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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의 공개모집' 농구대표팀 전임제는 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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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의 공개모집' 농구대표팀 전임제는 먼 이야기?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6.17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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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외부 변수에서 자유롭지만 선결 과제도 만만치 않아

[스포츠Q 이세영 기자] 대표팀을 맡겠다는 지도자가 나타나지 않자 대한농구협회는 공개모집을 선택했다. 남자 농구대표팀 감독 선임이 여러 가지 이유로 난항에 빠진 모양새다. 농구협회가 대표팀 사령탑을 공개모집하는 건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대한농구협회는 15일 감독 선임과 관련한 회의를 갖고 남자 대표팀 감독을 공개모집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임기 기간을 보면 과연 이 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넣을 감독이 있을지 의구심을 품게 만든다.

이번에 선임되는 감독은 아시아선수권대회가 끝나는 10월 3일까지만 감독을 맡는다. 모집기간이 오는 25일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선수들을 지휘할 수 있는 시간은 3개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팀을 만들어야 하고 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임기를 마친다. 전임이라기보다는 임시 감독에 가깝다.

▲ 대한농구협회가 7년 만에 남자대표팀 사령탑을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한다. 사진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남자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는 유재학 모비스 감독. [사진=스포츠Q DB]

종목은 다르지만 지난 4월 선임된 남자 배구대표팀 감독은 내년까지 팀을 이끈다. 문용관 감독을 선임한 대한배구협회는 올해 월드리그와 아시아선수권대회는 물론 내년 열리는 국제대회에서도 지휘봉을 잡을 수 있게 했다. 국제대회 성적, 대회 개최 빈도에 관계없이 사령탑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한 것.

하지만 농구는 상황이 다르다. 과연 시한부 지휘봉을 잡으려하는 감독이 나타날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남자 농구대표팀 차기 사령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전임감독제, 외부 변수에서 자유롭다

현장 감각이 떨어질 수 있는 단점이 있지만 전임 감독제는 여러 가지 변수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주위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

이번 감독 모집에서 프로농구팀 사령탑이 지원서를 제출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오는 9월 12일 개막하는 프로농구 정규시즌과 아시아선수권대회가 겹치면서 프로 감독이 대회를 이끌기가 어려워진 까닭이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과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이 이런 이유로 감독직을 고사했다. 관례상 전년도 우승팀 감독이 대표팀을 맡아왔지만(이 역시 임시 사령탑에 가깝다) 이번에는 대한농구협회가 프로 감독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임 감독제를 선택한다면 상대적으로 각종 변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프로농구 일정에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 지난해 남자 대표팀을 이끌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유재학 감독은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 농구의 흐름을 알고 연속성이 필요한 만큼 전임 감독제가 분명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농구계에서는 전임 감독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예산 문제 등 당면 과제가 많다. 사진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이란과 결승전에 나선 남자농구 대표팀. [사진=스포츠Q DB]

◆ "결코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냐"

농구계에서는 전임 감독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결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게 대세를 이루고 있다.

2017년부터는 남자 농구부터 아시아선수권대회에 홈 앤드 어웨이 시스템이 도입된다. 프로농구 시즌 중 A매치가 열릴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전임 감독제를 미룰 순 없는 상황. 김동광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전임 감독제를 시행한다면 상대팀 정보 수집 등 팀을 더 탄탄하게 만들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예산이다. 전임 감독의 보수가 프로만 못하기 때문에 프로팀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동광 해설위원은 “7년 전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 당시 김남기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는데 원래는 2010년 아시안게임 때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었다. 하지만 2009년 많은 연봉을 제시한 오리온스로 떠났다”며 “전임제가 확실하게 자리 잡히기 위해서는 대표팀 감독의 보수 등 예산 문제가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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