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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이 닦은 길, 김하성이 더 단단하게 [메이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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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이 닦은 길, 김하성이 더 단단하게 [메이저리그]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11.21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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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어린 친구들의 꿈이 메이저리그 선수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어릴 때는 메이저리그라고 당당하게 말했었나 (생각했어요). 그 친구들이 잘 성장해서 선배들이 걸었던 길(을 잘 걷고), 저도 있고 앞으로는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도 있고 다른 선수들도 있는데 잘 성장해서 한국 야구를 더 빛내줬으면 좋겠습니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최근 부천북초와 부천중, 야탑고 등 모교를 방문했다. 어린 선수들이 메이저리그(MLB) 선수가 꿈이라는 말을 듣고 예전과 달라진 풍경을 실감한 듯했다. 많은 선수들이 MLB로 건너가 활약하기를 기대했다.

그의 다짐은 다른 답변에서도 드러난다. MLB 진출 후 미국에서 생활이 처음에는 어려웠다고 말한 김하성은 책임감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선배들이 닦아놨던 길을 걸어간다고 생각해요. 제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제 후배들은 더 좋은 도로로 다니게 해야할 것 같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이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골드글러브 수상 공식 기자회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김하성은 20일 서울시 강남구의 호텔리베라에서 골드글러브 수상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MLB에 도전하는 후배들을 응원하며 현실적인 조언을 내놓았다.

김하성은 MLB에서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물론 야구를 잘해야 MLB에 갈 수 있다”며 “어릴 때 영어를 배웠으면 좋겠다. 의사소통이 정말 중요하다. 저는 MLB에 갈 거라고 생각도 안 해서 영어공부를 아예 안했고 지금도 애를 먹고 있다”고 했다.

최근 MLB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은 이정후와 고우석(LG 트윈스)을 언급하며 “제가 알기론 두 선수가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공부를)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먼저 (MLB) 선수들에게 다가가면 좋겠어요. 그 선수들에게는 저희가 이방인이기 때문에 저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그 친구들이 저희를 인정해 주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MLB 진출을 선언한 이정후를 제외하고 그다음으로 빅리그 이적 가능성이 큰 선수로는 내야수 김혜성(24·키움)을 꼽았다.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 [사진=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 [사진=연합뉴스]

프로 7년차 김혜성은 최근 3시즌 연속 타율 3할을 넘겼고 뛰어난 수비를 자랑한다. 올 시즌 137경기 타율 0.335(556타수 186안타) 26홈런 311타점으로 최다 안타 2위, 타율 3위에 올랐다. 올해 신설된 KBO 수비상 2루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김하성은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를 봤는데 그 나이 때 다른 선수들하고 좀 다르다고 생각했다”며 “혜성이가 성장을 잘한다면 저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워낙 성실하고 야구의 열정도 많은 선수다”라고 했다.

김혜성에게 연락도 자주 온다고 했다. 김하성은 “궁금한 게 엄청 많은 것 같은데 그 자체가 미국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고 했다.

MLB 계약과 관련해서 실질적인 조언도 했다. 계약 조항에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넣기보다는 옵트 아웃(Opt-out) 조항을 넣는 걸 추천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이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골드글러브 수상 공식 기자회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이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골드글러브 수상 공식 기자회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김하성은 “제가 첫해에 성적이 부진했는데 마이너리그에 안 내려갔다. MLB에서도 연봉을 좀 받으면 마이너리그로 내리기가 쉽지 않는 것 같다”며 “저도 MLB에 진출할 때 마이너리그에 있던 선배들을 보면서 마이너리그 거부권에 대한 집착이 있었는데, 만약에 정후도 미국에 진출하면 돈을 적게 받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부권에 집착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옵트 아웃 조항을 넣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옵트 아웃은 연봉을 포기하고 선수가 FA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김하성은 내년 3월 서울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MLB 개막전에 참가한다. 샌디에이고는 LA 다저스와 서울에서 2024년 3월 20일과 21일 2차례 맞대결을 펼친다. 김하성은 “어린 친구들이 야구장을 찾아와 경기를 보면 MLB 선수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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