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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의 힘! '방황...' '한공주' '아버지의 이메일' 묵직한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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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의 힘! '방황...' '한공주' '아버지의 이메일' 묵직한 울림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4.1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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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사회를 향한 녹록치 않은 메시지를 품은 한국영화 3편이 연이어 개봉하고 있다. 상업영화와 독립영화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실화의 힘에 기초한 이들 영화는 추악한 현실을 스크린에 투사하며 객석에 깊은 울림을 던진다.

일본의 인기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방황하는 칼날’(감독 이정호)은 무책임한 법과 공권력의 무능함을 전면에 드러낸다. 작가는 집필 당시 벌어진 잔혹한 콘크리트 소녀 살해사건에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방황하는 칼날

버려진 목욕탕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여중생 수진의 아버지 상현(정재영)은 무력감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상현에게 범인의 정보를 담은 익명의 문자 한 통이 도착하고 문자 속 주소대로 찾아간 그곳에서 소년들에게 성폭행을 당하며 죽어가는 딸의 동영상을 보고 낄낄거리고 있는 철용을 발견한다. 순간 이성을 잃고 우발적으로 철용을 죽인 상현은 또 다른 공범의 존재를 알게 된 후 그를 찾아 나선다.

수많은 여자 아이를 성폭행하고, 동영상을 찍어 팔고, 잔인하게 죽인 사람들이 단지 청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권력은 그들을 보호하려 든다. ‘방황하는 칼날’은 잔인한 사적 복수와 무능한 공권력을 통해 선악의 근원적 물음을 좇는다. 지난 10일 개봉돼 15일 현재 누적관객 50만2311명을 모으며 주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한공주’(감독 이수진)는 지난 2004년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모티프 삼아 만들어졌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돼 BIFF 시민평론가상과 CGV무비꼴라쥬상을 받은 이후 마라케시국제영화제 금별상, 로테르담국제영화제 타이거상, 도빌아시아영화제 심사위원상·관객상·국제비평가상, 스위스 프리부르국제영화제 대상 등을 휩쓸었다.

▲ 한공주

영화는 끔찍한 사건을 겪은 뒤 벼랑 끝에 몰린 한 소녀가 다시금 일상의 한복판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그녀를 둘러싼 기성세대, 경찰과 교사, 동년배 학생들 심지어 부모조차 타인의 고통에 얼마나 무감각한 지를 지독하게 묘사한다. 첫 장편 데뷔작을 통해 깊은 울림을 던진 이수진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과 주연을 맡은 천우희의 비범한 연기력이 화제가 되고 있다. 17일 개봉.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수상작인 다큐멘터리 영화 '아버지의 이메일'은 홍재희 감독과 지인들의 솔직한 인터뷰를 통해 한 가족이 겪었던 질곡의 세월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정든 황해도를 등지고 열다섯 나이에 남한에 도착한 아버지는 맨주먹으로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다짐하지만 사기를 당한다. 어머니와 결혼하고 나서 돈을 벌기 위해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에 다녀오지만 큰돈을 벌진 못한다. 이민을 떠나려고도 하지만 연좌제 때문에 그마저도 어려워진다. 아버지는 점점 술에 의지하고, 가족들은 점점 그와 멀어지기 시작한다.

▲ 아버지의 이메일

영화는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는 뉴스 클립과 가족 인터뷰, 전문 배우와 함께한 재연 등으로 이뤄졌다. 감독은 아버지가 죽기 전에 보낸 43통의 이메일을 토대로 그의 불행했던 인생과 엄혹했던 시대를 전해준다. 오는 24일 개봉.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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