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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이강인 충돌, 관리도 실패한 클린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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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이강인 충돌, 관리도 실패한 클린스만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2.1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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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성과를 평가하는 전력강화위원회가 열리는 15일을 하루 앞둔 14일 대표팀의 내부 분열 사실이 알려지면서 축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랐다. 아시안컵이라는 큰 대회 중 ‘원팀’으로 뭉쳐도 모자란 상황에 몸싸움이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요르단과의 4강전 전날인 지난 5일(현지시간). 이강인과 설영우(울산 HD), 정우영(VfB 슈투트가르트) 등 대표팀의 젊은 선수들이 저녁 식사를 일찍 마치고 탁구를 치러갔다. 저녁을 다소 늦게 먹기 시작한 선수들이 밥을 먹는데 탁구 치는 소리가 시끌벅적하게 들려왔다고 한다.

손흥민과 이강인. [사진=연합뉴스]

손흥민이 이들을 제지했지만 되지 않았다. 이에 화난 손흥민이 이강인의 멱살을 잡았다. 이강인은 주먹질로 맞대응했다. 손흥민은 이강인의 주먹질을 피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둘을 떼놓는 과정에서 오른 손가락이 탈구됐다.

손흥민은 오른손 두 손가락에 테이핑을 한 채 요르단전에 나섰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 이후 일부 고참급 선수들이 클린스만 감독을 찾아가 요르단전에 이강인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을 제외하지 않고 선발 출전 명단에 올렸다.

결국 대표팀은 요르단전에서 전후반 90분 내내 유효슈팅 1개도 날리지 못하는 졸전을 펼치며 0-2로 져 짐을 싸야 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뒤 "내가 앞으로 대표팀을 할 수 있을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감독님께서 저를 더 이상 생각 안 하실 수도 있고 앞으로의 미래는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 발언이 은퇴를 시사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지만 이는 이강인과의 충돌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흥민 등 일부 고참 선수들과 이강인의 갈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탁구 사건을 계기로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과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이강인과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해외파와 국내파 선수들 사이에도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안컵 훈련 때 한 해외파 공격수가 자신에게 강하게 몸싸움을 걸어오는 국내파 수비수에게 불만을 품고 공을 강하게 차며 화풀이하는 장면이 취재진에게 잡히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중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원정 경기 후에는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등 유럽파 선수들이 한국에 일찍 돌아가기 위해 사비로 전세기를 임대해 귀국하기도 했다.

손흥민과 갈등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이강인은 14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남겼다. 그는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손흥민 형과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보도됐다"며 "언제나 저희 대표팀을 응원해 주시는 축구 팬들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스러울 뿐"이라며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께 사과드린다"고 썼다.

이강인은 "축구 팬들께서 저에게 보내주시는 관심과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앞으로는 형들을 도와서 보다 더 좋은 선수, 보더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 [사진=스포츠Q(큐) DB]
클린스만 감독. [사진=스포츠Q(큐) DB]

다만, 선수단도 ‘작은 사회’인만큼 갈등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문제는 이를 통솔하고 정리해야 될 클린스만 감독이 ‘관리 능력’마저 부재했다는 점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그동안 뛰어난 전술가보다는 선수들과 소통을 잘하고 사기를 끌어 올려 경기력을 높이는 매니저형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갈등이 폭발하는 상황까지 나오면서 경질 위기에 놓인 그의 입지는 더 좁아지게 됐다.

선수들을 보호해야 할 대한축구협회(KFA)가 갈등을 재빨리 인정한 부분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남는다. 아시안컵 우승 실패와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결정을 앞두고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선수들의 갈등은 엄연한 사생활인데, 이에 대해 너무 빨리 인정했다는 점이다. 선수단의 갈등은 14일 영국 언론 더 선을 통해 알려졌는데, 선수단 내부 정보가 어떻게 새어나갔는지 팬들은 의문을 보이고 있다.

한편, 축구협회는 15일 오전 11시 축구회관에서 전력강화위원회를 연다. 마이클 뮐러 위원장을 포함해 정재권 위원(한양대 감독), 박태하 위원(포항 스틸러스 감독), 곽효범 위원(인하대 교수), 김현태 위원(대전하나시티즌 전력강화실장), 김영근 위원(경남FC 스카우트), 송주희 위원(경주한수원 감독), 조성환 위원(인천 감독), 최윤겸 위원(충북청주FC 감독), 클린스만 감독이 참석한다. 클린스만 감독과 박태하, 조성환, 최윤겸 위원은 화상으로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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