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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이 튀긴 '닭강정', 먹지 말고 허파에 양보하세요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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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이 튀긴 '닭강정', 먹지 말고 허파에 양보하세요 [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4.03.13 1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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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양동=스포츠Q(큐) 글 나혜인·사진 손힘찬 기자] 닭강정을 먹기만 해봤지 '닭강정으로' 웃어볼 생각을 누가 했겠는가. 발칙한 상상력을 입고 펼쳐지는 푸드 코미디가 시청자를 찾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닭강정'(감독 이병헌)이 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이병헌 감독을 비롯해 배우 류승룡, 안재홍, 김유정이 참석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 분)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 분)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 분)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안재홍(왼쪽), 류승룡이 손 안에 닭강정을 올리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레전드 웃음 콤비 류승룡과 안재홍 그리고 김유정이 의기투합해 세상에 없던 코미디를 완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류승룡은 작품을 소개하기에 앞서 닭 인형을 어깨에 달고 포토타임에 임하는가 하면 안재홍과 함께 닭강정이 된 김유정을 소중하게 들고 쓰리샷을 촬영해 웃음을 자아냈다.

1600만 관객을 달성하며 역대 한국영화 흥행 2위를 달성한 영화 '극한직업'을 비롯해 드라마 '멜로가 체질' 등 스크린과 안방을 모두 사로잡은 이병헌 감독이 특유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위트 넘치는 말맛을 더해 실사화에 도전했다.

이병헌 감독은 "웹툰 원작으로 하는 소재를 찾고 있었다. 재미있겠다 싶은 건 다른 제작사가 들고 갔더라. 남는 거 없나 찾다가 회사에서 추천해 줘서 봤다. 처음에는 헛웃음이 났는데 계속 보게 만드는 힘이 있더라. 며칠 동안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서 제가 해보겠다고 했다"며 "그때가 '극한직업'과 '멜로가 체질' 직후라 자신감도 있었다. 이야기 장점이 분명했고 주제를 확장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작품의 매력은 이 설정 자체다.

원작 웹툰을 영상화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원작 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영상 문법에 비해 과하게 만화적인 작품이었기 때문. 이병헌 감독은 "글을 쓰면서 현타가 오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어 "이런 작품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용기다. '이건 재미있어'라고 스스로 최면을 걸고 다독이는 방법도 있지만 원작을 챙겨볼 수록 제작을 결정한 것이 옳다고 느꼈다"며 "원작은 장점도 뚜렷하고 단점도 뚜렷하다. 장점은 원작 중반까지의 모든 것이고 단점은 중반 이후인데 그 부분을 저희가 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드라마를 다 봤을 때 넌지시 생각해볼 수 있는 무언가를 넣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안재홍(왼쪽부터), 김유정, 이병헌 감독. 류승룡.
안재홍(왼쪽부터), 김유정, 이병헌 감독. 류승룡.

배우들에게 참여를 결심한 이유를 묻자 류승룡은 "로그라인 한 줄이 신선했다. 작품 전면에 딸이 닭강정으로 변한다.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고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전개돼서 큰 매력에 빠졌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겠구나 설레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답했다.

안재홍은 "대본을 보는데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것을 넘어 상상조차 해볼 수 없는 신나고 쾌감 넘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닭강정을 먹는 것처럼 맛있고 기분 좋아지는 작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너무 함께 하고 싶었고 한 번 맛 보면 멈출 수 없는 맛을 가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순간 10회를 보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것"이라고 작품 매력을 강조했다.

김유정은 "좋은 기회로 닭강정 대본을 읽게 됐다. 대본을 볼 때부터 혼자 웃으면서 봤다. 이전부터 이병헌 감독님의 작품을 좋아했다. '멜로가 체질'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대본집을 선물 받을 정도다.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이야기했다.

류승룡은 닭강정이 된 딸을 되돌리기 위해 분투하는 '딸바보'이자 모든기계 사장 '최선만'으로 열연했다. 그는 최선만에 대해 "모든기계 사장이자 사랑하는 딸의 아빠다. 평범하게 살고 있던 중 딸이 닭강정으로 변해서 최선을 다해 딸을 구하려는 인물"이라며 "닭강정으로 분한 김유정 씨가 영혼을 불어 넣어줘서 '테이큰'의 리암 니슨처럼 몰입해서 연기했다. 리암 니슨과 저의 빅매치가 될 것"이라고 말해 기대를 모았다.

