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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한국서 이토록 열광적인 일본인 스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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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한국서 이토록 열광적인 일본인 스타 없었다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3.1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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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이토록 한국 팬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은 일본인 스포츠 스타는 없었다.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얘기다. 오타니가 다저스 선수단과 입국한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에는 500여 명의 팬들이 몰렸다. 오타니가 등장하자 팬들은 “레츠 고 (오타니) 쇼헤이, 레츠 고 다저스”를 외쳤다. 일부 팬은 오타니 사진과 'Welcome'(환영한다)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오타니 팬클럽 회장 이재익씨는 "저는 무교인데 그동안 기도하고 염원했던 게 응답받은 느낌"이라면서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서울시리즈로 회원이 100명 이상 정도 늘었다"고 했다.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대 키움 히어로즈 연습 경기.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회를 마무리한 뒤 더그아웃에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키움 히어로즈 연습 경기.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회를 마무리한 뒤 더그아웃에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키움 히어로즈와 다저스의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게임이 열린 고척스카이돔 앞에 마련된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관련 상품을 파는 특별 상점은 오전 9시 문을 열자마자 팬들로 몰렸다. 오타니의 레플리카(복제품) 유니폼과 티셔츠는 다른 선수보다 3배 이상 많이 입고되고 유니폼은 1인 2벌, 티셔츠는 1인 4벌 구매 제한이 있었지만 오후 12시 전에 매진됐다. 매장 담당자는 “오타니 선수의 상품이 가장 인기”라며 “앞으로 언제 입고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일본 언론 산케이스포츠는 “경기장에 대부분 한국인 팬이었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눈에 띄었다”며 “대부분 오타니 유니폼이었다”고 했다.

AP통신은 “오타니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운동선수일지 모른다”며 “(한국과 일본) 두 이웃에 남아있는 적대감을 완화하는 게 그의 매력”이라고 했다. 이 매체는 지난해 12월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약 9240억원)에 계약한 오타니에게 인기는 새로운 건 아니라고 하면서도 “1910~1945년 일본의 식민지였던 한국에서 일본인이 한국에서 이런 대우를 받는 건 이례적”이라고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한 팬은 “한국과 일본이 해결해야 할 역사적 문제가 있지만 오타니를 좋아하는 건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은 스포츠에서 영원한 라이벌이다. 다른 걸 몰라도 한일전에서는 이겨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특히 국가대표 축구와 야구 한일전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세계적 피겨스타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는 늘 라이벌로 주목받았다. 박지성이 2010년 5월 일본 사이타마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일본의 골망을 흔들고 일본 관중의 함성을 잠재운 ‘산책 세리머니’는 지금까지 종종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오타니에 대한 반응은 이와는 다르다. 오타니도 한국에 대한 호감을 적극적으로 표시하고 있다. 한국 입국 이틀 전에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한 사진을 올렸다. 사진 안에는 태극기도 있었다.

오타니는 16일 기자회견에서 “(2012년에는) 고등학생이라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지만, 한국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나라 중 하나”라며 “한국에서 다시 뛰게 돼 정말 기쁘다. 야구를 통해 한국에 돌아와서 무척 특별하다”고 했다.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대 키움 히어로즈 연습 경기. 두번째 타석에 들어선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2회초 1사 1,3루 상황에서 삼진아웃을 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키움 히어로즈 연습 경기. 두번째 타석에 들어선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2회초 1사 1,3루 상황에서 삼진아웃을 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P 통신은 “한일 관계는 계속해서 변동을 거듭해 왔다, 2019년(일본산 불매운동)처럼 한국 내 반일 감정이 깊어진다면 팬들은 오타니에 대한 호감을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종종 불안정한 정치적 관계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일본은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젊은 한국인들은 일본에 대해 윗세대만큼 강한 분노를 품지 않고 일본 선수를 단지 외국 선수로 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스포츠 뿐 아니라 최근 가요, 영화계에서도 일본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방한한 일본 밴드 요아소비(YOASOBI)의 공연은 전석 매진됐다. 이마세, 아이묭 등 J팝의 인기도 올라가고 있다. 지난해 개봉한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487만 명, ‘스즈메의 문단속’은 557만 명 관객을 동원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오타니는 17일 2번 지명타자로 나섰지만 2타수 무안타 삼진 2개로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대 키움 히어로즈 연습 경기.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회를 마무리한 뒤 더그아웃에서 공을 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대 키움 히어로즈 연습 경기.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회를 마무리한 뒤 더그아웃에서 공을 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다저스 선수단은 17일 한국의 치어리더 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였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키움에 14-3으로 이긴 뒤 총평을 묻는 말에 야구장 환경은 우리가 요구했던 기준보다 좋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치어리더들이 경기 내내 열심히 응원하더라"라며 "경기 분위기가 매우 좋았고 에너지가 넘쳤다"라고 했다.

로버츠 감독은 "한국의 응원 문화가 경기를 방해하진 않았다"라며 "치어리더들이 주도하는 응원은 MLB에 없는 문화라 신선했다"고 했다.

MLB는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키움 응원단 업체를 응원 대행업체로 선정하고 응원전을 준비했다. 국내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로 꾸려진 다저스 응원단은 1루 단상에서 다저스 선수들을 응원했다. 다저스의 소식을 전하는 매체 다저스네이션과 복수의 일본 언론은 치어리더가 응원하는 장면을 찍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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