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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굽은 등 여전... 효자손은 '천만 듀오' [연예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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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굽은 등 여전... 효자손은 '천만 듀오' [연예결산]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12.2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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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후 5년. 야속한 시간은 흐르고 흘러 일상 회복으로 닿았지만 극장가는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다. 각 배급사가 자신한 제작비 200억 이상의 텐트폴 영화도 누적 관객 수 100만명을 넘기면 다행, '흥행' 타이틀은 300만 달성만으로도 쉽게 붙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러나 메마른 땅에도 꽃은 핀다는 말처럼 구원투수로 나선 '천만 듀오'가 있으니. 지난 5월 개봉해 1068만명의 관객을 모은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와 11월 개봉해 누적 관객 수 1111만명을 돌파한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이 그 주인공이다. 5월의 봄에 출격해 극장가 봄바람을 불고 온 '범죄도시3'에 이어 제목처럼 '극장의 봄'을 가져다 준 '서울의 봄'은 극장가 부활과 함께 한국영화 르네상스의 부활을 꿈꾸게 했다.

여기에 개봉 9일 만에 누적 관객 수 265만명을 돌파한 마지막 주자 '노량: 죽음의 바다'가 2023년 대미를 장식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극장가, 코로나 이전 '절반 수준' 회복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9일 기준 2023년 한국영화 누적 관객 수는 5915만9440명, 매출액은 5823억8313만8752원이다. 지난해 누적 관객 수는 6279만2561명, 매출액은 6309억7998만7869원으로, 개봉 편수는 653편으로 지난해 772편보다 100여 편 이상 줄었지만 관객 수와 매출액은 모두 상승했다. 그만큼 한국영화를 향한 관객의 관심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배우·방송인노동조합(SAG-AFTRA) 파업 등의 영향으로 해외 대작들의 개봉이 연기된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해외 개봉작은 지난해와 비교해 150여 편이 줄어들었다. 2023년 최고 기대작이었던 '듄: 파트2' 역시 미국 내 파업 여파로 내년으로 개봉을 미뤘다.

개봉 편수는 대폭 줄었지만 '엘리멘탈',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등 해외 애니메이션의 폭발적인 흥행으로 외국영화 누적 관객 수는 지난해 5001만2533명보다 1300만명 증가한 6391만4292명을 기록했다. 시리즈 최대 흥행을 이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최고 화제작으로 등극한 '괴물' 등도 국내 관객의 관심에 힘을 보탰다.

전체 관객 수 및 매출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정확히 절반 수준의 회복으로 나타났다. 2019년 관객 수는 2억2667만8777명, 2023년 관객 수는 1억2307만3732명으로, 팬데믹 발발 당시 5952만3967명으로 추락했던 관객 수를 2배 이상 회복했다. 매출액은 티켓값 상승과 특별관 수익 등으로 1조2406억9477만7684원을 기록하며 팬데믹 이전(1조9139억8908만68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BEP 돌파 7편 전부, 개봉 대기 작품만 수십편

극장가 회복세는 확실하지만 영화업계는 2년째 '회복'만 기원하는 상황이다. 흥행작과 비흥행작의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것. 텐트폴 영화가 누적 관객 수 100만명도 넘지 못하는 현실은 업계인들에게 충격을 다가왔다.

올해 손익분기점(BEP)을 넘은 한국 영화는 총 7편에 그친다. 천만 영화 '서울의 봄', '범죄도시3'을 비롯해 여름 성수기를 달군 '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 작은 영화의 힘을 보여준 '30일', '잠', '달짝지근해: 7510' 등이 각자의 몫을 해냈다.

하지만 '교섭', '더 문', '비공식 작전', '1947 보스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등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 대실패를 맛보며 극장 밖으로 사라졌다. 특히 '신과 함께' 시리즈로 쌍천만을 완성한 김용화 감독의 신작 '더 문'이 여름 대전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누적 관객 수 51만명에 그쳐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더 문'은 제작비 280억원이 이르는 텐트폴 대작으로 600만명 이상을 모아야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 출신 배우 도경수와 믿고 보는 배우 설경구의 조합에 국내 최고 VFX 수준의 영상미, 김용화 감독만의 울림이 담긴 스토리 등을 총동원했지만 관객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박병은(왼쪽부터), 설경구, 조한철, 김희애, 최병모, 도경수, 김용화 감독, 홍승희 등 영화 ‘더 문’ 출연진. [사진=스포츠Q(큐) DB]
박병은(왼쪽부터), 설경구, 조한철, 김희애, 최병모, 도경수, 김용화 감독, 홍승희 등 영화 ‘더 문’ 출연진. [사진=스포츠Q(큐) DB]

'더 문'의 실패 요인으로는 여름 대작 경쟁이 꼽히기도 했다. 팬데믹으로 개봉하지 못한 작품들을 하루 빨리 선보여야 했던 배급사들이 일주일 간격으로 대작들을 쏟아내며 불필요한 경쟁을 펼쳤다. 이에 첫 타자로 나선 '밀수'와 가장 마지막으로 개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달리 중간에 위치한 '비공식 작전'과 '더 문'은 텐트폴 타이틀이 무색하게 일반적인 개봉작보다 주목받지 못했다. 높아진 티켓 가격 부담 상황에서 다양한 선택권이 극장 관람 횟수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스크린에 오르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작품은 여전히 수십편에 이른다. 2019년 크랭크인한 최민식, 박해일 주연의 '행복의 나라로'(감독 임상수)는 물론 송강호, 박정민, 박명훈, 장윤주, 이민지 등이 출연한 '1승'(감독 신연식), 박보검, 수지, 정유미, 최우식, 탕웨이 등이 출연하는 '원더랜드'(감독 김태용) 등 기대작도 아직 빛을 보지 못했다.

다가오는 2024년은 '듄: 파트2'를 포함해 '웡카', '아가일',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등 할리우드 대작들이 국내 강타를 예고하고 있어 한국영화와 외국영화 사이 입지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는 오는 10일 개봉하는 '외계+인 2부'를 시작으로 24일 개봉하는 '시민덕희', '세기말의 사랑', 2월 개봉을 계획 중인 '파묘' 등이 '서울의 봄'과 '노량'의 배턴을 이어받는다. 황정민 염정아 주연의 '크로스'는 2월 개봉을 계획했으나 출연 배우인 전혜진이 갑작스럽게 남편 이선균을 잃은 사건으로 개봉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봄 기운을 두른 한국영화와 국내 극장가가 2024년에는 회복을 넘어 정상화를 거머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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