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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훈, '바다의 정우성'에서 '뮤지컬 샛별'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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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훈, '바다의 정우성'에서 '뮤지컬 샛별'로 [인터뷰]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7.01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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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최대성기자] 배두훈(29)이 국내 초연 록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8월23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가 블루칩 면모를 톡톡히 과시하고 있다.

미국의 보수적인 가톨릭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남자주인공 피터와 제이슨의 금지된 사랑, 주변 청소년들의 우정과 질투를 담은 라이선스 공연에서 배두훈은 미모의 여학생 아이비를 짝사랑하며 교내 ‘킹카’ 제이슨과 대결구도를 형성하는 모범생 맷을 연기하고 있다.

 

미성의 안정된 가창과 섬세한 연기력이 신인답지 않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6월의 마지막 날, 공연이 열리고 있는 종로5가 두산아트센터에서 풋풋한 신예를 인터뷰했다.

“오디션을 치를 때 제이슨은 감히 생각지도 않았어요. 훤칠한 느낌보다 저와 흡사하게 여리고 순수한 피터에게 인간적으로 더 끌렸죠. 하지만 줄곧 소극장 공연만 하다가 중극장 무대에 처음 서는 저를 냉정하게 돌아봤을 때 조연인 맷 역할을 하는 게 적절하다고 여겼죠. 연출께서도 바르고 곧은 이미지라며 제게 맷을 맡기셨고요. 실제로도 그러냐고요?(웃음) 순진한 편이에요. 그동안 정도를 걸어오려고 노력했고요.”

맷을 파고들기 시작했을 때 신앙심이 독실하고 공부를 잘 하는 모범생이나 찌질한 면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이재준 연출과 대화를 나누며 “‘제이슨의 라이벌이니까 제이슨 못지 않게 매력적인 캐릭터로 가자”고 합의를 봤다.

 

“두 주인공 외의 인물들에 대한 설명과 노래가 부족해 여백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지 고민이 많았으나 하루하루 무대에 서면서 보완해가고 있어요. 송스루 뮤지컬이다 보니 조금만 호흡이 흐트러져도 대사를 급하게 치는 등 문제가 발생하기에 요즘엔 상대 배우와의 호흡에 주력하고 있고요.”

‘베어 더 뮤지컬’에는 정원영 윤소호 서경수 전성우 성두섭 등 대학로의 ‘핫’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배두훈은 형과 동생들 사이의 허리 역할을 한다. 서경수 외엔 모두 처음으로 공연하게 됐는데 젊음의 활기 덕분에 급속도로 친해졌다.

지난 2013년 말 데뷔해 화제작 ‘블랙 메리 포핀스’ ‘풍월주’ ‘비스티 보이즈’ ‘마이 버킷 리스트’에서 연이어 주인공을 맡았다. 불과 1년6개월 만에 다섯 작품을 소화하고 있으니 왕성한 활동력이다.

“이상하게 작품을 강렬하게 원하면 오디션에 합격하고, 급하게 시도하면 떨어지고 그랬어요. ‘베어 더 뮤지컬’은 록 뮤지컬이라 강한 사운드의 곡들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상당히 다양하고 멜로디도 좋아요. 엄청난 감동이나 아주 진한 감정이 있는 작품은 아니나 보고 났을 때 가슴이 먹먹해지는 작품이에요. 곱씹어보면 아픈 이야기죠.”

 

‘풍월주’에 이어 ‘베어 더 뮤지컬’까지 성 소수자 소재 작품에 출연하면서 의식의 변화가 이뤄진 점은 소중한 성과다.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구나’로 출발한 생각은 그들의 이야기가 특별한 사랑이 아니라 똑같은 사랑이라는 결론으로 다다랐다.

배두훈이 대중에게 각인된 건 2013년 Mnet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 오브 코리아’에 출연하면서부터다. 해군 홍보단에 복무 중이던 그는 당시 배우 정우성을 연상케 하는 외모로 달달한 발라드를 부르며 ‘바다의 정우성’이란 닉네임으로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군 제대 직전 뮤지컬 권유를 받아서 지금까지 이 길을 걸어오고 있다.

인디 신에서는 7인조 록밴드 억스의 보컬로 인지도를 쌓았다. 2011년 객원 보컬로 합류했다가 정식 멤버를 거쳐 지금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랑가’ ‘남원 가는 길’ ‘꿈이로다’ 등을 발표한 억스는 조만간 새 싱글을 낼 계획이다.

“워낙 노래하는 걸 좋아해서 장르를 가리진 않아요. 록음악은 자유로움이 있어서 좋고, 개인 음반을 낸다면 기타나 피아노 반주 하나로 이뤄지는 따뜻하고 소박한 노래를 담아내고 싶고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클래식 창법을 요구하는 대극장 뮤지컬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궁극적인 목표는 좋은 배우들과 공연하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거예요.”

 

연극배우를 소망하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입학, 현재까지 학교에 적을 두고 있는 배두훈은 타임슬립 창작뮤지컬 ‘명동 로망스’에 합류할 꿈에 부풀어 있다. 군 제대 후 복학했을 때 학교 공연으로 출연했던 이 작품은 1955년 명동 로망스로 날아간 꿈 없는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는 과거에서 유명 예술가를 만나게 된 뒤, 현실과 타협해 접었던 꿈을 되찾는 미대생 선호 역을 맡았었다. ‘명동 로망스’는 지난해 예그린 앙코르 본선 진출작으로 선정됐고, 오는 10월 다시금 일반 관객과 만난다.

사랑에 아파하는 청춘을 연기하고 있는 배두훈은 “와 닿는 게 많았기에 또 도전해보고 싶다”고 배시시 웃었다.

■ Who’s 배두훈?

1986년 7월15일 서울 출생/ 176cm 64kg/ AB형/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4학년/ 별명: 보꼬(보이스 오브 코리아+ 꼬부기)/ 취미: 전세계 맥주 마시기, 만화·애니메이션 감상/ 특기: 프라모델 조립·분해/ 존경하는 배우: 송강호/ 좋아하는 가수: 이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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