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사실 제가 두 번 넘어뜨렸기 때문에 제가 이겼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감독님께 당하는 느낌이 더 나을 것 같아서 블록슛을 하라고 했는데 점프를 못 하시더라고요. 아쉽게 연출되진 않았지만 지금 아니면 때릴 기회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일부터 훈련하는 데 다시 말을 잘 들을 생각입니다.”
14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을 받은 팀 크블몽의 이관희(36·창원 LG 세이커스)는 조상현 LG 감독과의 사제 대결을 벌인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둘의 맞대결은 3쿼터에 이뤄졌다. 이관희는 이날 김주성 원주 DB 프로미 감독이 지휘한 팀 크블몽 소속으로 나왔고 조상현 감독은 팀 공아지의 사령탑을 맡았다. 코트에서 이관희와 조상현 감독의 맞대결이 벌어졌다. 이관희는 조상현 감독을 적극적으로 막았고 조상현 감독이 코트에 넘어졌다. 조상현 감독은 3점슛 라인에서 ‘할리우드 액션’까지 하며 파울을 얻었다.
반대로 조상현 감독은 이관희의 공격을 막을 때 이관희의 뒤통수를 일부러 때리기까지 했다.
이관희는 이날 올스타전에서 팬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선사했다. 1쿼터에는 팀 공아지의 이정현(서울 삼성 썬더스)과 1:1 맞대결을 했다. 둘은 KBL의 대표 앙숙. 만날 때마다 과도한 몸싸움을 벌여 파울을 범한다. 이정현이 이관희를 상대로 2점슛을 성공한 데 이어 파울을 얻어 추가 자유투 기회까지 얻었다.
둘의 맞대결은 한 번 이뤄질 수 있었지만 같은 공아지 팀의 양홍석(LG)이 이관희의 공을 뺏으면서 기회가 사라졌다. 이관희는 “옷깃만 스쳐도 파울을 얻는 선수니까 할 말이 없다”며 이정현을 의식하는 듯한 말을 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유시은 씨를 포함한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솔로지옥 시즌3’ 출연진이 찾았다. 이관희는 이 프로그램 출연자다.
그는 “농구를 처음 보는 친구들”이라며 “얘기를 했더니 다들 너무 오고 싶다고 해서 어렵게 초대했다. 방송이 끝난 지 얼마 안 됐다. 많은 팬들이 재미있게 봤다고 해주셔서 체육관에 친구들을 부르면 팬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해서 KBL에 부탁했다 바빠서 다 오진 못했지만 팬서비스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선수들은 경기장에 입장할 때 한 명씩 춤을 췄는데 이관희는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는 “오늘 아침 6시 반에 일어나서 했다. 연습이 부족했는지 파트를 까먹어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제대로 연습해서 제 SNS(인스타그램)에 제대로 연습해서 (영상을) 업로드하겠다”고 했다.
올스타전을 마친 KBL은 17일부터 후반기에 돌입한다. LG는 19승 12패(승률 0.613)로 4위를 달리고 있다. 이관희는 “3~4라운드 주춤했던 건 아셈 마레이가 부상 때문에 못 뛰었기 때문”이라며 “저희 팀 중심인데 마레이가 건강하게 돌아온다면 (2위인) 서울 SK 나이츠를 쫓아 2위까지 가보려고 한다. 감독님이 잠 한숨 안자고 준비하는 걸로 안다”고 했다.
이날 51점을 넣으며 올스타전 MVP(최우수선수)에 오른 자밀 워니(서울 SK 나이츠)는 전 팀 동료 최준용(부산 KCC 이지스)과 함께 뛰어서 좋았다고 했다. 둘은 지난 시즌까지 SK에서 함께 뛰었다. 그는 “어제도 경기뿐 아니라 며칠 동안 같이 어울리면서 지냈는데 좋았다”고 했다. 이어 “경리 중에 최준용이 골 많이 넣으라고 계속 얘기해줬다”며 “연장 가서도 최준용이 계속 공을 줘서 득점을 많이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워니는 이날 51점을 넣으며 팀 공아지가 팀 크블몽을 135-128로 꺾는 데 1등 공신을 했다. 워니의 이날 득점은 2005~2006시즌 올스타전에서 리 벤슨(당시 대구 오리온스)의 62점에 이은 역대 올스타전 최다득점 2위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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