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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23) 고고스타 '디스코펑크록' 창시자, 인디신 바꾼 뿅뿅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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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23) 고고스타 '디스코펑크록' 창시자, 인디신 바꾼 뿅뿅사운드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6.17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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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박영웅 · 사진 최대성 기자]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마련한 '인디레이블 탐방' 23번째 주인공은 우리나라 최초로 '디스코 펑크록'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고고스타다.

음악은 우주와 같다. 별들이 사라지고 탄생하듯 수많은 장르가 새로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특히 록 음악을 깊이 아는 팬들이라면 새로운 록 장르의 탄생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록 장르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뮤지션 개인의 능력과 시대적인 운도 따라야 가능하다. 대표적인 예가 70년대 펑크록의 개척자 섹스피스톨즈, 80년대 'LA메탈'이라는 스타일을 완성한 머틀리크루, 90년대 빅비트 장르를 끌어온 프로디지, 7현 기타로 그들만의 하드코어 장르를 만들어낸 콘 등이 있다.

이들은 개개인의 뛰어난 음악적 능력을 기반으로 변화를 요구하던 시대를 만나면서 새로운 장르의 선구자 반열에 올랐다. 고고스타는 이런 '장르의 창조자'들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펑크 위에 디스코 음악 다른 전자음악과는 다른 '뿅뿅사운드'

고고스타의 록 음악적 기본 베이스는 펑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날렵하고, 빈티지한 펑크의 색채를 그대로 드러낸다. 그 위에 80년대 색이 뚜렷한 디스코 비트의 전자음악이 올려져 있다.

이들이 말하는 대로 고고스타의 장르는 '디스코펑크록'이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신시사이저 밴드들과 고고스타가 무슨 차이점이 있느냐는 질문을 할 수 있다.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비트의 차이와 완벽한 대중성, 한국적 색깔이다. 이들의 음악은 즐거운 디스코 비트이자 전혀 어렵지 않은 신시사이저 록음악이다. 특히 한국적 정서가 담긴 전자음향은 계속 들어도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의 장르를 말하자면 플레이 스타일은 록이에요. 멤버 대부분이 펑크밴드 출신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음악을 들어보면 디스코 느낌의 신시사이저입니다. 주변에서는 다른 신시사이저 밴드들과 어떤 차별성이 있느냐고 질문할 수 있어요.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이 장르를 가장 먼저 시작했다는 것이고, 우리의 신시사이저에는 한국적 정서와 강력한 대중성이 담겼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고고스타의 '디스코펑크록'은 '한국형 뿅뿅사운드죠."(이태선)

 

◆고고스타의 역사 '음악적 천재성, 이태선으로 시작되다.'

고고스타는 이태선(31. 보컬, 신시사이저, 기타), 서나(30. 베이스, 서브 보컬), 이연석(29. FX), 김알리(28. 드럼)로 이뤄진 4인조 록밴드다.

이들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들이다. 여성 보컬인 서나를 제외한 남성멤버 3인은 모두 서울체고 선후배 사이로 다이빙과 기계체조 선수(연석) 출신들이다. 가장 선배인 이태선이 먼저 대학을 입학했다가 록음악의 매력에 심취해 운동을 관두고 밴드활동에 나섰다.

나머지 서울체고 멤버들도 줄줄이 운동을 포기하고 음악인의 길로 들어섰다. 다만 서나는 뛰어난 음악 실력으로 이태선에게 스카우트된 멤버다.

"제가 고교 시절에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이었어요. 솔직히 하루 연습하고 전국체전 우승을 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죠. 하지만 제 속마음에서는 운동을 제대로 할 자세가 안 돼 있던 것 같아요. 하기 싫다는 생각이 가득 찼었어요. 오히려 음악이 좋았죠. 그래서 돈을 모아 베이스 기타를 하나 샀고 시간 날 때마다 미친 듯이 연습을 했어요. 결국, 이런 와중에 다이빙 중 상처까지 입으면서 대학에 들어와서는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했어요." (이태선)

(*이태선의 부상 이야기는 '[단독 인터뷰] 고고스타 이태선 실명 위기에서 꽃피운 천재적 음악성'에서 상세하게 다룰 예정입니다)

 

"2000년대 초반 처음 활동한 밴드가 럭스였어요. 하지만 럭스는 펑크 밴드이긴 했지만, 인기가요에도 출연할 정도로 대중성을 기반으로 한 밴드였죠. 솔직히 럭스에서 대중성이라는 음악적 측면을 배우긴 했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은 아니었기에 탈퇴를 했습니다."

