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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전날 합의판정 신청하지 않은 이유? 야구 전체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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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전날 합의판정 신청하지 않은 이유? 야구 전체를 생각했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8.07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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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시간에 여러가지 생각 맴돈 건 사실"

[포항=스포츠Q 이세영 기자] “본인은 아쉬워했겠지만 야구 전체를 생각했기 때문에 합의판정을 신청하지 않았다.”

류중일 삼성 감독이 전날 6회 구자욱의 땅볼 타구 때 합의판정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경기 흐름 상 신청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류 감독은 7일 포항구장에서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합의판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전날까지 구자욱은 23경기 연속 안타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1군 첫해 기록을 넘어 한국 최고기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기에 의욕이 넘쳤다. 하지만 이것이 독이 됐을까. 구자욱은 5회 네 번째 타석까지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 류중일 삼성 감독이 전날 6회 구자욱 타석 때 합의판정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그리고 맞이한 6회 다섯 번째 타석. 1사에 주자가 2루에 나가있었다. 여기서 구자욱이 3루 땅볼 타구를 쳤다. 공과 주자가 거의 동시에 도달했지만 결과는 아웃. 구자욱은 아쉬움을 삼키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애매한 상황이었지만 류중일 감독은 합의판정을 신청하지 않았다. 요청할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삼성은 SK에 12-5로 크게 앞서고 있었다. 구자욱이 아웃되는 순간,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지만 합의판정을 신청하지 않는 걸로 결론을 내린 류 감독이다.

류중일 감독은 “물론 구자욱 입장에서 아쉬울 수 있었지만 야구 전체를 보고 내린 결정이었다”며 “구자욱 본인도 하체가 떠 있는 등 타격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차라리 기록에 대한 부담감을 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기록에 연연하다보면 좋았던 감각도 무너질 수 있다고 본 류 감독이다.

류중일 감독은 “짧은 시간에 여러 가지 생각이 맴돈 건 사실”이라며 “7점차가 아니라 5점차였으면 (합의판정을) 생각해 볼 수도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선수의 기록도 중요하지만 경기 흐름과 팀 전체를 생각했을 때 그냥 넘어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 류 감독이다. 구자욱 역시 연속경기 안타 행진이 멈춘 것에 그리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이효봉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에 따르면 구자욱은 8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김한수 타격코치에게 “이번에는 타격 밸런스가 괜찮지 않았어요?”라고 웃어보였다. 당장의 안타보다 자신의 타격감이 돌아온 것에 기쁨을 표현한 구자욱이다. 보통 멘탈이 아닌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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