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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복귀 신고', 위암 꺾은 정현석이 첫 타석부터 지킨 약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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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복귀 신고', 위암 꺾은 정현석이 첫 타석부터 지킨 약속은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8.05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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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암으로 고생하는 모든 분께 용기 드리고파"

[문학=스포츠Q 민기홍 기자] 5일 한화와 SK간의 시즌 14차전이 열린 인천 SK행복드림구장. 한화가 1-7로 뒤진 7회초, 팬들이 웅성거렸다. 긴장감이 없는 일방적인 흐름, 왜 갑자기 스탠드가 달아오른 것일까.

‘인간승리 아이콘’ 정현석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한화팬들은 그의 이름 석자를 연호하며 복귀를 반겼다. 위암을 이겨낸 선수를 향한 존경과 애정의 뜻을 담아 목소리를 한껏 높였다. 소속팀 선수는 아니지만 SK 구단은 전광판을 통해 “정현석 선수의 복귀를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1루에 자리한 SK팬들도 붉은 막대풍선을 두들기며 정현석의 컴백을 반겼다.

▲ [문학=스포츠Q 최대성 기자] 위암을 이겨낸 정현석이 5일 인천 SK전을 통해 1군에 복귀했다.

정현석은 5일 이천에서 인천으로 올라왔다. 햄스트링이 좋지 않은 이성열을 대신할 외야 자원으로 김성근 감독의 부름을 받은 것. 지난해 12월 위암 수술을 받은 이후 8개월 만의 1군 복귀였다. 지난달 31일 퓨처스리그 서산 KIA전에서는 홈런을 때려내며 방망이를 예열했다.

경기 전 취재진에 둘러싸인 정현석은 “7월에 (1군에) 올라오려 했는데 복귀가 생각보다 늦었다”고 활짝 웃으며 “재활군과 2군에서 코치님들이 저만을 위한 별도 프로그램을 짜 주시는 등 주변의 도움에 힘입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나타냈다.

정현석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한화로 적을 옮긴 배영수의 보상선수로 삼성으로 이적했다. 그런데 12월 위암 초기 진단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며 원소속 구단에 남았다. 의리를 중시하는 한화는 현금 5000만 원을 들여 정현석을 재영입했다. 동료들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주장 김태균의 제안에 따라 모자에 정현석의 별명인 '뭉치'를 새기는 우정을 발휘했다.

▲ [문학=스포츠Q 최대성 기자] 정현석이 복귀 첫 타석 켈리의 초구를 때려 우전안타를 뽑아내고 있다.

정현석은 팬들과 동료들과 투병중인 이들에게 감동의 메시지를 날렸다. 상대 투수 메릴 켈리의 초구 바깥쪽 패스트볼 밀어쳐 우전안타를 때려낸 것. “암으로 고생하는 모든 분께 용기를 드리고 싶다"며 "그런 분들이 도전할 수 있는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던 그는 복귀 첫 타석부터 약속을 지켰다.

승부가 기운 9회초 2-7로 뒤진 가운데 맞이한 두 번째 타석에서는 바뀐 투수 전유수를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 3루 주자 송주호를 불러들이는 타점까지 기록했다. 투혼을 발휘한 정현석의 활약에 한화는 시즌 첫 5연패의 충격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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