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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기로 KIA 김종국, 후임 감독 짐 무겁다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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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기로 KIA 김종국, 후임 감독 짐 무겁다 [프로야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1.3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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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진갑용 KIA(기아) 타이거즈 수석코치는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눈시울을 붉혔다.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질문을 받고서였다.

검찰이 김종국 KIA 전 감독과 장정석 전 KIA 단장에 대해 배임수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 몇 시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진갑용 코치는 혼란스러운 팀 상황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그는 “같은 팀원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한 번 더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종국 전 감독이 구속 기로에 서면서 KIA는 일단 진갑용 코치 체제에서 스프링캠프에 돌입한다. 코치진은 29일 출국했고 선수단은 30일 스프링캠프지인 호주 캔버라로 떠난다. 진갑용 코치는 “선수들은 직접적으로 (아직) 보진 못했지만 많이 어수선할 거다. 내일이면 선수들 볼 건데 팀을 잘 추슬려서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김종국 전 KIA 타이거즈 감독. [사진=KIA  제공]

진갑용 코치가 인터뷰를 마치고 얼마 안 돼 KIA는 김종국 감독과 계약 해지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구단은 “검찰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품위손상행위로 판단해 김종국 감독과 계약 해지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이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후임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했다.

공식 사과문도 올렸다. KIA는 "이번 사안에 대해 큰 책임을 통감하며 과오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감독 및 코칭스태프 인선 프로세스 개선, 구단 구성원들의 준법 교육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며 "향후 구단 운영이 빠르게 정상화 될 수 있도록 후속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은 구단 후원사인 한 커피 업체로부터 각각 1억원대,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구단과 후원 협약을 맺는 것 등을 도와달라는 취지로 여러 차례에 걸쳐 김종국 전 감독에게 금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장정석 전 단장이 협상 과정에서 당시 같은 팀 포수였던 박동원(현 LG·엘지 트윈스)에게 뒷돈을 요구했다는 신고를 접수해 지난해 4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같은 해 11월 30일 장정석 전 단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 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이 과정에서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이 같은 커피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장정석 전 KIA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 [사진=KIA 제공]
장정석 전 KIA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 [사진=KIA 제공]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0일 오전 10시 30분 배임수재 등 혐의를 받는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하고 구속 필요성을 심리한다.

이로써 김종국 감독은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아직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온 건 아니지만 현직 감독에게 구속 영장이 청구됐다는 것만으로도 야구계에 초유의 사태다.

김종국 감독은 1996시즌 1차 지명으로 해태 타이거즈(KIA 전신) 유니폼을 입었다. 코치부터 감독까지 줄곧 한 유니폼만 입은 ‘원 클럽맨’이다. 선수로 2009시즌까지 14시즌까지 선수로 뛰었고 2010년 공식 은퇴했다. 2011시즌부터 KIA에서 줄곧 코치를 맡았다. 2021시즌을 마친 뒤 KIA 지휘봉을 잡았다.

선수 시절에는 ‘국가대표 유격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감독으로서는 만만치 않았다. 첫해였던 2022시즌 5위로 간신히 ‘가을야구’로 팀을 이끌었다. 2023시즌에는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KIA는 포수 김태군과 3년에 연봉 20억, 옵션 5억원 등 총 25억원에 계약했다. 내부 FA였던 김선빈(3년 총액 30억원)과 고종욱(2년 5억원)을 잡았고 최형우와는 비(非) FA 다년 계약(1+1년 22억원)을 하면서 전력을 유지했다.

전력 손실이 없고 이의리, 김도영, 최지민 등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좋아지면서 올 시즌 강력한 가을야구 후보로 거론되고 있었다. 하지만 한 해 농사의 가장 중요한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감독이 부재하게 되는 악재가 발생했다.

KIA는 한국시리즈 최다인 11회 우승을 달성한 KBO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다. 열성적인 팬들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2년 연속 개막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에 말려들면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어떤 후임 감독이 온다고 하더라도 그 어깨가 상당히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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