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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카리나, 사랑받으니 사랑하지 마라? [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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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카리나, 사랑받으니 사랑하지 마라? [기자의 눈]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4.03.18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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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삶의 무게가 무겁다지만 '사랑'받는 직업인 만큼 '사랑'하는 일도 쉽지 않다. 남녀 사이 관계를 연인으로 공표하는 일만으로 강경 대응 카드를 꺼내야 하는 이들의 심정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배우 한소희(30)가 최근 류준열(38)과 열애를 인정하면서 연일 뜨거운 화제를 낳고 있다. 국내 시선을 피해 하와이로 떠난 두 사람은 조심스러운 밀회를 즐겼으나 현지 목격담이 퍼지며 관계가 탄로 났다. 각 소속사는 두 사람의 열애설에 "사생활"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사실무근"이 아닌 "사생활"은 열애를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이내 두 사람을 둘러싸고 '환승연애' 딱지가 붙었다. 발단은 류준열과 혜리의 공개 연애. 류준열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만난 혜리와 7년간 공식 커플로 지내다 지난해 11월 결별 소식을 전했다. 문제는 한소희와 류준열의 만남이 비슷한 시기 공개됐다는 점이다. 한소희는 친동생과 함께 류준열의 사진전을 방문했다. 친동생은 류준열과 방문 인증샷을 촬영하기도 했다. 결국 하와이발 열애설이 터진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재밌네" 사건이 터졌다. 혜리가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던진 한 마디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한소희와 류준열을 단숨에 부적절한 관계로 만들었다. 

한소희. [사진=스포츠Q(큐) DB]
한소희. [사진=스포츠Q(큐) DB]

입을 다문 류준열과 달리 한소희는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칼든 강아지 사진과 함께 "저는 애인이 있는 사람을 좋아하지도, 친구라는 이름 하에 여지를 주지도, 관심을 가지지도, 관계성을 부여하지도, 타인의 연애를 훼방하지도 않는다. '환승연애' 프로그램은 좋아하지만 제 인생에는 (환승연애)가 없다"고 해명하면서 "저도 재미있다"는 말을 덧붙여 혜리를 저격하는 그림을 그렸다.

이어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류준열과의 열애를 인정하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류준열과 마음을 주고받았던 당시는 2024년의 시작이었다. 두 분의 이별은 2023년 초에 마무리됐고 결별 기사는 11월에 나왔다"며 연애 시기가 다름을 알렸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에 대해서는 "찌질하고 구차했다. 그저 가만히 있으면 됐을 걸 제가 환승했다는 각종 루머와 이야기들이 보기 싫어도 들리고 보이기 때문에 저도 잠시 이성을 잃고 결례를 범했다.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 나온 행동이라 이유를 막론하고 무조건 제가 잘못임을 인정한다"고 이야기했다.

혜리 또한 18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 며칠 동안 저의 개인적인 감정으로 인해 생긴 억측과 논란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제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어떤 파장을 가져오게 될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혜리는 11월 결별 기사가 난 후에도 류준열과 재결합을 염두에 둔 대화를 나눴다며 자신의 행동 뒤에 얽힌 배경을 설명했다. 

혜리. [사진=스포츠Q(큐) DB]
혜리. [사진=스포츠Q(큐) DB]

사랑을 하다 보면 이성보다 감정이 저만치 앞서 달려간다. 한소희와 혜리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공인으로서 해서는 안 될 실수를 저지른 것은 맞다. 제삼자의 이성적인 생각처럼 개인 대 개인으로 조용히 주고받고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사랑에 눈먼 한 사람으로서 한 행동으로 본다면 도리가 없고, 이미 엎어진 물이니 지금 와서 이야기한들 별 소용도 없다. 현 상황에서 한소희와 혜리는 서로에게 사과하면 될 일이고, 혜리와 류준열은 서로의 오해를 풀면 될 일이다. 해결책은 이것 뿐이다.

한소희와 혜리는 소속사 뒤로 숨지 않고 직접 잘못을 인정했다. 앞선 행위들이 옳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들이고 사과했다. 하지만 대중의 손가락질에 만신창이가 된 스스로를 보호하지는 못했다.

이들에 앞서 그룹 에스파 멤버 카리나가 사랑으로 인해 고통받았다. 배우 이재욱과 공개 연애를 시작하며 팬들로부터 비난받았다. 카리나를 향한 비난은 SNS를 넘어 트럭 시위로 이어졌다. 공개 연애를 하는 것에 대해 사과하라는 주장이었다.

에스파 카리나. [사진=스포츠Q(큐) DB]
에스파 카리나. [사진=스포츠Q(큐) DB]

이재욱이 강경 대응을 예고하는 동안 카리나는 자필 사과문을 작성했다. 아이돌로서 팀과 팬들의 응원을 책임져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카리나는 팬들에게 거듭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앞으로 더 성숙해지겠다"고 약속했다. 사랑을 한다는 이유로 고개를 숙였다.

한소희 소속사 9아토 엔터테인먼트는 18일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히며 한소희가 '배우이기 이전에 한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여기에 한소희가 추측성 게시글과 악의적인 댓글에 심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호소를 덧붙였다.

남녀가 좋은 감정을 나누고 서로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과정이 빛나기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들의 개인사가 제삼자의 과도한 비난을 사는 현실이 건강하다고 볼 수 있을까. 공인이 한 인격체라는 사실은 쉽게 지워진다. '사랑'을 받는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견뎌내라는 요구는 가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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