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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 죽음의 바다', 역사 기록과 '이것'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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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 죽음의 바다', 역사 기록과 '이것'이 다르다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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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글 나혜인·사진 손힘찬 기자]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이 '노량: 죽음의 바다'를 통해 완성된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가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최초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현장은 3부작의 대미를 선보이는 김한민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윤석,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김성규, 이규형, 이무생, 최덕문, 안보현, 박명훈, 박훈, 문정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노량'은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김한민 감독의 전작 '명량'(2014), '한산: 용의 출현'(2022)과 함께 이순신 3부작에 해당한다. 앞선 두 작품의 누적 관객 수 합만 2400만명이 훌쩍 넘는 대작으로, 1700만 관객을 모은 '명량'은 10년 가까이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 정상을 지키고 있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출연진 및 감독.

신작의 배경이 되는 노량 해전은 1598년 12월 16일 벌어진 전투로, 임진왜란에서 정유재란으로 이어지는 7년 전쟁을 끝낸 역사적인 순간이자 이순신 장군의 불씨가 꺼진 마지막 해전이다. 숨을 거두면서도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며 아군의 사기를 높인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는 수년이 지난 지금도 큰 울림을 주고 있다.

◆ '노량'과 노량 해전의 차이

이번 작품은 러닝타임 153분 중 100분이 해상 전투신에 해당할 정도로 VFX는 물론 촬영, 연기 등에 공을 쏟았다. 김한민 감독은 "노량 해전은 역사적인 기록 자체도 너무 큰 해전이었고 조선 장수들뿐만 아니라 명나라 장수들도 죽은 해전이다. 그만큼 치열했고 근접하게 싸운 난전이었다"며 "그 전장의 중심에 이순신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해상 전투에서의 이순신을 온전히 따라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한민 감독이 그려낸 노량 해전은 역사적인 기록과 다소 다른 지점이 있다. 역사 기록에는 거북선이 등장하지 않지만 극중에서는 거북선 두 척이 등장해 왜군을 위협하고, 이순신 장군의 유언 또한 널리 알려진 문구를 사용하지 않고 담백하게 그려낸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김한민 감독은 거북선 등장에 대해 "기록에는 남아있지 않지만 후대로 갈수록 거북선이 많이 만들어졌다. 추측하건대 거북선은 재건됐을 것"이라며 "특히 거북선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가 굉장해 사용했다. 거북선은 조선 병사들의 사기에 큰 영향을 줬을 거다. 조선 병사들에게 의지가 됐으면 하는 생각에 넣었다"고 밝혔다.

마지막 장면은 "진실되게 담아보자"는 생각에서 탄생했다. 그는 "전쟁 속에서 치러지는 죽음인 만큼 큰 오열이 있어서도 안 됐다. 싸움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담백하게 표현하는 것이 진정성과 진실함을 담을 수 있고, 상황적인 지점에서도 개연성이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저는 항상 그 장면을 보면 운다. 감독이지만 왜 그렇게 이야기가 슬픈지 모르겠다"며 "이순신 장군의 유언에 저희가 담고자 했던 '노량'의 정수가 담겨있다"고 덧붙였다.

김윤석.

◆ 김윤석의 이순신, '끝'이 아니다

'명량'의 이순신이 최민식, '한산'의 이순신이 박해일이 살려냈다면 '노량'의 이순신은 김윤석이 숨을 불어넣었다. 김윤석은 "'명량', '한산', '노량' 중 한 작품을 한다면 '노량'을 하고 싶었다"고 솔직한 답변을 내놓으며 "'노량'은 7년 전쟁의 모든 것을 담을 수밖에 없고 끝이 아닌 7년 이후를 바라보는 장군님의 생각, 이 전쟁을 어떻게 올바르게 끝맺고자 하는지, 후손들에게 어떤 정신을 물려주고자 하는지 등을 담아내는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한민 감독님께서 속내는 가늠할 수 없지만 신념에 찬 단호함이 있어서 믿고 따르고 싶은, 그래서 더 외로운 장군님을 표현해달라는 주문이 있었다"며 "모두가 이 전쟁을 그만하자고 할 때 (전쟁을 계속한) 이순신 장군님의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찾는 것이 가장 힘들었지만 동시에 벅차오르기도 했다"고 이순신 장군을 표현한 과정을 전했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또한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은 '노량'을 끝으로 막을 내리지만 계속해서 이순신 장군의 작품이 탄생하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외국영화를 봐도 '덩케르크'(2017) 같이 제2차 세계대전, 태평양 전쟁 등 같은 내용의 영화 수십편이 배역과 배우, 감독을 바꿔가면서 계속 만들어진다"며 "저도 어릴 때 김진규 선생님께서 하신 '성웅 이순신'(1971)을 보면서 많이 울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물론 잘해봤자 본전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역할이고, 너무 영광스러우면서 부담스러운 역할이다. 내려놓고, 내려놓고, 또 내려놓다 보면 겨우 장군님의 실체가 느껴지는 정도다. 기를 쓰고 잘해야 하고 어마어마한 열정의 에너지를 뿜어서 다가가야 한다. 아니면 장님 코끼리 만지듯 파악하지 못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며 "'명량', '한산'의 이순신 장군님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으면서 '노량'의 역할을 만들었다. 제 바람은 앞으로도 더 뛰어나고 훌륭한 연기자가 또 다른 감독님과 함께 장군님의 모습을 잇는 것"이라고 소망했다.

'노량'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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