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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감독 잔혹사, 누가 '독이 든 성배'를 마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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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감독 잔혹사, 누가 '독이 든 성배'를 마셨나?
  • 강두원 기자
  • 승인 2014.02.06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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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14경기 남긴 현재 7팀이 감독 교체

[스포츠Q 강두원 기자] 축구에서 감독 자리는 항상 압박감에 시달리고 가시방석에 앉은 것 마냥 불안감에 싸여있는 자리다.

하물며 매 경기 홈팬들이 가득 들어차는 프리미어리그 구단의 사령탑들은 어떻겠는가? 어느 리그보다 극성맞은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고단함의 연속이다.

하지만 팬들의 만족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바로 자신의 명패를 치워야하며 잘하면 신처럼 추앙받지만 못하면 갖은 비난에 시달리는 혹독한 자리가 감독이다.

5일(한국시간) 지난 시즌 스완지시티를 이끌고 캐피털원컵 우승을 차지했던 미카엘 라우드럽(50) 감독이 성적 부진의 이유로 구단 수뇌부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았다.

그는 지난 시즌 현 리버풀 감독 브랜단 로저스의 후임으로 스완지시티에 부임해 미추와 기성용을 중심으로 리그 9위라는 성적과 함께 강호들을 연달아 격파하며 구단 역사상 최초로 캐피털원컵 우승을 달성하는 등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이번 시즌 그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자 구단 수뇌부는 두말 않고 그를 해임했다.

스완지시티를 포함해 이번 시즌 중간 감독을 갈아치운 프리미어리그 구단은 총 7개. 20개 팀 중 35%가 선장을 교체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 '제 버릇 개 못준다' 파올로 디카니오 전 선덜랜드 감독

괴팍한 성질에 선수시절 나치식 인사 세리머니로 구설수에 올랐던 디카니오 감독은 지난해 4월 선덜랜드에 취임해 첫 경기부터 지역 라이벌 뉴캐슬을 꺾는 등 그답지 않게(?)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요상한 성질을 이기지 못한채 선수들에게 맹비난을 퍼붓고 심지어 홈팬들과도 언쟁을 벌이는 등 구단 수뇌부의 신경을 건드리는 일을 일삼더니 이번 시즌 초반 최하위로 추락하는 최악의 성적으로 가장 먼저 경질되는 굴욕을 맞았다.

▲ 성적 부진을 통감하며 팀의 발전을 위해 스스로 물러난 '대인배' 이안 홀로웨이 전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 [사진=크리스탈 팰리스 홈페이지 캡처]

◆ '나는 홀로 가련다' 이안 홀로웨이 전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

이안 홀로웨이 감독이 감독직을 내려놓은 이유는 팀의 발전을 위해서였다. 그는 지난 시즌 크리스탈 팰리스를 챔피언십 5위에 올려놓으면서 플레이오프를 통해 팀을 프리미어리그로 승격시키는 등 팬들의 신임이 두터웠다.

하지만 얇은 스쿼드와 경기력 저하로 팀이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에 처지자 응원해준 팬들에게 죄책감을 느꼈는지 "크리스탈 팰리스는 추진력이 필요하다. 나는 매우 지쳤기 때문에 팀을 이끌어갈 힘이 없다. 더 좋은 감독이 새로 부임해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크리스탈 팰리스의 명성이 이어나갈 것이다"라고 밝히면서 스스로 물러날 것임을 알렸다.

팬들도, 구단도 그의 사임을 말렸으나 그는 성원을 잃지 말아달라는 말로 팬들에게 이별을 고하며 이름처럼 홀로 떠났다.

◆ '여긴 내가 있을 곳이 아닌가 보오' A.빌라스 보아스 전 토트넘 감독

2010-2011 시즌 포르투에서 트레블(리그,포르투갈컵, UEFA 유로파리그)을 달성하며 34세의 젊은 나이에 빅클럽 첼시의 사령탑에 취임하면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빌라스 보아스 감독은 2012년 3월 성적부진으로 첼시에서 물러난 이후 4개월만에 다시 토트넘 감독에 부임하면서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했다.

지난 시즌은 가레스 베일(현 레알마드리드)의 폭발적인 활약과 함께 토트넘을 리그 5위에 올려 놓으면서 첼시에서의 수모를 만회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베일의 이적과 거액을 들여 영입한 로베르토 솔다도, 크리스티안 에릭센, 에릭 라멜라 등이 적응에 실패하며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해 최대 라이벌 아스널에게 패하고 리버풀과 맨시티에게 각각 0-5, 1-5로 패하면서 더 이상 토트넘 감독직을 유지할 수 없었다.

맨시티에게 당한 대패 이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는 등 언론과의 관계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은 미미한 상황이다.

◆ '뭐 저런 구단주가 다 있지?' 말키 맥케이 전 카디프시티 감독

맥케이 감독은 카디프시티 감독 시절 빈센트 탄 구단주 때문에 골치 깨나 아팠을 것이다.

탄 구단주는 맥케이 감독에게 "벤틀리와 같은 선수를 영입하라", "아시아에서는 빨간색이 행운을 불러오는 색이니까 유니폼을 빨간색으로 바꾸겠다", "에티엔 벨리코냐를 선발명단에 포함시켜라" 등등 구단에 모든 부분에 관여하려 들면서 맥케이 감독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그는 맥케이 감독의 오른팔이었던 이언 무디 스카우트 팀장을 내치고 자신의 아들 친구로 대신하는 등 기형적인 행보를 이어 나갔다.

이미 벌어질대로 벌어진 둘 사이는 카디프시티가 지난해 12월 성적이 1승1무4패로 암담한 성적이 이어지자 탄 구단주는 기다렸다는 듯이 맥케이 감독의 옷을 벗겼다.

맥케이 감독은 괴상한 구단주에게서 벗어나서 마음을 놓았지만 탄 구단주는 새로 부임한 올레 군나 숄사르 감독에게 "숫자 8은 아시아에서 행운의 숫자다. 생일에 8이 들어간 선수를 영입하라"는 그다운 요구를 지속해 나갔다.

그 밖에 웨스트브롬위치의 스티브 클락 전 감독, 풀럼의 마틴 욜 전 감독이 성적부진의 이유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kdw09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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