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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가요제' 윤상 아니었다면 정준하 랩 있었을까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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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가요제' 윤상 아니었다면 정준하 랩 있었을까 (뷰포인트)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8.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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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 정준하 열정 살려낸 현명한 프로듀서

[스포츠Q 오소영 기자] 자신의 주인공을 빛나게 하는 것. '상주나'의 '마이 라이프(My Life)'는 정준하 못지않게 프로듀서 윤상의 역량이 돋보인 무대였다.

'무한도전'의 '2015 영동고속도로 가요제'가 올해에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지난 22일 본 방송 이후, 가요제 출품곡들은 각종 음원차트의 10위권에 들어 있다. 그 규모와 화제성이 높아진 만큼 음원 성적 또한 가요시장을 지배해, 서툴지만 스스로의 노래를 써 보는 것이 목표였던 2007년 '무한도전 강변북로가요제'와는 비교 불가하다.

그중 윤상과 정준하는 '무한도전 가요제'의 초기 기획의도와 가장 잘 맞아떨어진 팀이었다. 정준하의 '마이 라이프' 랩 가사는 이를 단적으로 나타내준다. "내일 모레 반백년 내 나이 마흔다섯, 반전의 모습 도전하는 나를 봐. 힙합, 래핑, 팝핀, 댄싱". 정준하는 가요제를 시작하며 희망했던 힙합 무대를 결국 해 냈고, 여기에는 파트너 윤상의 몫이 컸다.

▲ 7월18일 MBC '무한도전' [사진=방송 캡처]

멤버들은 '무한도전 가요제'를 준비하며 파트너와 수 차례 대립했다. 박명수와 아이유는 어쿠스틱과 EDM(전자 댄스음악)을 놓고 성향 차로 갈등했고, 정형돈은 혁오의 곡에 퇴짜를 놨다가 결국 혁오가 다음 앨범에 쓰려던 곡을 내놓자 이를 택했다.

이중 윤상과 정준하는 '갈등'이라고 볼 만한 장면이 없어 화기애애했던 팀으로 보일 수 있었지만, 결코 의견이 잘 맞는 경우는 아니었다. 사실 더 심한 의견 차, 갈등이 있었을 법하다.

가요제 시작 전부터 정준하가 관심을 보였던 장르는 '힙합'이었다. 금목걸이를 걸고 스냅백을 눌러 쓴 정준하는 스타일링으로는 힙합을 쫓았지만, 스스로도 "힙합의 '힙'자도 모른다"고 털어놓은 만큼 장르에 대한 이해나 랩 실력에 대해서는 평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윤상은 정준하와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을 조율하려 했지만 정준하는 힙합에 대한 뜻을 꺾지 않았다. 

▲ 8월 22일 MBC '무한도전' [사진=방송 캡처]

실제 '무한도전' 정준하의 랩에 대해서는 시청자의 혹평도 쏟아졌던 바, 윤상 역시 비슷한 입장을 보였을 수 있다. 그러나 윤상은 파트너의 바람을 쉽게 꺾지 않았고, 갈등 대신 최대한 존중할 줄 아는 프로듀서였다. 윤상은 "그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정준하의 말을 외면하지 않고, 당장의 실력 대신 열정을 보는 것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윤상은 정준하가 원했던 모든 것을 이뤄냈다. 중독성 강한 '인사말 랩'과 팝핀댄스에 관객은 환호했고, 윤상의 EDM 라이브 연주와 씨스타 효린의 보컬로 꽉 찬 무대를 구성했다. "무한도전했다는 얘기를 듣는 것이 큰 바람이다"던 정준하의 말처럼 그의 무대는 아름다운 도전으로 평가받았다. 칭찬과 격려를 잃지 않은 '윤상 선생님'과 스스로의 노력으로, 정준하의 소망은 '고집' 아닌 '열정'의 무대로 완성됐다. 

'무한도전 가요제' 당일에도 윤상의 태도는 눈에 띄었다. 그는 긴장한 정준하를 다독였고, 쉽지 않았을 작업과정을 언급하면서도 이 또한 파트너의 공으로 돌렸다. "장르가 여러 가지라서 섞기가 애매했지만 준하와 함께여서 녹여낼 수 있었다." 윤상은 마지막까지 훌륭한 프로듀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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