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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없다”는 우려에 염기훈 “경험만 없을 뿐”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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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없다”는 우려에 염기훈 “경험만 없을 뿐” [SQ현장]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1.11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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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팬들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감독) 경험이 없는 것도 사실인데요. 경험만 없을 뿐이지 다른 지도자들처럼 열심히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닙니다. 더 열심히 상대 팀을 분석해서 이기고 노력할 자신 있습니다. 경험만 없을 뿐인지 (축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염기훈(41) 수원 삼성 감독은 ‘팬들이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다’는 말에 몇 번이나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험만 없을 뿐 더 노력하겠다는 의미였다. 염기훈 감독은 11일 경기도 화성시 수원삼성축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앞서 수원 삼성 서포터즈 '프렌테 트리콜로'는 지난달 염기훈 감독의 선임을 일찌감치 반대했다. 서포터즈는 “프로에서 정식 감독으로 지휘 경험이 없는 감독은 승격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아니다”라며 “재창단의 각오로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본인들의 말과는 전혀 다른 행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간 구단의 행태로 미루어 보아 감독에게 전권을 부여할지 또한 의문”이라고 했다.

염기훈 수원 삼성 감독과 박경훈 단장이 11일 경기도 화성시 수원삼성축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염기훈 수원 삼성 감독과 박경훈 단장이 11일 경기도 화성시 수원삼성축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수원은 지난 시즌 어수선했다. 이병근 감독 체제로 정규시즌을 출발했지만 성적 부진을 이유로 불과 3개월여 만인 5월 경질했다. 이어 김병수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지만 이번엔 5개월 만에 경질했다. 이번에도 성적 부진이 이유였다. 플레잉코치였던 수원의 레전드 염기훈을 감독대행으로 임명하고 남은 시즌을 치렀다. 별 다른 해법 없이 사령탑만 교체하면서 반등을 노렸지만 역시나 잘 될 수 없었다. 수원은 12개 구단 중 최하위에 그쳐 1995년 창단 후 처음으로 올 시즌 K리그2(2부)에서 뛴다.

염기훈 감독은 “제가 감독대행을 할 때도 두려웠다. 하지만 제가 플레잉코치를 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사실 계산이 빨랐으면 안 했을 거다. 지도자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나. 팀만 바라보고 (감독직을 수락) 했다”고 했다. 이어 “(감독대행 시절)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면서 변화가 있었고 그 변화가 있어서 팀을 바꿀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했다.

수원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대표이사와 단장, 감독을 모두 바꿨다. 대표이사에는 강우영 제일기획 부사장, 단장에는 최근까지 박경훈 전 부산 아이파크에서 테크니컬 어드바이저가 임명됐다. 수원에 경기인 출신이 단장을 맡은 건 안기헌(2003~2010년) 전 단장 이후 2번째다. 그는 포항제철 돌핀스와 아톰즈에서 뛰었다. 사령탑으로는 U-17(17세 이하)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과 제주 유나이티드, 성남 FC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K리그 1~2부에서 모두 사령탑 경험이 있다. 2008~2009년에는 전주대 축구학과 교수, 2021년부터는 약 2년 6개월 동안 대한축구협회 전무 이사를 역임했다. 

염기훈(오른쪽) 수원 삼성 감독과 박경훈 단장이 11일 경기도 화성시 수원삼성축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취임 기자회견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박경훈 단장은 “변화를 통해 팀이나 프런트가 변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감독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경험에 대해 충분히 피드백을 주고 어드바이저(조언)을 해서 모든 사람들이 갈망하는 승격, 그리고 명문구단으로의 재건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염기훈 감독은 최근 전북 현대로 이적한 권창훈에 대해선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권창훈은 수원 삼성 유스 매탄고 출신으로, 2013년 수원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뒤 2016년까지 뛰었다. 이어 프랑스와 독일에서 뛴 후 2021년 6월 수원으로 돌아왔다. 2021년 말부터 지난해 6월까지 김천상무에서 복무했다. 지난해 6월 제대했지만 부상 때문에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K리그 통산 144경기에서 21득점 10도움을 올린 국가대표 출신이다.

권창훈의 이적에 일부 수원 팬들은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염기훈 감독은 “창훈이와 통화를 했는데 죄송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며 “창훈이가 해외 진출의 희망이 있다고 얘기했다. 자기도 많은 고민을 했고 저도 감독직을 선택한 것처럼 창훈이가 FA(자유계약선수)이기 때문에 창훈이의 선택도 존중해줘야 한다”고 했다. 수원은 12일 전지훈련지인 태국 방콕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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