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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닝이터' 해커의 우직함, 에이스 향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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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닝이터' 해커의 우직함, 에이스 향기가 난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5.27 2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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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두산전 6⅓이닝 1실점 호투…최근 6경기 평균 7이닝 소화

[창원=스포츠Q 이세영 기자] 많은 야구인들이 선발투수의 첫 덕목으로 이닝소화 능력을 꼽는다. 선발이 최대한 긴 이닝을 끌어주면 불펜 소모가 준다. 팀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런 면에서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32)는 선발의 최우선 덕목을 꾸준히 지키는 선수다. 27일 홈경기 포함, 최근 6경기에서 평균 7이닝을 던졌고 올 시즌을 통틀어선 경기 당 6.4이닝을 투구했다. 직전 경기까지 9경기를 소화한 투수들 중 세 번째로 많은 이닝을 던졌다.

해커는 27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6⅓이닝 동안 100구를 던지며 4피안타 6탈삼진 1실점을 기록, 시즌 6승(1패)째를 챙겼다. 올 시즌 7번째 퀄리티스타트. 전체 경기에 대한 퀄리티스타트 비율이 무려 70%(10경기 중 7차례)에 달한다. NC는 두산을 7-1로 꺾고 파죽의 7연승을 달렸다. 창단 후 최다 연승이다.

▲ [창원=스포츠Q 노민규 기자] 해커가 27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경기 후 김경문 NC 감독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 마음을 모아 연승을 달리며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다. 그러나 연승에 연연하지 않고 한 경기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위기가 빨리 찾아왔지만 실점을 최소화한 게 많은 이닝을 던진 비결이었다. 2회초 김현수에게중전 안타, 양의지에게 좌익수 방면 1타점 적시 2루타를 맞고 무사 2루 위기에 몰린 해커는 오재원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김재환과 허경민을 삼진, 투수 땅볼로 제압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것이 결정적이었다. 3회부터 5회까지 별다른 위기 없이 호투한 해커는 6회 2사 후 김현수를 1루수 실책으로 2루까지 허용했지만 양의지를 삼진으로 일축, 이닝을 마쳤다.

마지막은 좋지 않았다. 해커는 7회 원아웃을 잡은 뒤 오재원을 1루 땅볼 처리하는 과정에서 언쟁을 벌였고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뛰어나와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상황은 6분 만에 종료됐지만 흥분한 해커는 더 이상 공을 던질 수 없었다.

시즌 6승을 달성한 해커는 "선발투수로서 팀 승리에 기여해 다행이다"라며 "(벤치클리어링 상황은) 경기에 집중하다보니 순간적으로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비록 끝이 안 좋았지만 해커는 팀 승리를 이끄는 호투를 펼쳤고 불펜진의 부하도 줄였다. 지난 2년간 에이스 찰리 쉬렉에 가려 외인 투수 중 2인자 이미지였지만 올해만큼은 에이스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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