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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고고스타 이태선 '실명 위기서 꽃피운 천재적 음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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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고고스타 이태선 '실명 위기서 꽃피운 천재적 음악성'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6.17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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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박영웅 · 사진 최대성 기자] 우리나라 최초로 '디스코 펑크록'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고고스타 리더 이태선이 자신을 둘러싼 오해를 푸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현재 이태선은 인디신의 인기 록밴드 고고스타의 메인 보컬이자 프로듀서를 맡고 있다. 그에 대한 음악계의 평가는 높다. 새로운 한국형 신시사이저 음악을 만들어 냈다는 평과 함께 타고난 음악적 재능을 칭찬하고 있다.

이태선은 또한, 인디신의 인기남이라는 별명을 달 정도로 패션 감각과 톡톡 튀는 성격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이쯤이 되면 이태선은 음악을 위해 태어난 남자 같다. 하지만 그는 이런 생각과 반대로 특이한 이력과 남들이 모르는 큰 비밀을 가지고 있다.

 

◆"군대 왜 안가냐고요?"

이태선에 대해 인디신 주변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입대 여부다. 그는 84년생으로 현재 만 31세다. 사람들 사이에서 입대 여부가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를 나이다. 하지만 그는 군대를 면제 받았다.

열렬한 팬들을 빼면 그가 군대를 면제받았다는 사실조차 잘 알지 못한다. 사람들은 그저 이태선이 혹시 부정한 방법으로 군대에 가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가 왜 군대에 가지 못했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제가 다이빙 선수 출신이에요. 정말 잘했어요. 하루 연습하고 전국대회 우승을 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불운이 닥쳐버렸어요. 다이빙 연습 도중 물에 한쪽 눈이 심하게 맞으면서 망막이 쏟아져 버렸죠. 실명을 당한 겁니다."

끔찍한 사고였다. 이태선은 이 사고로 한쪽 눈을 완전히 잃었다. 대수술만 7번을 했다. 고통의 시간이 연속됐다.

"여러 번의 수술을 거치면서 반년 이상을 시각장애인으로 살았어요. 저를 데려가려던 명문대들도 등을 돌렸죠. 정신병에 걸릴 뻔했어요. 멀쩡히 살던 사람이 반년을 시각장애인으로 살아보세요. 어떻게 될지."

 

◆음악으로 아픔을 치유한 이태선 그의 재능을 찾다

이태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사고였다. 하지만 그는 절대 절망하지 않았다. 그의 옆에는 기타가 있었고 음악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사고를 뮤지션으로서 변신의 기회로 생각했다.

"솔직히 사고를 당하고 고통스러운 부분은 있었어요. 하지만 전 반대로 생각했어요. 제가 결코 행복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다이빙을 미련없이 놓을 수 있었고, 그토록 바라던 음악을 할 수 있었으니까요. 다이빙하면서도 음악에 대한 꿈은 한순간도 포기한 적이 없었죠. 결국, 이 사고가 저를 뮤지션으로 만든 셈이죠."

새로운 삶을 선택한 후 그는 인디신에서 인정받는 뮤지션이 됐다. 다이빙 선수에서 느닷없는 뮤지션으로의 성공적 변신. 분명 타고난 재능과 천재성을 갖춘 인물은 아닐까?

"사실 다이빙도 재능이 많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재능이 뛰어나다고 해서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가 하고 싶은 열정이 느껴져야 성공을 하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전 음악에 재능이 있고 천재성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단지 제가 하고 싶었고, 제 인생의 큰 어려움을 이겨내게 해줬기에 열심히 하는 것뿐입니다."

 

이태선은 마지막으로 음악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소개하는 말로, 속에 쌓아둔 인터뷰를 마쳤다.

"음악으로 더욱 인정받는 뮤지션, 그래서 평생 노래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준 음악에 제가 해줄 수 있는 선물이죠."

[취재 후기] 음악으로서 인생의 컸던 고통을 치유했던 이태선. 그는 분명 하늘의 뜻을 받아 음악을 시작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음악적 재능은 뛰어나고 앞으로도 계속 빛날 저력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고고스타와 함께 영원한 뮤지션으로 남는 이태선은 멀지 않은 느낌이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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