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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트까지 떠올린 박동원, 결과는 역전 잔치 [한국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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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트까지 떠올린 박동원, 결과는 역전 잔치 [한국시리즈]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11.08 2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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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프로야구에서 가장 승부를 극적으로 뒤집는 방법이 홈런이다. 한 방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8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LG(엘지) 트윈스와 KT 위즈의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승제)도 극적이었다.

8회말 시작하기 전까지 LG는 KT에 3-4로 뒤지고 있었다. 1회 4점을 내주고 계속 끌려가던 상황. 그걸 한 번에 뒤집은 게 박동원이다. 8회말 1사 2루. 마운드에는 KT의 철벽 구원 투수 박영현이 있었다.

 LG 트윈스 박동원이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 2차전 경기에서 8회말 역전 투런포로 5-4 승리를 이끈 뒤 데일리 MVP에 선정되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기다릴 것도 없었다. 박영현의 초구 체인지업이 들어오자 박동원은 강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역전 2점 홈런이었다.

LG가 5-4로 역전하는 순간이었다.

환희에 찬 박동원은 양팔을 번쩍 든 채 홈으로 들어왔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어울려 기쁨을 만끽했다. 박동원은 “눈물이 날 것 같았다”며 “살짝 고이긴 했던 것 같다”고 했다. 박동원의 홈런을 앞세운 LG는 9회초 마무리 고우석을 올려 KT의 추격을 봉쇄했다.

1차전을 내준 LG는 2차전에 승부의 균형을 맞추고 기분 좋게 3차전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3차전은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다.

G 트윈스 박동원이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 2차전 경기에서 8회말 1사 2루 때 역전 투런포를 친 뒤 그라운드를 돌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G 트윈스 박동원이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 2차전 경기에서 8회말 1사 2루 때 역전 투런포를 친 뒤 그라운드를 돌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무엇보다 이날 승리는 LG의 21년만의 한국시리즈 승리. 2002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 승리가 최근 승리였다.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한 박동원은 데일리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돼 상금 100만원을 받는다.

박동원은 “(8회말 타석 때) 살아 나가 도움이 되고 싶어서 기습 번트를 시도할까도 생각했는데 치길 잘했다“며 ”상대 투수(박영현)의 구위가 좋아 공에 (타이밍이) 늦지만 말자고 쳤는데 스윙이 잘 나왔다“고 했다.

LG 선수들에게는 2-3으로 진 한국시리즈 1차전(7일)이 힘들었을 법도 하다. 이날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9회초 2사에 문상철에게 1타점 2루타를 내줘 LG는 졌다. 이때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던 선수는 박동원이었다.

박동원은 ”(고우석의) 커브 하나가 실투로 와서 안 좋은 상황이 됐다“며 ”아쉬우니까 다음엔 잘 준비하자고 (고우석과) 얘기했다“고 했다. 이어 ”(고우석은) 충분히 공이 좋은 선수다. 솔직히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좋은 마무리는 없다. 잘 던질 거라고 믿고 있었다“고 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동원이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역전 홈런을 만들었다“고 기뻐했다. LG의 이날 역전승을 박동원이 이끌었다면 발판을 만든 건 불펜 투수였다.

LG는 선발 투수 최원태가 불과 ⅓이닝 만에 4실점하며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염경엽 감독은 이정용(1⅔이닝)~정우영(1⅓이닝)~김진성(⅔이닝)~백승현(⅔이닝)~유영찬(2⅔이닝)~함덕주(1이닝)~고우석(1이닝)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렸는데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LG 트윈스 박동원이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 2차전 경기에서 8회말 역전 투런포로 5-4 승리를 이끈 뒤 염경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LG 트윈스 박동원이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 2차전 경기에서 8회말 역전 투런포로 5-4 승리를 이끈 뒤 염경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박동원은 ”불펜 투수들이 정규시즌과 다르게 잘 던졌다. 투수들이 준비를 잘했고 집중력도 좋아 1회 이후 실점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상대가 새로운 투수를 계속 만나다 보니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투수마다 직구 다음으로 던지는 변화구가 다 달랐다. 구종을 선택하는 게 좋았다. 편하게 잘했던 것 같다“고 했다.

선수들만큼이나 승리가 기쁜 건 LG 팬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시리즈 1·2차전에 각각 2만3750명으로 매진 사례를 이뤘다. 하지만 LG의 가을야구 상징인 유광점퍼를 입고 노란 응원 손수건을 목에 두른 LG팬들이 KT팬들보다 수적으로 많았다.

박동원은 ”2만명의 팬과 함께 힘을 합쳐 싸운다고 생각한다.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염경엽 감독은 ”어제 경기를 져 팬들에게 정말 죄송스러웠다“며 ”정말 뜨거운 응원을 해줬는데 보답못해서 미안한 마음도 들고 잠도 못 잤다. 오늘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똘똘 뭉쳐서 팬들에게 좋은 경기로 웃고 돌아갈 수 있게 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LG는 3차전에 임찬규를, KT는 웨스 벤자민을 마운드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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