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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 이적' 차재영, 인천에서 열어갈 농구인생 2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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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 이적' 차재영, 인천에서 열어갈 농구인생 2막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5.31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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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서 꽃피우지 못한 7년…유도훈표 스피드농구에 녹아들까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움츠렸던 어깨를 펼 수 있을까. 차재영(31)이 새롭게 둥지를 튼 인천 전자랜드에서 지난 시즌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차재영은 지난 27일 서울 삼성과 자유계약선수(FA) 원 소속구단 재협상에서 보수총액 1억2000만 원(연봉 8500만 원, 인센티브 3500만 원)에 2년 계약을 한 뒤 인천 전자랜드로 무상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서울 삼성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문태영을 영입했고 임동섭이 부상에서 회복해 포워드 자원에 여유가 생겼다. 이에 차재영을 트레이드 대상자에 올릴 수 있었다. 삼성은 선수의 앞길을 열어주기 위해 전자랜드로부터 대가를 받지 않기로 했다.

차재영은 상무에 입대한 포워드 차바위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전망된다. 2014~2015시즌 경기 당 4.35점 1.9리바운드 0.5어시스트로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을 낸 차재영은 자신의 두 번째 팀 전자랜드에서 돌파구를 찾게 됐다.

▲ 차재영(오른쪽)이 삼성에서 7년간 생활을 청산하고 전자랜드 유니폼으로 갈아입게 됐다. [사진=스포츠Q DB]

◆ 끝내 꽃피우지 못한 서울에서의 7년

차재영에게 지난 시즌은 암울했다. 팀 성적이 초반부터 바닥을 기었고 본인 역시 팀에 그다지 보탬이 되지 못했다. 외곽슛 능력이 출중하지만 야심차게 던진 공은 번번이 림을 빗나갔고 이따금씩 에어볼이 되기도 했다. 이상민 삼성 감독이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설상가상 부상도 당했다. 지난 2월 28일 안방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전에서 경기 종료 3분여 전 점프 후 공중에서 아이라 클라크와 충돌했다. 차재영은 이후 넘어지는 과정에서 허리, 목에 충격을 입었다.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차재영으로선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는 시즌이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에 팬들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차재영의 2014~2015시즌 연봉은 1억8000만 원. 이동준과 이정석, 송창무, 이시준에 이어 팀 내 다섯 번째였지만 연봉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다.

상무에서 제대한 뒤 잔여 12경기를 뛴 2012~2013시즌을 제외하고 매 시즌 45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주전 자리를 보장받은 차재영은 끝내 삼성에서 꽃을 피우지 못했다. 세 차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챔피언결정전 무대에도 한 번 나갔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희망보다는 절망스러운 시간이 더 많았던 게 사실이다.

▲ 전자랜드는 정영삼, 함준후 등 재활 중인 슈터들 대신 차재영(사진)을 시즌 초반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KBL 제공]

◆ 장점 활용하며 전자랜드 전술에 녹아들까

새로운 구단에서 연착륙이 걱정스럽지만 차재영에게 전자랜드 이적은 실보다는 득이 더 많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삼성보다 멤버들이 좋고 성적도 잘 내왔기 때문에 보다 의욕적인 마인드로 팀에 녹아들 수 있다. 또 함준후, 정영삼 등 주전 슈터 라인이 부상 후 재활을 하고 있어 시즌 초반 이들의 자리를 메울 것이 유력하다. 강팀에서 주전으로 뛰는 건 큰 동기부여다. 초반에 주어지는 기회를 절실하게 살려야 새로운 도약이 가능하다.

193cm의 차재영은 장점이 많은 포워드다. 스피드와 높이가 있고 돌파가 좋다.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 다른 선수들을 일깨우기도 한다. 가끔 자신의 장점을 잊은 채 엉뚱한 플레이를 펼치기도 하지만 장점이 극대화된다면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이 추구하는 빠른 농구에 잘 융화될 수도 있다.

7년간의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무상 이적'으로 인천행 버스에 몸을 실은 차재영. 무명선수들로 똘똘 뭉쳐 '언더독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전자랜드에서 유 감독의 지휘 아래 어떻게 농구인생 2막을 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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