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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서 천당으로’ 문상철의 극적인 밤 [한국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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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서 천당으로’ 문상철의 극적인 밤 [한국시리즈]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11.07 2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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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문상철(32·KT 위즈)은 7일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7전 4승제) 1차전 1-2로 뒤진 2회초 무사 1·2루에서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LG 선발 케이시 켈리의 초구에 기습적으로 번트를 댔는데 이게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졌다.

LG 포수 박동원이 곧바로 3루에 던져 2루 주자 장성우가 아웃되고 1루 주자인 자신도 아웃되는 병살타가 만들어졌다. 이때 2루까지 간 배정대가 3루로 달렸으나 이마저도 아웃되면서 동시에 3아웃이 됐다.

KT 위즈 문상철이 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KS) 1차전 경기에서 9회초 2사 1루 때 역전 적시 2루타를 친 뒤 유격수 실책으로 3루 까지 진루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KT 위즈 문상철이 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KS) 1차전 경기에서 9회초 2사 1루 때 역전 적시 2루타를 친 뒤 유격수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한국시리즈 역대 2번째로 나온 삼중살이다.

자신의 번트 하나로 득점 찬스가 무산되자 마음에 짐이 됐는지 이후 두 타석에서는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문상철은 경기 뒤 “번트 사인이 나지 않았는데 1회말에 팀이 역전을 당해 동점을 빨리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번트를) 했다”며 “경기를 수월하게 할 수 있었는데 분위기도 넘어가서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고 돌아봤다.

선배들과 코치들은 문상철에게 “하나만 치면 된다”고 위로했다. 그 역시 “빨리 (마음의 짐을) 비워내려고 했다”고 했다.

기회는 왔다. 그것도 정규이닝 마지막 이닝인 9회초 2사 1루에. 마운드에는 LG 강속구 투수 고우석이 있었다.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 시속 133km짜리 커브가 들어오자 문상철은 배트를 강하게 돌렸다.

좌측 펜스를 맞는 1타점 2루타. LG의 수비 실책을 틈타 3루까지 갔다. KT가 2-2에서 3-2로 역전하는 순간이었다. 문상철이 만든 이 점수는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문상철은 “결과가 좋으니까 (마음의 짐이) 비워졌다고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원래 망설이면서 (방망이를) 치는 스타일은 아닌데 정확하게 치려고 보니 타이밍도 안 맞았다. 코치님하고 얘기하면서 (타격폼을) 수정했다”고 했다.

고우석의 공을 친 상황에 대해선 “고우석이 국내에서 직구가 가장 좋다고 생각해서 타이밍 빠르게 잡았던 게 주효했다”고 했다. “2스트라이크 이후라서 빠른 공에 준비하면서 제가 칠 수 있는 존을 설정해 (공이) 오면 망설이지 않고 치자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팀이 이기는 게 1번이라고 생각한다. 이겨서 기분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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