오리지널 시리즈 ‘닭강정’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오리지널 시리즈 ‘닭강정’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극한직업', '무빙'에 이어 닭과의 인연을 이어가는 류승룡에게 '닭'이란 "고마운 동물"이었다. 류승룡은 "인간을 이롭게 한다"며 "단백질 공급원이기도 하고, 21일 만에 부화가 돼 빨리 섭취할 수 있고, 유정란과 무정란을 낳아서 여러 가지로 이로운 동물"이라고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병헌 감독과 재회한 심정에 대해서는 "감독님 설계도인 대본 자체가 탄탄했다. 저희는 (감독님을) '나른한 천재'라고 표현하는데 엉뚱함 속에 진지함이 있고 진지함 속에 엉뚱함이 있다. 대본을 웃으며 보는데 그 안에 진한 여운이 있다. 마음껏 놀 수 있는 장을 열어 주셨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도 안전한 트램펄린이 돼 주셔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이병헌 감독은 류승룡에 대해 "저에게도 필요하고, 닭강정에게도 필요하고, 한국영화계에게도 필요한 귀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대본을 드릴 때 당연히 생각할 수밖에 없는 배우인데 또 닭이라서 조금의 미안함이 있었다. 고착화 되는 문제가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무빙'에서도 닭을 튀기고 계시더라. 큰 문제가 아니겠구나 했다"고 너스레를 더했다. 

안재홍.
안재홍.

넷플릭스 '마스크걸' 주오남 이후 은퇴설을 불러온 안재홍은 민아를 짝사랑하는 모든 기계 인턴사원 고백중으로 분했다. 그는 "은퇴 밈의 시초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스레 이야기하며 "고백중은 모든기계의 유일한 인턴 사원이고 사장님의 딸 민아를 남몰래라고 생각하지만 아주 티나게 짝사랑하고 있는 인물이다. 민아 씨가 닭강정으로 변해버린 황당무개한 사건을 목격한 유일한 목격자이기도 하다. 민아를 되찾기 위해 사장님과 상상초월의 고군분투를 한다"고 소개했다.

고백중은 파란 베스트에 노란 바지, 핑크색 셔츠, 보라색 넥타이 등 화려한 패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웹툰 싱크로율을 1000% 살린 안재홍은 "웹툰을 보자마자 내가 해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김새가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외적인 변화는 가르마만 탔을 정도"라며 "원작 웹툰의 인물이 튀어나온 듯한 느낌을 구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내적으로는 마성의 매력을 지닌 웹툰 만이 가진 분명한 언어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 작품에 맞는 화법은 무엇일지 고민하고 이 작품에 맞는 톤 앤 매너를 구사하려고 헀다"고 전했다.

오리지널 시리즈 ‘닭강정’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오리지널 시리즈 ‘닭강정’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안재홍은 안무가 아이키로부터 특훈을 받은 댄스와 생목으로 노래를 부르는 열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정호연과 의뭉스러운 로맨스를 펼칠 것을 예고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멜로가 체질'에 이어 다시 안재홍을 택한 이병헌 감독은 "대본을 안재홍 배우에게 주는 게 부담이 됐다. 싱크로율이 높아서 한참 잘생겨지고 있는 배우에게 실례가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얼마 있다가 주오남이 나오더라.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구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유정은 하루아침에 닭강정이 된 최민아를 연기했다. 그는 "제 역할이 닭강정으로 변하는 것에 대한 놀라움보다 시나리오 자체에 놀라움을 느꼈다. '내가 이런 스토리를 좋아하는구나'를 처음으로 느꼈다. 짧고 굵게 나오기 때문에 민아라는 캐릭터를 그 안에서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재미있게 해야겠다 싶어서 현장에 놀러가는 기분으로 임했다. 와이어를 타고 닭강정 탈도 쓰는 색다른 경험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병헌 감독은 "제가 어떻게 김유정이라는 사람을 닭강정으로 만들 생각을 하겠나. 김유정 씨의 회사 본부장님과 밥을 먹다가 김유정이 자기 회사에 왔다고 자랑을 하더라. 그래서 미친 척 대본을 줬다. 축복이라고 해야 할까. 김유정 없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싶을 정도다. 특별출연이지만 많이 나온다. 와이어도 타고 달리기도 한다"고 첨언했다.

김유정.
김유정.

'닭강정'은 매 장면이 웃음으로 가득한 코믹 열전을 펼칠 전망이다. 각자 인상 깊은 장면이 있었냐는 질문에 안재홍은 "유정 씨가 인터스텔라 공간으로 들어가는 패러디 장면이 있다. 보면서도 제 눈을 의심했다. 저는 그 장면을 같이 촬영하지 않기 때문에 편집본으로 봤는데 '우와'하면서 봤다"고 말해 호기심을 불러왔다.

김유정은 "안재홍 배우님이 따돌림 당하는 친구에게 후시딘을 발라주는 장면이 있는데 찰지게 잘 발라주는 걸로 표현돼서 인상적이었다"고, 류승룡은 "김유정 배우가 처음에 닭강정으로 변하고 회상 장면으로 계속 나온다. 세계 최초로 '닭 헬맷'을 쓰고 나온다. 얼굴이 나오지 않음에도 착용하고 열연을 펼쳤다. 그 장면이 엽기적이면서도 사랑스럽다"고 전해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또 류승룡은 "오늘은 셋이 나왔지만 수많은 배우들이 있다. 애벌레, 좀비새, 사슴 등 변화무쌍한 캐릭터들이 나온다. 특히 애벌레 몸짓은 현장에서 웃음을 참기 너무 힘들었다"고 비장의 무기를 더했다.

'닭강정'은 오는 1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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