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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이 된 프랑스전, 4년 뒤를 기약한 한국 여자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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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이 된 프랑스전, 4년 뒤를 기약한 한국 여자축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6.22 0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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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패스 돌파에 수비 붕괴, 센추리 클럽 7명 앞세운 세계 3위 프랑스에 0-3 완패

[스포츠Q 박상현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 3위 프랑스는 역시 강했다. 역대 두 번째로 월드컵에 나선 한국 여자축구대표팀(18위)의 도전은 16강에서 멈췄지만 후회없이 싸웠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 FIFA 여자월드컵 16강전에서 상대의 빠른 패스 돌파에 측면 수비가 허물어지며 0-3으로 완패했다.

E조 리그에서 1승 1무 1패의 전적으로 사상 첫 16강 진출을 이뤄냈던 한국 여자축구는 강팀 프랑스를 맞아 물러서지 않고 맞섰지만 실력차를 절감하며 4년 뒤 대회를 기약하게 됐다.

한국을 꺾고 8강에 오른 프랑스는 27일 FIFA 랭킹 1위 독일과 4강 진출을 놓고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맞붙는다. 1위와 3위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결승전이다.

한국이 지소연 등 FIFA 20세 이하 월드컵 3위 멤버들과 1988년생 등을 앞세운 '골든 제너레이션(황금 세대)'였다면 프랑스는 이보다 더 앞선 '플래티넘 제너레이션'이었다.

라우라 조르주와 유제니 르 소메, 카이유 아빌, 엘로디 토미, 루이사 네시 등 선발로 나선 11명 가운데 5명이 모두 A매치 100경기 이상을 뛴 센추리 클럽 멤버였다. 교체로 있는 엘리세 부사르리아와 게탱 티니까지 포함하면 A매치 100경기 이상 뛴 선수가 7명이나 된, 경험이 풍부한 팀이었다. 이에 비해 한국은 A매치 출전이 가장 많은 권하늘이 프랑스전이 98번째였을 정도로 경험부터 밀렸다.

게다가 한국은 브라질과 스페인 등 강한 체력과 몸싸움을 바탕으로 한 팀들에 대해서만 준비했을 뿐 프랑스처럼 빠른 패스에 이은 측면 돌파가 활발한 유형에 대한 대비책이 없었다.

그 차이는 전반에 너무나 쉽게 났다. 전반 4분과 8분에 양 측면 뚫리면서 두 골을 내줬다.

첫 골은 한국의 오른쪽이 열린 결과였다. 아빌의 빠른 돌파에 오른쪽이 뚫렸고 라우르 불로의 패스에 이은 마리-라우르 델리의 슛으로 골문을 열어주고 말았다.

한국은 첫 골을 내준 뒤 곧바로 만회골 사냥에 들어갔다. 전반 7분 김수연의 프리킥 기회에서 강유미가 오른쪽으로 빠져 들어가며 크로스를 올렸고 전가을이 이를 헤딩슛으로 연결시키려고 할 때 골키퍼 사라 부아디에게 먼저 잡히면서 아쉽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러나 불과 1분 만에 이번에는 왼쪽이 뚫렸다. 토미와 르 소메가 서로 이대일 패스를 주고 받으며 순식간에 공간을 허용했고 결국 토미를 놓치면서 두 번째 골을 내주고 말았다.

조직력이 채 갖춰지기도 전인 10분 안에 두 골을 내준 한국은 크게 동요하지 않고 프랑스를 공략하려고 했지만 허벅지 부상으로 선발로 나서지 못한 지소연의 공백이 커보였다. 선발 원톱 박은선의 뒤를 지원한 이금민이 열심히 뛰었지만 지소연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지 못했다. 압박 수비를 펼치려고 했지만 르 소메 등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프랑스를 제대로 따라잡지 못했다. 전반을 두 골로 막아낸 것은 그나마 선전이었다.

전반 중반 골키퍼 김정미가 박은선과 충돌하면서 왼쪽 광대 부위가 부어오르는 부상 투혼까지 발휘하며 선전을 펼친 한국이었지만 후반 3분 만에 델리에게 추가골을 내주고 말았다. 르 소메에게 오른쪽 돌파를 허용한 뒤 델리에게 속수무책으로 골문을 열어주고 말았다. 르 소메에게 3명의 수비가 달라붙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한국은 세 번째 골을 내준 뒤에도 후회없이 싸웠지만 실력차는 너무나 컸다. 후반 30분 유영아의 시원한 슛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는 등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지만 끝내 만회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허벅지 부상 때문에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던 지소연도 끝내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한채 자신의 첫 월드컵을 마감해야만 했다.

12년 만에 나선 한국의 두 번째 월드컵은 16강에서 끝났지만 프랑스전은 큰 공부가 됐고 4년 뒤를 다시 기약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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