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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구하러 랜디 존슨의 딸 왔다 [프로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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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구하러 랜디 존슨의 딸 왔다 [프로배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1.2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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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최근 외인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의 극심한 부진으로 고심하던 V리그 여자부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가 외인을 교체했다. 메이저리그(MLB) 레전드로 이름을 날린 랜디 존슨(60)의 딸 윌로우 존슨(25·미국)이 주인공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2시즌 동안 동행한 엘레나와의 계약을 마무리하고 미국의 프로리그 애슬레틱 언리미티드에서 활약한 윌로우 존슨과 영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존슨은 지난 20일 입국했고 비자 취득 등의 절차를 거쳤다.

윌로우 존슨은 “평소 K문화에 관심이 많았고 한국리그에서 뛰는 것이 꿈이었다“며 ”한국의 전통적인 명문구단인 흥국생명에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 뛰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리그의 수준이 기대되고 핑크스파이더스를 우승으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윌로우 존슨. [사진=흥국생명 제공]
윌로우 존슨. [사진=흥국생명 제공]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존슨은 오른쪽에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갈 잠재력을 갖춘 선수“라며 ”시원한 공격력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선수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윌로우 존슨은 2020년 미국 오리건 주립대를 졸업하고 튀르키예, 미국리그에서 뛰었다. 2018년 미국배구지도자협회(AVCA) 우수선수상을 받았다. 2022~2023, 2023~2024 V리그 외인 선수 드래프트에 신청했지만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는 아포짓 스파이커로 키가 191cm다. 아버지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아버지 랜디 존슨과 같은 왼손잡이다. 랜디 존슨은 키 208cm로 ‘빅 유닛’이라는 별명으로 MLB를 정상을 누렸다. 그는 MLB 통산 4135⅓이닝을 던지면서 303승 166패 평균자책점 3.29의 화려한 성적을 남겼다.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던 윌로우 존슨. [사진=KOVO 제공]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던 윌로우 존슨. [사진=KOVO 제공]

탈삼진 4875개로 MLB 역대 탈삼진 순위 2위에 올라있다. 양대리그 최고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을 5번이나 받았다. 올스타에는 10번이나 선정됐다. 1988시즌에 데뷔해 2009시즌을 마치고 은퇴했다.

2016년 97.3%의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1999시즌부터 2004시즌까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김병현과 뛰어 한국팬들에게도 익숙하다. 김병현은 1999시즌부터 2003시즌 초반까지 애리조나에서 뛰었다. 둘은 2001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합작했다.

옐레나는 V리그 입성 3번째 시즌 도중에 짐을 싸게 됐다. 그는 2021~2022시즌 대전 KGC인삼공사(정관장 레드스파크스 전신)를 통해 V리그 유니폼을 입었다. 2022-2023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으로 이적해 지난 시즌까지 2시즌 뛰었다. 지난 시즌 36경기에서 득점 821점(3위), 공격성공률 42.79%(4위), 세트당 서브 0.25개(2위)로 활약하며 흥국생명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 20일 윌로우 존슨의 입국 당시 모습. [사진=KOVO 제공]
지난 20일 윌로우 존슨의 입국 당시 모습. [사진=KOVO 제공]

하지만 올 시즌 갑작스러운 부진에 빠진 후 탈출하지 못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경기력이 들쑥날쑥했던 그는 지난 12일 김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전에서 8점 공격성공률 20%로 시즌 최악의 성적표를 남겼다.

2경기 연속 공격 성공률이 20%대에 그치자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전반기 최종전인 지난 18일 GS칼텍스 서울KIXX와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장충 경기에서 옐레나를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에서 뺐다.

흥국생명은 이날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 옐레나는 12득점, 공격성공률 37.04%에 그쳤다. 이 경기가 옐레나의 마지막 경기가 됐다. 아본단자 감독은 이 경기를 마치고 “옐레나의 경기력이 좋지 않고 태도도 아쉽다”고 했다.

외인 의존도가 높은 V리그에서 외인의 부진은 팀 성적 하락과 직결된다. 흥국생명은 전반기 정규리그 2위(승점 50·18승 6패)로 마쳤다. 하지만 11승 1패를 거둔 1~2라운드와 대조적으로 3~4라운드에서 7승 5패로 성적이 떨어졌다.

옐레나가 부진하면 김연경의 부담도 늘어난다. 선두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승점 58)와는 승점 8점 차.

V리그가 올스타전 휴식기에 돌입한 가운데 윌로우 존슨의 데뷔전은 오는 30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김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전이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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