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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김영권, 아내에게 감사 전하며 울먹인 이유는 [프로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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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김영권, 아내에게 감사 전하며 울먹인 이유는 [프로축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12.04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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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글 김진수·사진 손힘찬 기자] 김영권(33·울산 현대)은 4일 서울시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MVP(최우수선수)에 오른 뒤 소감을 말하던 도중 “마지막으로 감사해야 할 사람”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입이 떨어지지 않는 듯 잠시 침묵했다. 이내 울먹거린 그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아내에 대한 말이었다.

“이 트로피는 여보의 땀과 노력이 하나하나 들어가 있는 트로피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아이들 예쁘게 키워줘서 고맙고 나를 이렇게 멋진 축구 선수로 만들어줘서 정말 고마워”라고 했다.

울산현대 김영권이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진행된 ‘하나원큐 K리그 어워즈(시상식) 2023’에서 MVP 트로피를 든 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울산현대 김영권이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진행된 ‘하나원큐 K리그 어워즈(시상식) 2023’에서 MVP 트로피를 든 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이를 바라보는 김영권의 아내 박세진 씨도 눈물을 흘렸다.

김영권은 시상식을 마친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내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그는 “제가 가정적으로 최대한 살려고 노력하는데 축구를 하다 보니 잘 안되더라”며 “집안일을 신경 못 쓰다 보니 아내가 혼자 해야 할 일이 점점 많아져 아내도 힘들어하는 걸 봤다. 티 한 번 안 내고 끝까지 절 위하는 걸 보고 그게 너무 생각나 울컥했다”고 말했다.

산현대 김영권(왼쪽부터), 홍명보 감독, 광주 FC 정호연이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진행된 ‘하나원큐 K리그 어워즈(시상식) 2023’에서 트로피를 든 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산현대 김영권(왼쪽부터), 홍명보 감독, 광주 FC 정호연이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진행된 ‘하나원큐 K리그 어워즈(시상식) 2023’에서 트로피를 든 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국가대표 수비수인 김영권은 K리그 입성 2시즌 만에 최고의 자리인 MVP에 올랐다. 그는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에서 뛰다 2021년 12월 울산과 계약했다.

올 시즌 32경기를 뛰면 팀의 안정적인 수비를 이끌며 울산의 K리그1 2연패(連霸)를 이끌었다. 그는 MVP 부문 투표에서 감독 6표, 주장 4표, 미디어 55표를 받아 환산점수 44.13%로 41.76%를 기록한 제카(포항 스틸러스)를 근소하게 앞섰다.

전주대를 졸업한 김영권은 J리그 FC 도쿄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FC 도쿄(2010~2011), 오미야 아르디자(2011~2012), 중국 리그 광저우 헝다 타오바오(2012~2018), 감바 오사카(2019~2021) 등 해외에서만 뛰다 울산을 통해 K리그에서 처음으로 국내리그에서 뛰고 있다.

올해 중반에는 중동에서 제안이 왔지만 홍명보 감독과의 면담 이후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영권은 “사실 오퍼가 왔을 때는 당연히 사람인지라 가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면서도 “(홍명보) 감독님과 2~3시간의 면담을 한 후에 가지 않기로 결정했는데,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선택(하는 방법을) 그때 많이 배웠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정말 후회가 없고 여기 남아 있길 잘했다는 생각을 감독님이 만들어주셨다”며 “금전적인 부분이 아쉽지만 그것과 바꿀 수 없는 MVP라는 자리로 충분히 충족됐다”고 했다.

김영권은 “(제 경력의) 마지막 페이지는, 팬들이 저를 봤을 때, 축구에 대해 필요한 존재든 아니든 대표팀에 진심이었구나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현대 홍명보 감독이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진행된 ‘하나원큐 K리그 어워즈(시상식) 2023’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뒤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울산현대 홍명보 감독이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진행된 ‘하나원큐 K리그 어워즈(시상식) 2023’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뒤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울산의 2연패를 이끌며 2년 연속 감독상을 받은 홍명보 감독은 3연패 달성과 관련한 질문에 “누군가는 (울산의) 우승에 대해 굉장히 강한 저지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이겨내느냐 못 이겨내느냐가 우승을 하느냐가 못하느냐의 차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명보 감독은 올 시즌 전환점이 된 시기로 올해 6월 인스타그램에서 박용우와 이명재, 이규성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이 됐던 순간을 꼽았다. 이후 박용우는 7월 알아인으로 이적했다.

홍명보 감독은 “(SNS 논란이 됐던) 그 시기부터 박용우가 이적한 그 시점이 전환점이 됐다”며 “축구 외적으로 팀이 나가는 방향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어려운 시점이었다”고 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슬기롭게 잘 넘겨왔다는 생각을 하지만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저를 포함한 코칭스태프에게 큰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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