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상은 통신원] 뉴욕은 다양한 먹거리로 유명하다. 그중 푸드TV를 통해 잘 알려진 푸드트럭들은 미국 전역을 비롯해 뉴욕에서 다양한 모습을 자랑한다.
특히 뉴욕에는 10대 이상의 한국음식 관련 푸드트럭이 길거리를 씽씽 달리며 뉴요커를 사로잡고 있다. 그중 ‘코릴라(Korilla BBQ)’는 푸드TV에서 미국 전역의 푸드트럭을 대상으로 한 대회 ‘The Great Food Truck Race’에서 3년 전 최종 10위 안에 오르면서 뉴욕의 대표 트럭으로 이름을 날렸다.
이렇듯 푸드트럭은 일반 음식점보다 더 맛있는 맛집 중 하나로 손꼽히고, 그 메뉴도 다양해져 컵케이크 전문, 와플 전문, 프레페 전문 푸드트럭 등 없는 종류가 없을 정도다. 이제 익숙한 풍경으로 자리잡은 푸드 트럭 사이에서 새롭게 등장한 게 바로 ‘패션 트럭’이다. 뉴욕보다 거리가 비교적 더 넓은 LA에서 활발하게 시작된 패션 트럭은 이제 뉴욕에서 새로운 패션 비즈니스로 주목받고 있다.
스텔라 맥카트니, 알렉산더 왕, 다이안 본 퍼스틴버그 등 뉴욕의 하이엔드 고급 디자이너 부티크들이 몰려있는 맨해튼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의 한 모퉁이에는 귀여운 노란색 트럭에서 다양한 여름용 신발들을 판매한다. '솔루도스(Soludos)'라는 이 브랜드는 이미 미국 동서부에 오프닝 세레머니를 비롯해 잘 나가는 매장에 모두 입점돼 있으며, 할리우드 배우들이 신기 시작하면서 '대박'난 브랜드이지만 뉴욕 내에서는 이 트럭이 유일한 자체 매장이다.
웨스트빌리지에도 '노마드(Nomad)'라는 트럭이 눈길을 끌고 있다. 브루클린과 맨해튼을 오가며 젊은이들을 찾아가는 이 트럭의 주인은 영화학을 전공한 인물인데, 미국 서부에서 유행하는 패션 트럭문화를 보고는 패션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500달러를 종잣돈 삼아 이 트럭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직접 트레이드 쇼에 가서 저렴하고 트렌디한 물건들을 구매해 고객들이 있는 뉴욕의 동네 곳곳을 찾아간다.
'이동하는 패션숍'은 뉴욕처럼 비싼 임대료를 피할 수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외 자신의 가게를 오픈하고 부담스러울 수 있는 투자를 하기에 앞서 고객의 반응을 가장 빨리 현장에서 1대 1로 경험할 수 있는 점, 고객이 모여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는 기동성 및 현장성이 장점이다. 바쁜 뉴요커들과 천정부지의 비싼 임대료, 동네마다 각종 가게들이 몰려 경쟁이 심화되는 악조건에서 유독 이런 트럭들은 소규모 자영업자에게 매력적인 아이템이자 소비자 입장에서도 눈에 띄는 차별화된 매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트렌드는 패션 트럭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요즘은 프레시(Fresh) 대형 업체에서도 팝업 형식으로 프로모션차 트럭을 사용해 산책하는 강아지 전용 아이스크림 트럭, 네일 트럭, 유기농 화장품 트럭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뉴욕은 많은 패션계 유명인사들이 과거 소호에서 자판기 가게를 런칭하고 작은 지하방에서 쇼룸을 운영하고, 주말 벼룩시장에서 작은 매장을 오픈해 성공의 발판을 마련한 경우가 꽤 있다. 물론 지금은 그 시절과 다르겠지만 트럭문화를 바라보며 뉴욕은 그런 열정과 반짝이는 아이디어, 꿈을 사랑하고 지원하는 도시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