"고민이 많았죠, 그러던 와중에 2007년 인디신에서 여성 펑크밴드로 이름을 날리던 서나를 만났고 이후에는 후배인 연석이가 운동을 포기하고 나오면서 고고스타를 만들었어요. 다만 지훈이는 우리 고고스타 매니저로 들어왔다가 드럼을 공부했고 이후 2010년 정식멤버가 됐습니다."(이태선)

고고스타는 결성과 동시에 다음 해인 2008년 곧바로 1집 싱글앨범 고고 파티 (Go Go Party!)를 발매했다. 총 다섯 곡으로 구성된 이 앨범은 디스코 펑크록이라는 특이한 스타일의 음악으로 인디신을 단숨에 집어삼킨 음반으로 올라섰다.

강력한 펑크록 반주 위에 디스코 멜로디가 연상되는 전자 음향은 인디신에 새바람을 몰고 오는데 성공했다.

"정말 핫한 신인이었죠. 모두 새롭고 신선하다는 칭찬이 이어졌어요. 앨범이 나온 그해에 3대 록 페스티벌에 모두 참가했고, 음원과 음반 판매에서도 크게 성공을 거뒀죠. 심지어 당시 인디신에서 잘나가던 국카스텐과 장기하 밴드와 최고 신인 자리를 놓고 다투기까지 했으니까요." (서나)

 

◆ 인디신 3집 밴드 고고스타 "앨범을 내는 것이 재미있어요."

이처럼 첫 앨범부터 반향을 일으켰던 고고스타는 대부분의 인디밴드와는 달리 다작 앨범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데뷔 이후 거의 매년 꾸준한 앨범을 발매하면서 여느 주류 가수들 못지않은 활동을 이어오는 중이다.

"앨범 만드는 것, 내는 것을 무척 좋아해요. 밴드는 앨범으로 말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것이 인디신에서 활동하는 밴드와 직장인밴드의 차별성이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앨범활동은 꾸준히 할 계획이에요. 최소 매년 하나씩은요. 이것이 고고스타가 살아있다는 증거 아닐까요?" (이태선)

 

◆ 고고스타의 '미래 방향성 제시한 '3집 미니앨범 'Lovein'(러브인)

다작을 해오면서 고고스타는 자신들만의 확실한 신시사이저 멜로디를 구축해왔다. 이 결정체가 바로 3집 미니앨범 '러브인'이다. 총 4곡으로 구성된 이 앨범은 록적인 사운드를 축소한 대신 한국적 멜로디가 강력하게 담긴 디스코 음악을 추구하고 있다. 누가 들어도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중적 멜로디가 살아있다.

기존 고고스타의 팬들은 약해진 록사운드에 섭섭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한국형 디스코 멜로디가 완성형에 접근했다는 부분만으로도 이런 서운함을 충분히 날려버릴 수 있다.

"전작에 비교하면 록이 아니에요. 신시한 느낌이 강력하게 느껴지는 앨범이죠. 다 이유가 있어요. 고고스타만의 뿅뿅사운드를 완성해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 때문에 이번 앨범을 만든 겁니다. 우리도 데뷔 10년 차를 바라보는 밴드로서 확실한 우리의 노선을 가겠다는 방향성을 가진 앨범이죠."(이태선)

 

이들의 말처럼 '러브인'의 곡들은 모두 고고스타스러운 뿅뿅사운드의 음악들이다. 80년대 디스코텍에서 느낄 수 있는 비트를 가진 'Crown'(크라운)을 시작으로, 전작들보다 록적이 느낌은 약해졌으나 반대로 그루브해지고 전자적으로 변한 고고스타 스타일을 보여주는 'Jumping'이 시선을 끈다.

