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긴 휴식이 독이 됐던 탓일까.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KT 위즈마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올라온 NC 다이노스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NC가 2-0으로 앞선 3회초 선두타자 NC 박민우가 때린 초구가 높게 떠올랐다. KT 3루수 황재균이 자세를 포구 자세를 잡았으나 타구를 놓쳤다. 그 사이 박민우는 1루를 밟았다. 다음 타자 NC 박건우가 친 타구는 황재균을 왼쪽을 뚫어내는 1타점 2루타로 연결됐다. 1사 뒤에는 권희동이 1타점 적시타를 뽑았다. NC는 3회까지 4점을 뽑으면서 경기 흐름을 거머쥐었다.
4회초에는 1사 1루에서 NC 김형준의 땅볼을 잡은 KT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2루에 송구했지만 악송구가 됐다. 1사 1루가 되어야 할 상황이 무사 1·2루가 됐다. 쿠에바스는 손아섭 타석에서 폭투를 범하며 무사 2·3루 위기로 몰렸고 결국 4회에만 4실점 하면서 무너졌다.
KT가 NC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9로 졌다. 역대 5전 3선승제 기준으로 치러진 32회 플레이오프 중 1차전에서 패한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경우는 단 7회. KT는 31일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올해 6월 대체 외인 투수로 합류해 18경기에서 12승 무패 행진을 벌인 쿠에바스는 플레이오프에서 올해 첫 패배를 당했다. 3이닝 6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7실점(4자책점)으로 무너졌다.
이날 NC 선발은 올 시즌 KBO리그 최고 투수 에릭 페디. 페디는 2023시즌 정규시즌 다승(20승), 평균자책점(2.00), 탈삼진(209개) 1위에 올라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투수. 그렇다고 하더라도 KT의 경기력이 상승세의 NC에 비해 떨어져 있었다.
KT의 이날 실전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 지난 10일 이후 20일만. 3회와 4회 1개씩 나온 실책은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다. KT가 1-6으로 뒤진 4회초 2사 1·2루에서 권희동의 빠른 타구를 KT 중견수 배정대가 전속력으로 달려가 낙하지점을 포착하고도 못 잡은 것도 컸다.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2점을 내주면서 사실상 승부를 내줬다.
1-8로 뒤진 7회말 1사 1·3루에서 배정대의 병살타가 나오자 일부 KT 팬들이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KT는 8회말 무사 1루에서도 김상수의 2루수 앞 병살타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앤서니 알포드, 박병호, 장성우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는 11타수 2안타 7삼진에 그쳤다. 선두타자로 나온 유격수 김상수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강철 감독은 분위기가 넘어가자 5회부터 손동현(1이닝), 주권(1이닝), 박영현(1이닝), 김영현(1이닝), 김민(1이닝)을 차례로 올려 투구를 점검했다. KT에서는 배정대가 9회말 2사 만루에서 배정대가 만루홈런을 날렸지만 이미 승부는 기운 뒤였다.
반면 NC 다이노스는 포스트시즌 5연승을 질주했다. 지난 26일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마치고 나흘 간 휴식을 취했지만 13안타를 퍼붓는 화끈한 타격감은 식지 않았다. 실책은 단 1개도 없었다.
NC 선발 투수 페디는 6이닝 동안 삼진 12개를 잡아내는 위력투를 펼치며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실점 호투하며 자신의 첫 ‘가을야구’를 승리로 장식했다. 3회초 문상철에게 솔로 홈런을 내줬을 뿐 흠 잡을 때 없는 투구였다.
1989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의 선동열(해태 타이거즈)과 2020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크리스 플렉센(두산 베어스)이 기록한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인 11개를 1개 넘겼다. 총 투구 수는 98개. 최고 시속은 155km였다. 그는 데일리 MVP(최우수선수)에 올랐다. 페디는 상금으로 100만원을 받는다.
통산 정규시즌 167경기에서 10홈런에 그쳤던 오영수는 이날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솔로 홈런을 때려 자신의 포스트시즌 통산 첫 아치를 그렸다.
오영수는 5타수 3안타 2타점 득점으로 활약했다. 1번 타자 손아섭은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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