 전혀 없었다. ‘침착하라’는 뜻의 누르는 손짓만 반복할 뿐이었다. 승리 후 인터뷰에서도 “최고의 적은 우리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젊은 선수들이 들뜨는 걸 극도로 경계했다.

축구 인생 내내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그가 세간의 우려를 떨치고 아시안게임 금메달 감독이란 타이틀을 추가했다. 황새의 다음 시선은 파리올림픽이다. 새해 4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U-23 아시안컵 본선에서 최종 3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본선에 나설 수 있다. 황선홍 감독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취해 있지 않을 이유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