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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슈팅 0, 월드컵도 아니고 [아시안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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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슈팅 0, 월드컵도 아니고 [아시안컵]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4.02.07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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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유효슈팅 0.

이렇게 못할 수가 있을까. 아시안컵에서 나온 데이터가 맞나 싶은 결과가 나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0-2로 마쳤다.

너무 일방적으로 밀려 안타까움조차 들지 않는 졸전이었다. 스코어도 스코어지만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골문 안으로 향하는 슈팅 하나가 없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취한 한국 축구의 민낯이라 할 수 있다.

손흥민이 2023 아시안컵 준결승 패배 후 얼굴을 감싸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적인 센터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수비진에서 어느 정도의 고전이 예상됐다지만 이 정도로 참혹하게 당할 줄 몰랐다. 프랑스 리그1에서 뛰는 요르단의 골잡이 무사 알타마리(몽펠리에)는 마음껏 한국 중원과 뒷문을 농락했다.

피파랭킹으로 보나 상대 성적으로 보나 져서는 안 되는 경기였다. 한국은 23위고, 요르단은 64계단 아래인 87위다. 역대 전적은 3승 3무였다. 게다가 한국은 초대인 1956년, 2회인 1960년까지 대회 2연패를 일군 이후 한 번도 아시안컵 정상에 서지 못해 64년 만의 한풀이에 도전하던 차였다.

그런데 마치 1990년대 월드컵 본선에서 강호들을 만나 처참히 무너질 때가 떠오르는 참패를 당했다. 이는 월드컵 알제리전 완패, 중국에 사상 첫 패, 카타르에 33년 만에 패배 등 이른바 한국 축구 ‘역대 주요 참사’에 리스트업되도 무방한 굴욕이다. 슈팅수 8-17, 유효슈팅 0-7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중원에서 중심을 잡아야 할 박용우(알아인)와 황인범(즈베즈다)은 실수를 반복했고 김영권과 정승현(이상 울산HD)은 빠르고 힘 좋은 요르단 공격수들을 자꾸 놓쳤다. 아무리 김민재가 없다 해도 이토록 뚫릴 줄이야. 골키퍼 조현우(울산HD)의 선방이 없었다면 0-2가 아니라 0-4, 0-5가 될 뻔 했다.

2023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마치고 탈락이 확정되자 한국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주저앉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타마리의 화려한 드리블에 속수무책으로 당해 2골 차가 됐는데도 이렇다 할 위협적인 장면이 나오지 않자 축구팬들은 경악했다. 양현준(셀틱),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조규성(미트윌란) 등 유럽파 공격수들을 투입해 변화를 줘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결국 유효슈팅 없이 종료 휘슬이 울렸다. 

앞서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우리를 벼랑 끝에 몰아붙이다 2-2 무승부를 거뒀던 요르단은 한국을 사상 처음으로 잡고선 포효했다. 처음으로 아시안컵 결승전에 오르는 겹경사도 맞았다. 대회 최고 스타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보유한 한국을 완벽하게 눌렀으니 축제 분위기가 된 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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