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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사람이 좋다' 노현희, 잃어버린 10년 '인생은 B to D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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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사람이 좋다' 노현희, 잃어버린 10년 '인생은 B to D다!'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5.08.01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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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류수근 기자] 영어 표현에 ‘인생은 B와 D사이의 C다’(Life is C between B and D)라는 말이 있다. ‘인생은 B to D다’라고도 한다. 여기서 B는 ‘Birth’, D는 ‘Death’이고 C는 ‘Choice’를 의미한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선택을 해야한다는 뜻이다.

1일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는 오랫동안 시청자들에게 잊혀졌던 탤런트 노현희(43)의 최근 모습이 공개됐다.

일상생활의 사소한 결정부터 인생의 물줄기를 좌우할 중대한 진로결정까지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선다. 그 선택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당장 최선의 선택처럼 보여도 최악의 선택이 될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길을 가든지 선택은 자신이 결정한 것인 만큼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노현희의 근황은 인생에 있어 선택의 중요성과 그 극복방법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지난 10년간의 아픈 경험을 털어놓는 노현희. [사진=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방송 캡처]

노현희는 필자가 한창 현장기자로서 방송취재를 하던 90년대 초반 주목받던 신인 탤런트였다. 밝고 수수하고 건강한 이미지였다. 특히 일요일 아침에 방송되던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에서 보여준 시골처녀의 이미지는 농촌 총각들에게 로망을 제공할 만큼 인기가 높았다. 그후 노현희는 여러 작품에서 열심히 연기하는 듯했지만 어느 때부턴가 브라운관에서 자주 볼 수 없게 됐다.

노현희는 이날 '사람이 좋다 달려라 현희' 편에서 지난 ‘10년’의 아픔을 담담하게 전했다.

술집 아가씨 등 자신도 모르게 굳어진 강한 이미지에서 벗을 방법은 없을까? 노현희는 그때 이런 고민을 하며 인생의 기로에 섰고 중요한 선택을 했다. ‘이미지 한 번 제대로 바꿔보자. 나도 주인공으로, 청순가련형으로 한번 새롭게 거듭나 보자“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성형을 선택했다.

자신이 만든 극단과 연기 열정을 밝히는 노현희. [사진=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방송 캡처]

하지만 그 선택의 결과는 상상이상으로 혹독했다. 기존의 건강하고 밝은 이미지를 잃어버린 얼굴을 점차 찾지 않게 됐고 시청자들은 그를 잊어 갔다.

“그때로 돌아가면 다시는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노현희가 내뱉는 회한의 말이다.

당시 얼마나 심적인 고통이 컸을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이 과정에서 그녀에게 유일한 벗은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항상 딸과 티격태격하면서도 운전기사가 되고 충고자가 되고 위로자가 됐다.

공연을 마친 뒤 단원들과 함께 한 노현희. [사진=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방송 캡처]

성형과 이혼이라는 꼬리표와 정신적 충격에서 그녀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연기에 대한 식지않는 열정’이었다.

“얘는 연기하지 않으면 못살아요.” 노현희 어머니의 한마디는 그녀의 연기 열정을 대변해 준다.

노현희는 방송 출연 요청이 뚝 끊긴 뒤 방송기회를 잡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비로소 알게 됐다. 연기자를 꿈꾸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 기회는 바늘구멍처럼 좁다. 자신의 연기 꿈도 이루고 미래의 연기자에게 길도 열어줄 수 있는 기회를 찾았다.

노현희는 2년전 작은 극단을 만들고 대표가 됐다. 연습실도 사무실도 없이 지하주차장에서 시작한 극단이었다. 한겨울 추위도 온몸으로 고스란히 버텨야 한다. 여기저기 공연을 쫓아다니며 조금씩 번 돈으로 극단을 운영한다. 돈이 모아지면 연극을 무대에 올린다. 소품과 세트도 직접 만든다. 100원이라도 아끼기 위해 김밥과 컵라면으로 식사를 때운다.

힘겹게 무대에 올린 자전적인 공연의 관객은 50여 명, 좁은 공간이었지만 관객들과 하나가 됐다. 노현희와 단원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노현희와 단원들에게는 꿈과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언젠가는 버젓이 연습실과 사무실을 갖추고 큰 무대에서 공연할 그날을 향해 달리고 있다. 1차적으로 세운 목표는 ‘3년’이었다.

트로트 가수 데뷔 무대에 선 노현희. [사진=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방송 캡처]

노현희는 요즘 트로트 가수로도 데뷔했다. 예전부터 노래를 좋아했고 자주 불렀지만, 우선 가수로서 버는 돈은 극단을 위해 투자할 참이다.

노현희는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고 싶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그 바람이 인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배우가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가 견뎌야 하는 것이다. 아직도 잘 견뎌야 한다. ”

인생에 있어 선택의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 그 선택이 잘못된 것을 알았을 때 그가 해야할 일은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길로 돌아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꿈을 가꿔가는 일이다.

이번 ‘휴먼다큐-사람이 좋다’ '달려라 노현희' 편은 인생에 있어 선택의 중요성과,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잘 보여줬다. 건강한 웃음을 되찾은 노현희를 곧 방송 드라마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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