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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해준의 스포츠 멘탈코칭] '하키 산증인' 이남용, 국가대표 20년 유지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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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해준의 스포츠 멘탈코칭] '하키 산증인' 이남용, 국가대표 20년 유지한 비결
  • 소해준 칼럼니스트
  • 승인 2023.10.27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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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스포츠 멘탈코칭’ 전문가 소해준입니다. 저는 국가대표 선수들부터 유소년까지 다양한 종목의 다양한 선수들을 만나며 그들의 멘탈 및 심리적 성장을 돕는 일을 합니다. 본 칼럼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스포츠 멘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내용 또한 제가 선수들에게 직접 들은 답변만을 싣고 있습니다. 오늘도 대한민국 선수들의 멘탈 강화를 응원합니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소해준 칼럼니스트] 남자 필드하키 대표팀은 이달 초 막을 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방에서 열린 2014년 인천 대회 동메달 이후 9년 만에 다시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올랐다. 값진 성과의 중심에 주장 이남용(성남시청)이 있다. 

남자 필드하키 주장 이남용. [사진=선수 본인 제공]
남자 필드하키 주장 이남용. [사진=선수 본인 제공]

이남용은 1983년생이다. 20세에 처음 대표팀에 발탁돼 무려 20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았다.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딴 경험도 있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올림픽과 하키 월드컵 3회 포함 국제대회만 300경기 이상을 치른 대단한 베테랑이다. 

선수생활 황혼기에 접어든 한국 남자하키의 산증인 이남용에게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더욱 간절했을 터다. 

"나이로 봤을 때 이제 선수로서는 마지막 아시안게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후배들에게 더더욱 좋은 결과를 만들어 주고 싶었죠.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었어요.

사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준비 기간부터 제게 정말 힘든 일의 연속이었어요. 대회를 한 달 남겨두고 발목 인대가 끊어지면서 약 한 달간의 재활을 했거든요. 재활도 쉽지 않은데 이후 복귀에는 더욱 어려움이 많다는 걸 운동선수 모두가 알 겁니다. 그렇게 평소의 절반도 되지 않는 컨디션으로 이번 아시안게임을 치렀습니다. 

상태가 완전치 못한 상태에서 대회에서 당하는 크고작은 부상들도 힘들었지만 이런 상황들이 반복되니 과부하가 오면서 또다른 부상까지 생겼어요. 사실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사진=대한하키협회 제공]

운동선수에겐 신체적 컨디션이 단연 가장 중요하다. 아프거나 불편한 곳이 생기면 평소 가진 기술과 힘 모두 온전히 사용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남용은 어떻게 이런 악조건 속에서 3위에 오르는 성적을 냈을까? 

"마지막까지 노력해 동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던 건 '나는 할 수 있고,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평상시부터 꾸준히 해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만의 멘탈관리 방법인 것이죠. 좋을 때나 좋지 않을 때나 자신을 항상 믿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평상시 방법이 빛을 발한 것이죠. 그래도 어려움은 많았어요. 이번 아시안게임은 하루하루가 제게 중요한 순간들이었습니다."

이남용은 스포츠 멘탈코칭 전문가 과정을 공부하고 자격증을 취득한 선수다. 즉, 멘탈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고 또 노력하는 선수다. 필자와도 자격과정에서 인연이 닿았다. 

이남용의 평상시 마인드를 지켜봤다. 다방면에서 노력이 엄청나다. 사실 멘탈코치 자격증은 대개 은퇴선수나 지도자들이 수강한다. 현역선수가 경기력을 위해 멘탈을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건 극히 드물다. 이남용을 타의 모범이 되는 선수라 부를 수 있는 이유다. 

이남용은 선수가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몸의 컨디션도 중요하지만 스스로를 얼마나 믿고(심리), 또 얼마나 준비했는지(실질적 노력)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대회에 나갈 때마다 항상 ‘나는 언제든지 내가 가진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어! 날 믿자! 난 원하는 대로 플레이할 수 있어!’라고 스스로에게 동기를 유발한다.

이남용처럼 오랜 시간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싶다면 이 비법을 실천으로 옮겨보길 바란다. 

이남용은 새해 1월 열리는 2024 파리올림픽 예선전을 준비한다. 남자 하키가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따는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다시 운동에 정진한단다. 

필드하키의 매력을 묻자 "운동을 좋아해서 다양한 종목을 경험해봤는데 하키는 다른 종목보다 섬세함을 추구한다"며 "익사이팅하고 경기진행이 빨라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충분히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하키를 사랑하는 불혹, 공부하는 사나이 이남용을 내년 프랑스에서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소해준 멘탈코치

- 스포츠Q(큐) 칼럼니스트
- 중앙대학교 스포츠운동 심리 및 상담 박사수료
- 한국멘탈코칭센터 대표 멘탈코치
- 2019 K리그 전남드래곤즈 축구팀 멘탈코치
- 2020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전임감독 필수교육 멘탈코칭 강사
- 2021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능력개발 교육 멘탈코칭 강사
- 2021 대한체육회 스포츠멘토링 스포츠심리 멘토
- 2021~2022 부천하나원큐 농구팀 멘탈코치
- 2023 전남도청 근대5종팀 멘탈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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