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잃어버린 10년' 브라질축구, 치유되지 않는 장기불황
상태바
'잃어버린 10년' 브라질축구, 치유되지 않는 장기불황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6.28 12: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3년 6월 22위까지 추락…브라질 월드컵 굴욕 이어 코파 아메리카 두 대회 연속 4강행 실패 수모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삼바축구의 굴욕이다. 한때 세계축구계를 주름잡았던 브라질의 '장기불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잃어버린 10년'이 될 판이다.

브라질 축구가 다시 한번 치욕을 맛봤다. 브라질은 28일(한국시간) 칠레 콘셉시온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코파 아메리카 8강전에서 파라과이와 전후반 90분 동안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에서 열렸던 2011년 대회에 이어 코파 아메리카에서 두 대회 연속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1916년부터 시작한 코파 아메리카(1967년까지 남아메리카 선수권, 1975년부터 코파 아메리카로 개칭)에서 브라질이 두 대회 연속 4강에 오르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브라질이 4강에 오르지 못한 것은 1987, 1993, 2001, 2011년에 이어 통산 다섯 번째다.

이와 함께 브라질은 2017년 러시아에서 벌어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브라질은 1997년부터 2013년 대회까지 꾸준히 출전해왔지만 8회 연속 진출이 무산됐다.

◆ 월드컵 3연속 굴욕, 지난해 홈팬 앞에서 대망신

브라질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우승 이후 각종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2005년부터 2013년까지 3회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2004, 2007년에 2회 연속 정상에 오르긴 했지만 FIFA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는 삼바 축구의 위용을 잃었다.

월드컵에서는 2006년 독일대회 이후 굴욕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독일대회에 이어 2010년 남아공대회까지 모두 4강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 자국에서 열렸던 대회에서는 4강에 오르긴 했지만 독일과 4강전에서 1-7이라는 굴욕적인 패배를 당한 뒤 3~4위전에서도 네덜란드에 0-3으로 완패, 앞선 대회보다 더욱 처절한 실패를 맛봤다. 브라질은 지난해 월드컵을 통해 삼바축구의 화려한 재기와 부활의 나래를 꿈꿨지만 더욱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올림픽도 마찬가지.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는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 밀려 본선에 오르지도 못했고 2008년과 2012년에는 금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동메달을 땄던 2008년 대회에서는 4강전에서 라이벌 아르헨티나에 0-3으로 완패했고 2012년 대회에서는 결승까지 올랐지만 생각하지도 못했던 멕시코에 덜미를 잡혔다.

◆ 화려한 공격력 실종…갈수록 심각해지는 네이마르 의존증

지난해 월드컵에서 처절한 실패를 맛봤던 브라질은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 체제를 끝내고 둥가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맞이하며 명가 재건에 나섰다.

특히 둥가 감독은 실리축구를 표방하며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들을 대거 대표팀에 소집시켰다. 디에구 타르델리(산동 루넝)와 에베르톤 히베이루(알 아흘리), 더글라스 코스타(샤흐타르 도네츠크) 등이 바로 그 멤버들이었다. 이들을 적극 기용하면서 그동안 나태했던 선수들에게 경쟁심을 부추기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이들의 실력은 기존 멤버들에 비해 크게 떨어져 대표팀 전력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번 대회 역시 네이마르가 빠지면 브라질의 전력이 얼마나 급격하게 떨어지는지만 확인했을 뿐이다.

설상가상으로 브라질은 이번 대회에서 3골 이상을 넣은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 8강전까지 4경기를 치르면서 단 5골에 그쳤다. 비록 네이마르가 중간에 징계로 빠졌다고는 하지만 심각한 '골맥경화'가 아닐 수 없다. 브라질이 올해 들어 3골을 넣었던 경기는 지난 3월 프랑스와 원정 평가전에서 3-1로 이긴 것 외엔 없다. 화끈하고 화려한 공격력을 자랑하던 삼바축구의 위용은 사라졌다.

브라질은 지난 2013년 6월 한때 FIFA 랭킹이 22위까지 추락하는 수모를 맛봤다. 이후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 등으로 다시 10위권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좀처럼 1위 자리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은 남아공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이 FIFA 랭킹 1위에 오른 이후 벌써 5년째 1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삼바축구가 그동안 너무나 화려했기에 지금의 모습이 더욱 초라해보인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