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이세영 기자] “자신감을 가지고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토종 에이스가 돌아왔다. 2군에서 정신 무장을 새롭게 한 이재학(25·NC 다이노스)이 뒤늦게나마 시즌 첫 선발승을 거뒀다. 팀에나 본인에게나 무척 반가운 1승이었다.
올 시즌 이재학은 여러 가지 외부 요인이 따라주지 않아 마음고생을 했다. 선발 등판일이 되면 비가 내려 경기가 취소되기 일쑤였다. 잦은 우천순연으로 선발 등판을 준비하는 과정이 꼬여 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또 지난 4월 25일 마산 LG전에서는 중지에 물집이 잡히는 부상까지 입어 고개를 숙였다. 김경문 NC 감독은 이재학을 불펜으로 돌리며 한 템포 쉴 시간을 줬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후 선발로 복귀한 뒤에도 인상적인 피칭을 보여주지 못한 이재학은 결국 지난달 27일 창원 두산전을 앞두고 2군행을 통보받았다. 퓨처스리그에서 절치부심한 이재학은 마침내 1군 복귀 첫 경기에서 승리를 챙겼다. 9일 SK와 인천 원정경기에서 6이닝 5피안타 6탈삼진 2실점을 기록, 시즌 첫 선발승을 따냈다. 무엇보다 그간 제구 문제에 시달리다 이날 무사사구 경기를 펼친 게 인상적이었다.
◆ 심리상담-투구폼 교정으로 무너졌던 멘탈 다듬다
자신감이 무너진 부분을 2군에서 회복한 것이 복귀전에서 호투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이재학을 2군으로 내릴 때 “자기가 던지는 공에 납득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2군에 가서 자신을 돌아보며 추스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더 강해져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자신을 조금 더 강하게 다져서 올라오길 바라는 스승의 마음이었다.
김 감독의 바람대로 이재학은 2군에서 본인의 심리 상태를 가다듬었다. 심리 상담을 하며 적극적으로 멘탈을 회복하려 애썼다. SK전을 마친 후 이재학은 “2군 코칭스태프께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셔서 심리적으로 안정이 됐다. 오늘 사사구가 없었던 것도 마운드에서 불안감을 줄인 게 주효한 것 같다”고 호투의 비결을 밝혔다.
심리치료와 함께 이재학을 바꾼 것은 투구폼 교정이었다. 던질 때 왼쪽 어깨가 열려 오른쪽 어깨가 뒤따라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팔 위치가 높아짐에 따라 제구가 흔들렸다.
이재학은 “2군에서 지연규 코치님과 투구 영상을 촬영하고 상의하면서 왼쪽 어깨를 닫으려 노력했다. 투구폼을 교정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웃었다.
◆ 영점은 잡았다, 이젠 꾸준한 활약이 필요하다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했다. 이제는 이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만이 남았다.
선발 투수의 제 1덕목은 이닝 소화 능력이다. 이재학은 지난해 6월부터 7월 등판한 9경기에서 한 경기를 제외하고 5이닝 이상을 투구했다. 이 기간 4승을 거뒀고 퀄리티스타트도 네 차례나 달성, 내용과 결과에서 모두 만족할만한 피칭을 했다.
이때의 꾸준함이 지금 시점에서 필요하다. 현재 NC 선발진의 상황이 그리 좋은 건 아니다. 지난해까지 에이스로 군림했던 찰리 쉬렉이 웨이버 공시됐고 토종 선발 요원 손민한, 박명환은 체력 문제 때문에 매번 4~5일 간격으로 등판할 수 없다. 임시 선발이 1~2명 있어야 선발 마운드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는 상황. 이재학이 중심을 잘 잡아줄 필요가 있다.
이재학은 “팬들께서 시즌 초반에 많이 실망하셨을 텐데 지금부터라도 호투를 이어가 시즌 끝날 때까지 팀 선발의 한 축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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