특히 타이틀곡 'Lovein'(러브인)은 그동안 고고스타가 시도한 적 없는 비트의 곡이다. 고고스타하면 신나는 박자의 곡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러브인은 매우 느린 템포의 곡으로 인기 밴드 롤러코스터를 연상시킨다.

"'러브인'은 고고스타가 추구할 음악적 방향을 담은 곡이에요. 우리의 음악은 더욱 넓어지고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면서 만든 곡이죠. 이번 앨범을 통해 우리가 나갈 방향성을 잡은 것은 분명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우리만의 뿅뿅사운드'를 하겠다는 의지죠." (서나)

 

◆ 고고스타의 음악적 목표

고고스타 멤버들은 각자의 음악적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이들이 가슴에 안고 있는 '뮤지션의 꿈'을 들어봤다.

"고고스타의 아이콘은 뿅뿅사운드예요. 뿅뿅사운드는 라이브가 생명이죠. 그래서 늙어서까지도 고고스타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서는 것이 목표예요. 펑크의 전설 섹스피스톨즈를 보세요. 할아버지 나이가 돼서도 음악 활동을 이어오고 있잖아요." (이태선)

"저도 고고스타라는 밴드에서 계속 음악을 하면서 대한민국의 록스타가 되고 싶은 게 목표예요. 그래서 우리 음악으로 돈도 많이 벌고 잘 사는 밴드가 돼서 인디신의 새로운 환경을 제시해 주고 싶습니다." (서나)

"우리가 죽어서도 고고스타가 전설이 되는 밴드가 되는 게 목표예요. 뿅뿅사운드로 말이죠." (연석)

"서커스를 좋아해요. 공연에서 음악만 보여주는 고고스타가 아니라 유명 서커스 팀처럼 색다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밴드가 되길 바라요. 그래서 우리의 철학인 '유머'를 살리고 싶어요." (지훈)

[취재 후기] 운동선수라는 특이한 이력을 갖춘 고고스타는 느낌과는 반대로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가진 밴드였다.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현재는 없는 것을 새로 만들고 싶어하는 그들이 펼칠 대한민국 유일의 뿅뿅사운드가 어디까지 발전할까.

■ 고고스타 멤버 소개

 

이태선=국가대표급 기량을 갖춘 다이빙 선수 출신으로 불의의 사고로 눈을 다치고 운동을 포기했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음악에 열정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홍대신에 진출해 펑크밴드로 활약했다. 현재 이태선은 고고밴드의 리드 보컬이자, 홍대신의 인기남, 천재성을 가진 뮤지션으로 인정받고 있다.

 

서나= 서경대 패션학과 출신. 중학교 시절부터 홍대신 펑크 밴드를 좋아했다. 대학에 입학 후 본격적인 밴드 활동을 했다. 여성 펑크밴드 디스트로이어라는 여성밴드를 만들어 활동한 바 있다. 매력적인 중저음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현재는 고고스타에서 베이스 겸 서브 보컬을 맡고 있다.

 

연석= 고교 시절 기계체조 선수였다. 서울체고에서 이태선을 만나 같이 음악에 빠져들었고 이것이 계기가 돼 밴드멤버로 인생의 길을 선택했다. 고고스타 음악의 기계적인 부분은 모두 그의 손을 거친다.

 

지훈= 이태선과 연석의 서울체고 후배다. 고고스타의 로드매니저로 합류했다가 이태선의 제안으로 드럼을 배우고 밴드멤버로 합류했다. 힙합을 좋아하는 멤버로 고고스타 음악의 힙합적인 성향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 고고스타 팀명

"디스코펑크록이라는 장르에는 반드시 '고고'라는 이름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고고라는 이름이 들어간 수많은 이름을 생각했고, 인터넷에서 겹치지 않는 이름을 찾았죠. 일주일을 고민하던 끝에 스타를 붙여 고고스타라는 이름을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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