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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구단 성남의 도전, 멈췄지만 위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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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구단 성남의 도전, 멈췄지만 위대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27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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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에 0-2로 져 ACL 8강행 실패…서울도 2연패 탈락, 전북만 살아남아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학범슨'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시민구단 성남FC의 도전은 위대했다. 비록 멈추긴 했지만 아시아 최고 부자구단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의 진땀을 흘리게 만들었다.

성남은 27일 중국 광저우 텐허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브라질 출신 외국인 선수 히카르두 굴라트에게 2골을 허용하며 0-2로 졌다.

지난 20일 홈 1차전에서 2-1로 이겼던 성남은 종합 전적 1승 1패가 됐지만 골득실에서 밀려 아쉽게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성남은 1차전과 똑같은 선발 라인업으로 광저우를 상대했다. 김학범 감독은 히카르도를 최전방에 배치하고 남준재, 김두현, 조르징요를 공격 2선으로 구성해 공격적으로 나섰다. 광저우에 홈에서 한 골을 허용했기 때문에 자칫 지키기로 나갔다간 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성남FC 김두현(오른쪽)이 27일 중국 광저우 텐허스타디움에서 열린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하지만 경기장 잔디와 습도가 성남의 발목을 잡았다. 경기 전날까지 열흘이나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수시로 내려 그라운드가 물러지는 바람에 패스도 잘 안됐고 드리블도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게다가 무더운 날씨에 성남 선수들도 곤욕을 치렀다.

그래도 성남은 히카르도, 조르징요, 김두현의 공격으로 광저우를 몰아붙였다. 6만이 넘는 광저우 홈팬들의 응원이 있었지만 주눅들지 않았다.

그러나 성남의 첫 실점이 뜻하지 않게 나왔다. 전반 27분 황보원의 중거리 슛이 수비수 곽해성의 손에 맞으면서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곽해성은 고의적인 핸드볼이 아니라며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굴라트는 이를 골로 연결했다.

한 골을 내주면서 성남으로서는 무조건 한 골 이상을 넣고 지지 않아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전반 39분 김두현의 날카로운 슛이 광저우 골키퍼 정청에 막혀 전반을 0-1로 마친 가운데 성남은 후반부터 더욱 거센 공격을 전개해나갔다.

▲ 성남FC 선수들이 27일 중국 광저우 텐허스타디움에서 열린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0-2로 져 8강 진출에 실패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후반 4분 김두현의 코너킥이 그대로 골문을 빨려들어가는 듯 했지만 골대를 맞고 나온 가운데 히카르도의 슛도 오프사이드 판정에 무위에 그쳤다. 오히려 후반 12분 정롱의 오른쪽 코너킥에 이은 굴라트의 헤딩골로 추가 실점했다.

그래도 성남은 한 골만 넣고 90분을 마치면 연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에 김학범 감독은 남준재를 빼고 황의조를 투입해 히카르도와 함께 투톱을 형성했고 후반 32분에는 루카스까지 넣으며 공격카드를 모두 꺼냈다.

하지만 광저우 선수들은 거친 파울로 성남의 공격을 시도때도 없이 끊었고 경기 막판이 가까워오자 그라운드에 자주 눕는 일까지 벌어졌다. 성남은 끝내 2골차를 만회하지 못하고 8강 진출의 기회를 다음으로 넘겨야만 했다.

지난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홈 1차전에서 1-3으로 졌던 서울도 일본 오사카 엑스포 70 스타디움에서 열린 감바 오사카(일본)와 16강 2차전에서도 2-3으로 패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최소한 3골을 넣어야 하는 서울은 전반 초반부터 거센 공격으로 나섰지만 전반 16분만에 우사미 다카시의 왼쪽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받은 패트릭에게 선제 헤딩골을 내줬다.

▲ FC 서울 몰리나가 27일 일본 오사카 엑스포 70 스타디움에서 열린 감바 오사카와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페널티킥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오히려 선제골을 내준 서울은 수비가 크게 흔들리면서 감바 오사카의 파상공세에 시달렸지만 전반 40분 천금 같은 페널티킥을 얻어내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이마저도 몰리나가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나는 실축을 하면서 기세가 꺾였다.

전반 45분 후방에서 달려오는 구라타 슈을 막지 못해 추가골을 내주며 0-2로 끌려갔다. 8강에 나가려면 후반 45분 동안 4골을 뽑아내야 했다.

서울은 후반 12분 윤주태가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수비수 사이로 오른발 슛, 골망을 흔들며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시간이 모자랐다. 에벨톤, 몰리나, 정조국을 빼고 고요한, 심재혁, 박희성을 교체시키며 공격 활로를 뚫어보고자 했지만 오히려 후반 40분 린스에게 헤딩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윤주태는 후반 추가시간 오른발로 골문을 흔들며 멀티골을 뽑아 자존심을 세웠지만 이미 8강 티켓은 감바 오사카에 넘어간 뒤였다.

16강 일정이 모두 끝난 가운데 감바 오사카와 가시와 레이솔 등 J리그 팀들이 각각 K리그 팀을 물리치고 모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K리그 네 팀 가운데 전북 현대만 살아남았고 중국 리그에서도 광저우 에버그란데만 생존했다. 8강전은 8월 25일과 9월 15일에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진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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